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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치 못하게 자주 코피 난다면, 고혈압 전조 증상일까
  • 김광학 기자
  • 등록 2022-06-24 14:34:52
  • 수정 2022-07-07 21: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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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부분 전방출혈, 코 후비다 ‘키셀바하’ 손상 … 후방출혈, 원인질환 치료 우선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 코피가 터져 병원에 내원하는 환자가 늘어나고, 특히 소아와 성인 모두 코피 발생 위험도가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김경수, 민현진 중앙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팀은 미세먼지와 코피 발생 상관관계(Particulate Matter 10(PM10) Is Associated with Epistaxis in Children and Adults)’를 규명한 이같은 내용의 연구 논문을 최근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다.

 

코피는 아무런 전조 증상 없이 불쑥 나타나 당황하게 만든다. 1분 전까지만 해도 멀쩡했는데 어느새 휴지로 코를 틀어막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코는 외부 공기가 폐로 들어가는 인체의 첫 관문으로  많은 양의 공기가 코 점막을 통과한다. 이때 인체 바깥 공기는 호흡기 내부 공기보다 상대적으로 차갑고 건조하므로 코점막의 점액량이 부족해지면 점막이 쉽게 건조해지고 섬모활동(이물질을 걸러내는 활동)이 감소된다. 이럴 경우 딱지와 균열이 생기며 작은 혈관들이 노출돼 코피가 터지게 된다. 콧속은 혈관이 몰려 있어 조금만 손상돼도 출혈이 생기기 쉬운 구조다.

 

이런 현상은 공기가 건조해지는 환절기에 심해진다. 비중격(코 사이 막)이 휘는 등 구조적으로 이상이 있어도 코피가 터지기 쉽다이건희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흔히 알레르기비염이 있으면 코피가 자주 난다고 생각하는 환자가 많은데 코피와 알레르기는 연관성이 적다노인은 상대적으로 점액량이 적어 점막이 쉽게 건조해지므로 코피 발생 빈도가 높고, 수면부족과 스트레스도 코를 건조하게 만들어 코피를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코피는 건강상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 코피 유형은 코피가 나는 위치에 따라 크게 전방과 후방으로 나뉜다. 코피의 90% 이상은 코의 앞부분 혈관이 노출돼 생기는 전방 출혈이다. 특히 콧구멍에서 1~1.5거리에 위치한 키셀바하(Kiesselbach)’는 양쪽 비강 사이에 위치한 부위로 출혈이 가장 흔하게 일어난다. 이 부위엔 여러 혈관이 모여 있어 코를 반복적으로 후빌 경우 손상되기 쉽다.

 

소아의 코피는 대부분 코를 후비는 과정에서 손가락이 키셀바하를 자극해 발생한다. 또 발육 과정의 하나로 코앞에 딱지가 잘 생기는데, 작은 자극에도 쉽게 떨어져 나가는 특성으로 인해 연속적으로 피가 나기도 한다.

 

반면 후방 코피는 비강 깊숙한 곳에 위치한 혈관에서 좀 더 많은 출혈이 일어나는 코피다. 동맥경화증이나 고혈압을 앓고 있는 고령 환자에서 더 자주 발생하며 스스로 멈추게 하기 어려워 의학적 치료가 필요하다.


코를 좌우로 가르는 연골인 비중격이 한쪽으로 휘어졌거나 돌출된 비중격만곡증은 공기가 콧속을 원활하게 오가지 못해 특정 부위에만 집중적인 마찰을 일으키고, 이로 인해 해당 부위의 점막이 손상돼 혈관이 터져 다량의 코피가 날 수 있다. 이 질환은 비중격을 바로 잡아주는 수술로 치료가 가능하다.

 

비갑개가 기형이면 코피가 나기 쉽다. 코 안쪽에서 인두에 이르는 비강의 외벽에 선반처럼 생긴 살덩어리가 비갑개다. 선천적으로 비갑개가 기형이면 콧속 공기의 흐름이 변화돼 특정 부위가 세균에 집중적으로 노출될 수 있다. 이로 인해 코 점막이 쉽게 건조해져 가벼운 외상에도 혈관이 터진다. 비갑개가 비정상적으로 클 경우 수술로 문제가 되는 일부만 제거하면 된다.

 

콧속에 물혹(비용종)이 있거나 염증이 있을 때에도 코피가 나기 쉽다. 비염이나 축농증 같은 코질환이 있으면 일반인보다 코점막의 분비기능이 떨어져 콧속이 쉽게 건조해져 코피가 날 가능성이 크다.

 

드문 확률로 사춘기와 청년기 남성이 코피가 자주 나면 비인두강 혈관섬유종을 의심해보는 게 좋다. 이 질환은 양성이지만 커지면 비강, 부비동(얼굴뼈와 코가 연결된 공기주머니), 눈구멍 등에 침범해 치료가 어려워진다.

 

산모들은 엽산(Folic Acid) 감소, 간질환 및 혈액투석 환자는 혈액응고장애로 코피가 발생할 수 있다. 아스피린, 항응고제(와파린·헤파린),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NSAID) 등 약물도 코피를 유발하는 원인이다. 고혈압은 코피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코피가 발생했을 때 출혈량을 증가시킬 수 있다.

 

코피가 나기 시작하면 고개를 살짝 앞으로 기울인 뒤 엄지와 검지로 코의 낮고 연한 부위를 잡는다. 코피가 멈출 수 있도록 압박을 가해 붙잡는다. 고개를 뒤로 젖히는 행동은 피가 기도를 통해 폐로 들어가 질식할 수 있어 삼가야 한다.

 

비염 스프레이는 전문의에게 먼저 진단을 받은 뒤 사용하는 게 좋다. 고혈압이나 심장질환을 앓는 환자가 비염 스프레이의 스테로이드나 충혈제거제(비강혈관 수축제) 성분 탓에 혈압이 높아질 수 있어서다. 임산부도 비염 스프레이를 자주 사용하면 코피가 심해질 수 있다.

 

평소 코피가 자주 나는 사람은 가습기로 주변 공기 습도를 55% 정도로 맞춰주는 게 바람직하다. 코에 직접 수분을 공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생리식염수나 동등한 염도를 가진 소금물로 자기 전과 아침에 일어난 후 코를 부드럽게 세척하면 된다. 수돗물이나 정수된 물처럼 소금기 없는 물은 적합하지 않다. 콧속 건조감이 심할 땐 코 안에 바세린처럼 기름기 있는 연고를 발라준다.


김지연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강남지부 건강증진의원 과장은 평소 코피가 자주 발생하거나 양이 많다면 반드시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정확한 원인을 찾아야 한다특히 동맥경화증이 있는 60세 이상의 고령환자에서 코피가 쉽게 지혈되지 않는다면 가능한 빨리 병원을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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