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병 치료제는 과거 아세틸콜린분해효소 억제제(AChEI)나 NMDA 수용체 길항제 등 증상 완화 접근에서 벗어나 이미 질병의 근본 원인을 조절하는 질병조절치료제(Disease-Modifying Therapy, DMT)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대표적 DMT로는 에자이·바이오젠의 ‘레켐비(Lecanemab)’와 일라이 릴리의 ‘키순라(Donanemab)’가 있다. 이들 치료제는 알츠하이머병의 핵심 병리로 지목되는 아밀로이드 베타(Aβ)를 표적해 제거함으로써 질병 진행 속도를 일정 수준 지연시키는 임상적 근거를 확보하며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는 글로벌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 환경 변화와 기술이전 트렌드를 분석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 패러다임과 기술이전 동향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2일 밝혔다.
보고서는 최근 연구동향으로 첫째 과인산화 및 신경섬유 엉킴(neurofibrillary tangles)를 통해 인지 저하와 질병 중증도와 관련성 높은 타우(Tau) 단백질 표적치료제를 소개했다. 타우 단백질이 핵심 병리기전으로 주목받으면서 타우 응집 억제제, 타우 항체 치료제, 타우 인산화 조절 기전 등을 표적으로 한 신약개발이 활발히 진행 중이며, 아밀로이드 비의존적(non-amyloid) 치료 전략의 대표적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둘째는 면역·염증반응을 야기하는 표적을 노린 신경염증(Neuroinflammation) 조절 방식의 치료제 개발이다. 미세아교세포(microglia)와 성상교세포(astrocyte)의 만성적 활성화로 인한 신경염증은 알츠하이머병 진행을 가속화하는 주요 요인으로 평가되고 있다. 최근 연구에서는 염증반응의 과도한 활성 억제와 면역균형 회복을 통해 신경보호 효과를 확보하려는 전략이 비임상 및 초기 임상 단계에서 탐색되고 있다. 예컨대 TREM2, NLRP3 inflammasome 등 면역 관련 표적이 주요 후보로 검토되고 있다.
셋째는 혈액-뇌 장벽(BBB) 투과성 개선을 위한 전달 플랫폼 혁신이 화두다. BBB로 인한 약물 전달 효율 저하를 극복하기 위해 BBB 투과성이 높은 저분자 화합물, 나노입자 기반 전달 시스템, 수용체 매개 수송 기술 등이 적극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이는 다양한 비 아밀로이드 표적 후보물질의 임상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핵심 요소가 될 전망이다. 
넷째는 알츠하이머병 백신 개발 전략이다. 기존 치매 항체 치료제는 뇌속에 생긴 아밀로이드 베타를 외부에서 주입해 제거하지만 백신은 체내 면역반응을 유도해 아밀로이드 베타에 대한 항체를 스스로 만들게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치매의 예방과 진행 억제를 동시에 목표로 하고 있다. 경상국립대는 Aβ의 특정 부위(에피토프)를 유전공학으로 만든 백신을 개발해 동물 실험에서 기억력 회복과 신경 보호 효과를 확인하며, 국내 첫 백신 원천기술을 확보한 바 있다. 국내 치매 백신기업으로는 디앤디파마텍, 동아에스티, 유바이오로직스 등이 있다.
다섯째 ApoE 등 유전자 변이 기반 정밀의료(맞춤형 치료) 접근이 활발하다. 유전자형에 따른 환자군 세분화가 맞춤치료가 이 연구개발의 성패를 좌우한다.
2025년 1월 기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임상 파이프라인은 182건(138개 후보물질)의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1상은 48건(45개 후보물질), 2상은 86건(75개), 3상은 48건(31개)으로 구성되며 임상 초기 단계 후보물질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경도인지장애(MCI)부터 초기·중등도·중증 알츠하이머병까지 질병 전 단계가 임상시험 대상이 포함돼 있다.
DTT가 약 74%(102개 약물)로 대다수를 차지하며, 이밖에 인지기능 개선 약물이 약 14%, 신경정신 증상(NPS)을 표적으로 한 치료제가 약 11%를 구성하고 있다. 
단일 표적 접근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다양한 병리 경로(신경염증, 대사, 시냅스기능, 혈관 등)를 표적하는 전략이 강화되는 추세다. 2025년 전체 후보물질 중 46개 약물(약 33%)이 기존 승인 또는 개발 약물을 활용한 재창출(repurposing) 전략을 적용하며, 병용요법 설계 등으로 임상 개발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이런 연구개발 동향 변화는 기술거래 구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거 후기 임상 단계 단일 파이프라인 중심이던 기술이전은 최근 비임상·초기 임상 단계 신규 기전 및 플랫폼 기술을 패키지로 확보하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특히 아밀로이드 항체 치료제 상용화 이후 글로벌 제약사들의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이 강화되며, 플랫폼 기반 공동개발과 옵션 계약이 확대되는 추세다.
실제로 로슈, 릴리, 에자이 등은 BBB 전달 기술과 신규 기전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바이오기업과 전략적 협업을 통해 연구개발 리스크를 분산하고 파이프라인을 확장하고 있다. 초기 선급금 규모는 축소하는 대신 옵션 기반 라이선스와 성과 연동형 단계별 마일스톤 구조를 정교화하는 방식으로 계약을 설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는 알츠하이머병 신약 개발의 높은 실패 위험과 장기 개발 기간을 반영한 구조로 해석된다.
보고서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시장이 2031년 약 263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바이오마커 기반 기전 입증 능력과 BBB 전달 효율을 확보한 기술이 글로벌 거래 시장에서 프리미엄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 협회는 보고서 발간과 연계해 오는 24일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 동향과 시장 전략’ 웨비나를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