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절정에 이르면서 잦은 물놀이 등으로 ‘눈병’을 호소하는 어린이·청소년이 적잖다. 질병관리본부가 2014년 ‘안과감염병 표본감시체계’를 분석한 결과 폭염이 시작되면서 유행성 눈병 환자수가 증가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3일 밝혔다.
7월 20~26일(30주) 이 기간에 유행성각결막염 환자수는 1000명당 19.2명으로 29주에 보고된 17.9명보다 많았다. 눈병 환자는 5주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급성출혈성결막염 환자수는 1000명당 2.4명으로 29주째엔 1.2명으로 기록됐다.
환자는 대부분 유아·청소년이다. 전체 환자 중 0~19세 연령이 유행성각결막염의 36.4%, 급성출혈성결막염의 49.2%를 차지했다. 이번 결과로 미뤄봤을 때 집단생활을 하는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에서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유행성 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감염된 사람의 눈 분비물 또는 오염된 물건 등과 직접적인 접촉으로 감염된다. 유행성결막염은 아데노바이러스에 의해, 급성출혈성결막염은 피코르나바이러스(Picornaviruses) 속 엔테로바이러스(enterovirus) 70형 등에 의해 유발된다. 보통 여름 휴가철 물놀이 후 많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유행성각결막염은 보통 늦여름·초가을에, 급성출혈성결막염은 약 5~10년 주기로 유행하며 비슷한 기간에 호발한다.
이들 눈병에 노출되면 눈이 충혈되고 아프며, 눈물이 나고, 귓바퀴 앞 림프절에 종창이 나타나거나, 부종이 생기며, 결막하 출혈이 나타난다. 특히 급성출혈성결막염은 70~90%에서 결막출혈이 발생한다.
유행성각결막염은 3~4주 지속되며 발병 2주 정도까지 전염력을 가진다. 급성출혈성결막염은 증상 발현 후 적어도 4일간 전염력이 있다.
유행성각결막염은 방치하면 각막상피결손으로 2차감염이 생겨 시력이 손상되기도 한다. 급성출혈성결막염에 노출되면 드물지만 결막염을 앓은 수주 후에 사지마비 또는 뇌신경마비가 일어날 우려가 있다.
바이러스에 대한 특별한 치료는 하지 않지만 필요시 염증을 억제하기 위해 안약을 처방한다. 보통 세균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항균제 안약이 활용된다.
특히 학교, 유치원, 어린이집 등 단체 생활시설과 수영장에서는 유행성 눈병 감염 가능성이 높고, 전파가 빠르기 때문에 개인위생 수칙 준수와 이상 증상 시 조기에 반드시 진료를 받도록 당부하였다.
가장 효과적인 눈병 예방법은 물놀이 후에는 손을 자주 씻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서는 눈을 비비거나 만지지 않는 것이며, 눈병 바이러스는 올바른 손씻기만으로도 대부분 제거할 수 있어 손을 자주 씻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하였다. 또 수건이나 개인 소지품을 다른 사람과 함께 쓰지 않는 것도 도움이 된다.
눈에 부종, 충혈, 이물감 등이 느껴지면 눈을 만지지 말아야 한다. 이미 눈병에 노출됐다면 안과를 찾아 증상을 완화시키고, 세균에 의한 2차감염 및 합병증을 예방해야 한다. 환자는 전염기간인 약 2주간 놀이방·유치원·학교 등은 쉬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나 수영장은 가지 말아야 한다.
학교나 공동시설 등에서는 감염을 막도록 질병에 대해 교육하고 홍보해야 한다. 유치원·학교 등에서 함께 쓰는 공동물품 등은 차아염소산나트륨살균제(500ppm 이상의 농도)로 닦고, 가급적 끓일 수 있는 것은 끓여 소독하는 게 좋다.
한편 질병관리본부는 장티푸스, 중동호흡기증후군, 수족구병, 눈병 등 각종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 전국 시·도 및 시·군·구와 ‘전국민 손씻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