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06년 2월 의료기관별 상기도감염의 항생제 처방률을 공개한 후 일선 의료현장의 항생제 처방률이 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기도감염은 코, 인두, 후두, 기관지 등 상기도의 감염성 염증이 나타나는 것으로 급성 비염·인후염·중이염·기관지염을 포함한다. 흔히 감기로 불린다.
윤재문·신동욱·조비룡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가입자 116만2354명을 대상으로 2003년 1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상기도감염 진료내역 1167만 건을 분석한 결과, 처방률 공개 전 전체 의료기관 항생제 처방률이 58.8%, 공개 후 53%로 약 6% 감소했다고 17일 밝혔다. 1차 의료기관은 58.9%에서 53.3%, 2차 의료기관은 54.6%에서 46.6%, 3차 의료기관은 56.2%에서 49.7%로 낮아진 것으로 추산됐다.
합병증이 없는 상기도감염에는 항생제 처방이 필요하지 않다. 오히려 항생제의 내성만 키워 전세계적으로 처방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이 효과를 거두지 못해 아직도 적잖은 비용이 소모되고 있다.
윤재문 교수는 “항생제 처방률 공개는 환자에게 적정진료를 하는 의료기관을 선택할 기회를 준다”며 ”의료인들이 평판을 관리하기 위해 진료 형태를 바꾼 게 항생제 사용을 줄인 원인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신동욱 교수는 “이번 연구는 국민건강보험자료 등 빅데이터를 활용해 1차 의료의 질 관리 정책의 긍정적 효과를 보여준 좋은 사례”라며 “이런 정책이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평가지표가 임상현장을 반영하도록 임상전문가와 적극적인 파트너십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국제 저명 학술지인 ‘미국의사협회저널 내과학회지(JAMA internal medicine)’ 12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