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재다능하지만 친구하나 없는 JAK억제제 계열 약물로는 처음으로 노바티스의 자카비(룩소리티닙)가 BET 억제제 계열의 펠라브레십(Pelabresib)와 함께, 골수섬유화증 치료에 있어 시너지 효과를 제시하고 부작용 우려를 완화시키는 3상 세부 결과가 제시됐다.
펠라브라십은 노바티스가 지난해 독일 소재 모포시스(MorphoSys) 인수를 통해 확보한 골수섬유증 치료제 후보로 높은 효과에도 불구 혈소판 감소증 등 부작용 우려에 따른 개발지연으로 펠라브레십의 영업권 자산 가치를 8억달러(한화 약 1조원)을 지난해 3분기 손실처리한 바 있었으나 장기적으로 반전의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게 됐다.
노바티스의 자회사로 편입된 원개발사인 콘스텔레이션 파마슈티컬스(Constellation Pharmaceuticals)가 진행하고 최근 네이쳐 메디신(nature medicine)에 발표된 MANIFEST-2 3상(NCT04603495) 결과에 따르면 자카비와 펠라브라십 병용요법은 이전 JAK억제제 치료경험이 없는 골수섬유화증 환자에서 자카비 단독 대비 임상적 혜텍을 입증했다.
430명의 환자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결과에 따르면 24주차에 비장 부피를 35% 이상 감소시킨 환자 비율이 병용군에서 65.9%, 단독군에서 35.2%로 나타나 병용요법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다. 증상 총점수(TSS/ 10개 증상 1~10점 100점 척도)의 절대적 감소 폭은 병용군에서 평균 -15.99점, 단독군에서 -14.05점으로 유의수준(P=0.0545)에 근접했으며, 50% 이상의 증상 개선(TSS 50)을 보인 환자 비율도 병용군(52.3%)이 단독군(46.3%)보다 높았다.
특히 비장 감소과 증상 개선을 동시에 충족한 환자는 병용군에서 40.2%로, 대조군(18.5%) 대비 두 배 이상 많았다. 또한 골수섬유화 단계가 1단계 이상 개선된 환자는 각각 38.3%, 25.3%로 확인됐다.
논문은 23년 탑라인 발표 당시 공개되지 않은 질병 병태생리 변화에 대한 추가 분석 자료를 제시했다. 병용군은 IL-6, TNF, IL-8 등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농도가 유의하게 감소했으며, 특히 IL-8은 자카비 단독군에서는 오히려 증가해 BET 억제제의 NF-κB 조절 기전이 실제 환자군에서 작동함을 입증했다. 이외 세망섬유((reticulin fiber) 밀도 등 전체적인 바이오마커의 개선을 확인했다.
개발의 지연과 우려사항인 혈소판 감소증은 병용군에서 높게 나타났으나 대부분 용량조절을 통해 관리 가능했으며 치료중단으로 이어진 사례를 한명에 불과했다. 연구진은 3등급 이상 발생율이 오히려 병용군(49.1%)이 대조군(57.0%)보다 낮았다는 점을 긍정적 부분으로 강조했다.
연구진은 “사이토카인 및 조직학적 개선은 단기적인 증상의 완화 효과를 넘어 장기 생존 혜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생물학적 기반으로 병용요법의 가능성을 뒷받침 한다”며 “아직 미흡한 반응의 지속성에 대한 데이터는 성숙되지 않았으며 생존의 이점 등에 대한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펠라브레십은 2021년 독일 모르포시스가 미국 바이오텍 콘스텔레이션 파마슈티컬스를 인수하며 확보한 약물로, 이후 24년 모르포시스와 콘스텔레이션 모두 노바티스의 자회사로 편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