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한 지질단백질(a)(lipoprotein(a), Lp(a)) 표적치료제 개발을 위한 빅파마간의 경쟁이 치열해는 가운데 릴리는 자사의 치료제 후보 레포디시란(lepodisiran)의 긍정적 2상 결과를 발표했다.
릴라는 3월 30일 소간섭 RNA(siRNA) 기반 레포디시란이 유전적으로 높은 수준의 리포단백질(a)(Lp(a)) 수치를 획기적으로 감소시킨다는 2상 임상(ALPACA) 결과를 미국심장학회(ACC)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하고,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ALPACA 2상 연구는 320명이 등록돼 16mg, 96mg, 400mg 3개 용량군과 위약군으로 배정돼 각각 첫 투약과 180일차에 투약이 이뤄졌다. 별도로 400mg 단일 투여 후 180일차에 위약을 투약 즉 1년간 1회 투약한 환자군이 포함됐다.
연구결과 레포디시란은 최고용량(400mg)을 투약받은 군은 투약이후 60~180일 기간 동안 평균 93.9%의 Lp(a) 수치를 감소시켜 1차 평가지표을 충족했다. 16mg 및 96mg 투약군의 경우 같은 기간 Lp(a) 수치가 각각 40.8%와 75.2% 감소했다.
부가적으로 2차 평가지표에서도 400mg을 첫투약과 180일에 두 차례 투여한 참가자들은 치료 후 30일~360일 기간 동안 평균 Lp(a) 수치가 94.8% 감소했으며 1년 시점(360일)에도 Lp(a) 수치가 기저치 대비 91.0% 낮게 유지됐다. 1.5년 시점(540일)에도 여전히 74.2% 감소된 수준을 보이며 지속적인 억제 효과를 확인했다.
부가적 지표로 평가된 아포지단백B(apolipoprotein B, ApoB) 수치도 고용량(400mg) 투여 시 각각 60과 180에서 14.1%, 13.7% 감소하였으며, 180일 추가 투여 시 이러한 감소 효과가 540일까지 유지됐다.
이상반응은 전체적으로 양호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보였다. 치료관련 이상반응은 위약군에서 1퍼센트, 16밀리그램군에서 3퍼센트, 96밀리그램군에서 12퍼센트, 400밀리그램군에서 14퍼센트 발생했다. 치료 중단이나 탈락을 유발한 사례는 없었으며, 레포디시란과 관련된 중대한 이상반응도 보고되지 않았다. 16밀리그램 투여군에서 만성 관상동맥질환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 1건이 있었으나 치료제와의 직접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됐다.
심혈관질환(CVD)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사망 원인 중 하나로, Lp(a) 수치 상승은 심근경색, 허혈성 뇌졸중, 대동맥판 협착증 등 주요 심혈관 사건의 발생 위험을 2~3배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Lp(a)는 유전적으로 결정되는 생체표지자로, 식이요법이나 운동 등 생활습관 개선만으로는 효과적인 조절이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릴리 당뇨·비만·심대사질환 연구 부문 수석부사장 루스 히메노(Ruth Gimeno)는 “유전적 요인으로 인한 심혈관 위험 감소는 오랫동안 충족되지 못한 영역이었고, 이번 결과는 장기적 치료 가능성의 신호”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진행 중인 3상 ACCLAIM-Lp(a) 연구를 통해 심혈관 사건 감소 효과를 평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Lp(a)는 저밀도지단백(LDL)과 유사하지만 아포(a)가 추가로 결합된 지단백으로, 높은 수치는 심근경색, 뇌졸중, 대동맥판협착증 등 심혈관질환의 독립적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인구의 약 20%가 고수치를 보이며, 이는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2배에서 3배까지 증가시킬 수 있다.
Lp(a) 표적 치료제 개발경쟁에서 노바티스와 릴리, 암젠이 선발주자로 나선 가운데 최근 아스트라제네카와 MSD가 새롭게 경쟁에 뛰어 들었다.
이중 개발속도에서는 노바티스가 아이오니스와 협업해 개발중인 펠라카르센(Pelacarsen)의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르다.
펠라카르센은 19년 12월부터 (Lp(a)HORIZON 3상(NCT04023552)이 시작돼 내년 초 결과 판독이 예고돼 있다. 노바티스는 지난해 실적발표를 통해 내년중 규제승인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antisense oligonucleotide, ASO) 기반의 주사제로 4주 가격으로 심혈관질환의 예방효과를 평가하고 있다.
또다른 선발주자인 암젠은 에로우헤드와 협업하고 있는 올파시란(Olpasiran)의 경우도 내년 말이면 3상을 완료, 27년께 상업화 도전이 예고됐다. OCEAN(a)-Outcomes 3상(NCT05581303)은 7297명을 대상으로 2026년 12월까지 진행된다. 릴리의 레포디시란과 유사한 소간섭 RNA(siRNA) 기반 치료제로 12주마다 투약한다.
후발 경쟁에 뛰어든 아스트라제네카의 경우 싱가포르 소재 SPC 제약 그룹으로 부터 지난해 10월 YS2302018의 판권을 확보했다. 전임상 개발단계의 경구제제로 아직 세부적인 후보물질의 특징에 대한 정보는 제공되지 않았다.
이어 MSD도 가장 최근인 3월 26일 중국 과 경구용 지단백(Lipoprotein(a) LP(a)) 억제제 후보 HRS-5346에 대한 전세계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내 2상(NCT06816264)이 올해 2월 시작됐다.
이외 릴리가 초기임상을 진행중인 경구제제 무발라플린(Muvalaplin)과 유전자편집기술을 활용한 유전자치료제 후보 VERVE-101(릴리/Verve)와 사일렌스사의 siRNA 기반 SLN360등 다양한 후보군이 개발경쟁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