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후보물질로 주목받았던 시무필람(Simufilam)이 끝내 임상 실패로 퇴출 수순을 밟게 됐다.
미국 텍사스에 본사를 둔 카사바사이언스(Cassava Sciences)는 25일,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시무필람 개발을 공식 중단한다고 밝혔다. 발표는 REFOCUS-ALZ 3상 임상시험의 톱라인 결과 발표와 함께 이뤄졌으며, 회사 측은 “모든 개발을 오는 2분기 말까지 단계적으로 종료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시무필람은 REFOCUS-ALZ 임상의 1차 평가지표인 ADAS-COG12(인지기능평가)와 ADCS-ADL(일상생활능력)이었으며, 두 지표 모두 위약군과 비교해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ADAS-COG12에서는 시무필람 투약군에서 점수가 각각 4.97, 5.26점 상승(인지기능 저하 의미)했고, 위약군도 4.70점 상승했다. ADCS-ADL에서는 시무필람 투약군 점수가 6.27, 6.43점 감소(기능 저하)했고, 위약군은 5.32점 감소했다. 주평가 지표 외에도 모든 보조 및 생체지표 평가에서도 유의미한 개선은 관찰되지 않았다.
카사바사이언스의 릭 배리(Rick Barry) 대표는 “이번 결과는 해석의 여지가 없는 명확한 실패였다”며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시무필람 개발을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REFOCUS-ALZ 임상은 이미 2024년 11월, RETHINK-ALZ 3상 임상 실패 발표 이후 마지막 희망을 걸고 진행되던 임상이다. 지속됐던 시험이다.
시무필람은 2021년 이후 논문 데이터 조작 의혹, 내부 고발, SEC와 미국 법무부 조사 등 숱한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약물이다. 당시 내부고발자에 의해 데이터 왜곡 의혹이 제기됐고, 주요 학술지에서 관련 논문이 철회됐다. 이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회사를 고소했고, 전 대표 레미 바르비에(Rémi Barbier)는 2024년 7월 자리에서 물러났다.
새 CEO 릭 배리는 당시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약속했고, 실제로 RETHINK-ALZ와 REFOCUS-ALZ 두 건의 임상 데이터를 외부 의학계와 투자자에게 가감 없이 공개하는 방식으로 전환했으나, 임상 결과 자체가 부정적이었기에 개발 지속은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
한편, 카사바는 시무필람을 알츠하이머 외 적응증으로 돌려보려는 전략도 병행해왔다. 2025년 2월, 시무필람을 신경발달장애성 뇌전증 치료 가능성을 평가할 예정이라고 발표한 바 있으나 전면폐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