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리어드사이언스의 항체약물접합체(ADC) 유형 삼중음성유방암(TNBC) 치료제 ‘트로델비’(Trodelvy, 성분명 사시투주맙 Sacituzumab Govitecan-hziy)가 유방암 환자 중 적응 범위가 넓은 영역에서 질병 진행을 늦췄다는 임상 연구결과가 7일(현지시각) 발표됐다.
트로델비는 2020년 9월 길리어드사이언스가 단일클론항체 기반 표적항암제 개발 전문 제약기업 이뮤노메딕스(Immunomedics)를 약 210억달러에 인수하면서 확보한 자산으로, 2020년 4월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TNBC 치료제로 가속승인을 받았고 2021년 4월에 정식승인을 얻었다.
트로델비는 이전에 내분비요법, CDK4/6 억제제, 2~4차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HR+/HER2- 전이성 유방암 환자 550명을 대상으로 평가한 3상 TROPiCS-02 임상연구에서 Eribulin, Capecitabine, Gemcitabine, Vinorelbine 중 의사가 선택한 화학요법(treatment of physician's choice, TPC)에 비해 무진행생존기간(PFS)을 유의하게 개선시킨 것으로 나타나 1차 평가지표를 충족했다. 이 연구의 성공 목표는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의 30% 감소였다.
이러한 1차 평가지표 결과는 HR+/HER2-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하위그룹에 대한 임상 1/2상 IMMU-132-01 임상연구에서 관찰된 결과와 일치한다.
TROPiCS-02 연구에서 주요 2차 평가지표인 전체생존기간은 첫 중간분석 결과는 개선 추세를 보였다. 연구 참가 환자는 전체 생존기간 분석을 위해 계속 추적될 예정이다.
트로델비의 안전성 프로파일은 이전 연구와 일치했으며 이 환자 집단에서 새로운 안전성 우려는 나오지 않았다. TROPiCS-02의 상세한 결과는 다가오는 의료 학술회의에서 발표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샌프란시스코 종합암센터의 호프 루고(Hope Rugo) 교수는 “HR+/HER2- 유방암은 전체 유방암 사례의 약 70%를 차지한다. 진행성 유방암 환자는 결국 내분비요법에 대해 내성을 보인 다음 일련의 순차적 화학요법치료제에 대해 내성을 보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트로델비 분석 데이터는 과거에 여러 차례에 걸쳐 치료받은 HR+/HER2-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 대한 중요한 미충족 수요를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머다드 파시(Merdad Parsey) 최고의학책임자는 “트로델비는 치료하기 어려운 환자군에서 일관된 활성을 나타냈다”며 “데이터를 평가하고 있으며 이들에게 트로델비를 제공하기 위해 규제당국과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트로델비의 적응증을 전이성 삼중음성유방암의 2차 치료제, 전이성 방광암(가속승인) 2차 치료제에서 다양한 유형의 종양 및 초기 치료제로 넓히기 위해 연구 중”이라고 설명했다.
트로델비는 아직 HR+/HER2-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로 승인된 적이 없으며, 안전성과 효능이 확립되지 않았다.
트로델비는 계열 최초의 Trop-2 표적 항체약물접합체이며 현재 전 세계 35개국 이상에서 절제 불가능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삼중음성유방암 치료제로 승인됐다. 미국에서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치료제로도 가속 승인됐다. 트로델비 제품 정보에는 중증 또는 치명적인 호중구감소증, 중증 설사 위험에 대한 박스 경고문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미국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임상 결과에 대한 자세한, 정량적 설명이 없어 화학요법 대비 트로델비의 이점이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또 210억달러를 들여 사들인 트로델비가 그만한 값어치를 하는지 주주들의 회의를 불러와 투자심리에 ‘부정적’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