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수술의 표준치료로 자리잡은 복강경 위절제술이 개복수술에 비해 수술 후 ‘내장탈장’(internal hernia) 발생 위험성이 더 높지만, 수술 중 ‘피터슨(Petersen) 공간’을 예방적으로 봉합하는 것만으로도 관련 합병증 위험성을 유의하게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민재석 고려대 안암병원 위장관외과 교수와 정상호 경상국립대병원 외과 교수팀은 2000년부터 2024년까지 발표된 10건의 연구를 메타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복강경수술과 개복수술 후 발생하는 내장 탈장 위험을 비교하고, ‘Petersen 공간’ 봉합 여부에 따른 예방 효과를 평가했다.
위암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 중 하나인 ‘내장탈장’은 수술 과정에서 생긴 장간막 결손 부위, 특히 Petersen 공간으로 장이 이동해 끼이면서 발생한다. 내장탈장으로 장이 꼬일 경우 장 폐색이 발생할 수 있으며, 혈류가 차단되면 장 괴사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
민재석 교수팀은 복강경과 개복수술을 비교한 5개 연구 약 1만3000명의 위암수술 환자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복강경 위절제술은 개복수술에 비해 내장탈장 발생 위험이 2.81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복강경수술이 개복수술에 비해 복강 내 유착을 덜 일으키는 장점이 있으나, 오히려 이러한 특성이 내장탈장 발생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개복수술 후에는 수술 후 장기끼리 달라붙는 유착이 발생해 장의 움직임이 제한될 수 있는 반면 복강경수술 후에는 유착이 상대적으로 적게 발생해 장이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장간막 결손 부위로 말려 들어갈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Petersen 공간을 수술 중 예방적으로 봉합한 경우와 봉합하지 않은 환자 총 2760명을 분석했다. 그 결과, Petersen 공간을 봉합하지 않은 환자군은 봉합한 환자군에 비해 Petersen 내장탈장 발생 위험이 5.73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수술 과정에서 해부학적 결손 부위를 적절히 폐쇄하는 것이 내장탈장 합병증 예방에 중요하다는 의미다.
민재석 고려대 안암병원 위장관외과 교수
민 교수는 “복강경 위암 수술은 통증 감소와 빠른 회복이라는 장점으로 널리 시행되고 있으나, 이에 따른 특이 합병증에 대한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며 “이번 연구는 위암 수술 시 Petersen 공간을 예방적으로 봉합하는 것이 내장 탈장 예방에 효과적임을 종합적으로 제시한 근거 자료”라고 밝혔다. 이어 “향후 위암수술 가이드라인 정립과 수술 표준화 과정에서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Incidence of Internal and Petersen’s Hernias Following Gastrectomy for Gastric Cancer: A Meta-Analysis of Surgical Approach and Preventive Closure’라는 제목으로 외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World Journal of Surgery’ 2026년 최신호에 게재됐다.
민 교수는 18년 이상 위암수술을 시행해 온 위장관외과 전문의로, 위암 관련 분야에서 약 30회 내외의 원내외 학술상을 수상하였고 SCIE 등재 국제학술지에 60편 이상의 연구논문을 발표해 왔다. 현재 대한위장관외과학회 대한위장관항암연구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