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가 혈우병 B형 유전자치료제 B형 혈우병 유전자치료제 베크베즈(Beqvez, 피다나코진 엘라파보벡, fidanacogene elaparvovec)의 판매를 중단한다고 20일 발표했다. 지난해 1월 캐나다에서 첫 승인 이후 4월 FDA 승인을 받은 품목이다.
앞서 화이자는 지난 1월 상가모 테라퓨틱스(Sangamo Therapeutics)와 협력해 개발중이던 A형 혈우병 유전자치료제 후보 지록토코진 피텔파보벡(Giroctocogene Fitelparvovec)에 대한 권리를 반환한 바 있다.
이에따라 화이자는 혈우병 관련 유전자치료제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하게 됐다. 화이자는 환자와 의사들이 혈우병 유전자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는 점 등을 사유로 개발과 상업화를 종료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화이자는 혈우병 유전자치료제시장에서 철수하는 대신 지난해 10월 FDA 승인을 받은 혈우병 A와 B형 치료제 하임파브지(HYMPAVZI, 마스타시맙 Marstacimab)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하임파브지는 조직 인자 경로 억제제로 B형 환자를 위한 첫 피하주사제이자 A형 환자에게는 로슈(국내판매 JW중외)의 헴리브라(Hemlibra, 에미시주맙 Emicizumab)에 이어 두 번째 피하 주사 옵션이다.
베크베즈의 시장 철수로 B형 혈우병 환자 치료를 위한 유전자치료제는 CLS베링와 유니큐어(UniQure)의 헴제닉스(Hemgenix 에트라나코진데자파르보벡, etranacogene dezaparvovec)만 남게됐다. 22년 12월 FDA 승인을 받은 품목이다.
두폼목 모두 350만 달러(미국기준)라는 높은 약가로 글로벌시장에서 두번째 높은 약가가 책정됐으나 각국의 급여권 진입 및 환자 투약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순탄지 않다.
헴제닉스의 경우 미국승인 6개월만인 23년 6월에 미국환자 첫 투약 이후 지난해 7월(유럽승인 23년 2월)에야 미국외 지역에서 첫 투약이 이뤄졌다. 당시 프랑스에서 조기접근 프로그램에 따라 2명의 환자가 첫 투약을 받으나 급여협상은 난항을 겪고 있다. 이외 최장 10년 결과기반 환급과 투약전 승인 조건 등 국가별 다양한 옵션협상을 통해 독일, 영국, 오스트리아, 덴마크, 스페인에서 급여권 진입에 성공했다. 또 국내의 경우 지난해 9월 승인을 받아 급여권 진입을 추진중에 있다.
A형 혈우병 유전자치료제의 경우도 상업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화이자의 상가모와 협업 종료에 앞서 로슈 역시 지난해 12월 전략적 사유로 A형 혈우병 유전자치료제 2품목의 개발을 중단한 바 있다. 스파크 테라퓨틱스(Spark Therapeutics)를 인수하면서 확보한 2개 후보중 SPK-8016를 23년 2분기 파이프라인에서 제거한 이후 SPK-8011에 대한 KEYSTONE 1 3상(NCT06297486)을 전략적 결정에 따라 개발을 중지한 바 있다. 참고로 이번 판매 중단된'베크베즈' 역시 로슈의 스파크 인수 전 화이자가 판권을 확보한 품목으로 스파크사를 원개발사로 하는 품목 모두가 개발중단 또는 시장철수하는 상황이 됐다.
로슈와 화이자의 A형 혈우병치료제 개발 철수로 현재 상용화(유럽승인 22년 8월/FDA 승인 23년 6월)된 유일한 A형 혈우병 유전자치료제 바이오마린(BioMarin)의 ‘록타비안’(Roctavian, 발록토코진 록사파보벡)이 경쟁없는 독점시장을 유지하게 됐으나 매출은 부진하다.
록타비안의 경우 미국기준 표시약가는 290만 달러로 지난해 글로벌시장에서 10여명 정도가 투약받으며 2600만 달러(한화 약 37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미국시장이외 급여권에 진입한 국가는 독일과 이탈리아가 전부다. 다행히 4분기 1100만 달러(약 160억원)로 매출의 개선여지를 보였다는 점이 위안이다.
전반적으로 유전자치료제의 시장은 유럽각국의 급여권 진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부진한 가운데 혈우병치료제 부분이 특히 더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다른 유전자치료제 대비 많은 환자수로 인해 급여협상의 진통으로 해석됐다.
현재 유전자치료제 중 노바티스의 는 척수성 근위축증(Spinal Muscular Atrophy, SMA)치료제 졸겐스마에 이어 로슈와 사랍타의 듀시엔형 근이영양증(DMD)치료제 엘레비디스(Elevidys, delandistrogene moxeparvovec) 등 단 2품목만 10억 달러 매출을 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