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성장호르몬 결핍 진단약인 엔케이메디텍의 ‘마크릴렌과립’(Macrilen, 성분명 마시모렐린아세트산염, macimorelin acetate)이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5일 2026년 제2차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열고 약제에 대한 요양급여 적정성 심의한 결과 이 약이 ‘평가금액 이하 수용 시 급여 적정성이 있다’고 결론내렸다.
마시모렐린은 ‘배고픔 호르몬’으로 알려진 그렐린(Ghrelin)의 효과를 모방(Mimic)하는 합성 펩타이드 모방체다. 뇌하수체 전엽에 있는 성장호르몬 분비촉진 수용체(Growth Hormone Secretagogue Receptor, GHS-R1a), 즉 그렐린 수용체에 직접 결합해 활성화시킨다. GHS-R1a)가 활성화되면 뇌하수체 소마토트로프(somatotroph) 세포 내 신호전달 경로가 작동하여 저장되어 있던 성장호르몬(GH)을 혈류 내로 방출하게 된다.
요컨대 마시모렐린은 ‘그렐린’처럼 행동해 뇌하수체의 그렐린 수용체를 자극함으로써 성장호르몬을 나오게 하고, 이 분비량을 측정해 성장호르몬 결핍 여부를 진단한다. 구체적으로 8시간 이상 금식 후 마시모렐린 0.5mg/kg을 투여해 성장호르몬 농도 최대치가 2.8ng/mL이하일 경우 성인 성장호르몬 결핍증으로 진단할 수 있다. 이는 기존의 인슐린 내성검사(Insulin tolerance test, ITT)를 대체할 수 있는 간편한 방식이다.
ITT는 인슐린 투여로 저혈당(스트레스)을 유도해 뇌하수체에서 성장호르몬(GH) 분비를 자극하는 가장 정확한 성장호르몬 결핍증 표준진단법이다. 정맥주사 후 30~120분간 수치를 측정하며, 성장호르몬 최고 농도가 3ng/mL 미만일 경우 중증 결핍으로 진단한다. 문제는 검사 도중 나타나는 저혈당으로 인해 어지럼증, 식은땀, 경련 등이 나타날 수 있어 고령자나 심혈관환자 등 건강이 취약한 사람에겐 시행하기 어렵다.
심사평가원은 “마크릴렌의 세부 급여 범위는 허가된 효능·효과와 차이가 있을 수 있으며, 기준품목 변동이나 허가사항 변경, 허가 취하·취소 등이 발생할 경우 최종 평가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약제급여평가위원회 결과는 진단 영역 약제에 대한 조건부 급여 인정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마크릴렌과립은 프랑스 Centre National de la Recherche Scientitifique (CNRS) 소속 몽펠리에대학교 연구팀이 개발, 합성했다. 이를 캐나다 기반의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Charleston)에 본사를 둔 소재 애터나젠타리스(Aeterna Zentaris, 나스닥 AEGS)가 도입해 개발했다. 2014년 3상에 들어가 2016년 12월 종료됐으며 2017년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얻었다. 이 약의 위탁제조업체는 독일 괴팅겐의 Allphamed Pharbil Arzneimittel GmbH이다. 북미에서는 노보노디스크(Novo Nordisk)와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2022년 6월 30일 한국팜비오가 라이선스 소유자인 캐나다 애터나젠타리스와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국내 진입의 계기를 만들었다. 앞서 같은 달 10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 약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했다. 국내서는 2023년 9월 7일 엔케이메디텍 식약처 허가를 받았다. 그 사이 한국팜비오에서 엔케이메디텍으로 국내 판권이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