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표적항암제 전문기업 미라티테라퓨틱스(Mirati Therapeutics)는 폐암 치료제 아다그라십(adagrasib, 코드명 MRTX849)의 신약허가신청서(NDA)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접수됐다고 15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아다그라십은 최소 1회 전신요법제를 투여해 항암치료를 한 적이 있는 KRAS G12C 변이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를 위한 치료제로 개발돼왔다. 앞서 경쟁 제품인 암젠의 ‘루마크라스정’(Lumakras 성분명 소토라십 Sotorasib)이 2021년 5월 28일 FDA 가속승인(Accelerated Approval)을 얻어 세계 최초의 KRAS G12C 유전자 변이 동반 성인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시장에 나왔다.
처방약생산자수수료법(PDUFA)에 따라 아다그라십의 승인 여부는 오는 12월 14일까지 결정될 전망이다. FDA는 아다그라십 승인 심사도 가속승인 방식으로 진행하며 동시에 ‘항암제 실시간 심사’(RTOR) 프로그램을 적용해 더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처리할 방침이다. 아다그라십은 이미 FDA로부터 KRAS G12C 변이 비소세포폐암의 ‘혁신치료제’로도 지정됐다.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 소재한 다나파버 암연구소 흉부암센터 소장으로 ‘KRYSTAL-1’ 임상시에 참여한 파시 제네(Pasi A. Jänne) 박사는 “KRAS 변이는 표적화하기 어려운 것으로 익히 알려져 있는데다가 지금까지 치료대안들이 제한적이었다”며 “특히 KRAS G12C 바이오마커는 빈약한 생존기간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FDA의 아다그라십의 심사 착수는 KRAS G12C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위한 치료 옵션의 공급에 중요한 진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라티테라퓨틱스의 찰스 바움(Charles Baum) 창업자 겸 대표이자 수석 연구개발자는 “아다그라십의 신약심사 접수는 KRAS G12C 변이 암 환자들을 위한 혁신적이고 차별화된 치료옵션을 개발해온 미라티의 지속적 행보에 의미가 상당한 진전”이라며 “심사 기간 FDA와 긴밀하게 협력해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을 위한 새로운 치료대안이 공급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다그라십의 허가신청서는 2상 ‘KRYSTAL-1’ 임상시험에서 확보된 결과를 근거로 제출됐다.
이 임상시험은 과거에 면역치료제 또는 항암화학요법제를 병용하거나 순차적으로 사용하면서 치료를 진행한 전력이 있는 KRAS G12C 변이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경구용 고도 선택적 KRAS G12C 저분자 저해제의 일종인 아다그라십 600mg을 1일 2회 복용케 하면서 객관적치료반응률(ORR) 등 유효성을 평가했다.
미라티테라퓨틱스는 지난해 9월 유럽임상종양학회 연례회의(2021 ESMO Congress)에서 이 시험에서 도출된 긍정적인 주요자료를 공개한 바 있다.
45명의 평가 가능한 아다그라십 단독투여군 중 1명의 확정되지 않은 부분반응(unconfirmed partial response, uPR)을 포함해 22%의 ORR을 나타냈다. 질병통제율(Disease Control Rate, DCR, 3개월 이상 완전반응(CR), 부분반응(PR), 안정병변(SD)을 도달한 환자의 비율)은 87%, 반응지속기간(DOR) 중앙값은 4.2개월, 반응발현시간 중앙값은 1.4개월, 무진행생존기간(PFS) 중앙값은 5.6개월이었다.
28명의 평가 가능한 아다그라십+세툭시맙(cetuximab) 병용군 중 2명의 uPR을 포함해 43%의 ORR을 보였다. DCR은 100%였고 반응발현시간 중앙값은 1.3개월이었다. DOR 및 PFS 데이터는 데이터 컷오프 당시 도출되지 않았으며 71%는 치료를 계속 받고 있었다.
미라티테라퓨틱스는 올 상반기 중으로 의학 학술회의에서 상세한 시험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현재 3상 ‘KRYSTAL-12’ 확증시험을 진행 중이다. 3상 임상은 KRAS G12C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위한 2차 치료제로서 아다그라십 또는 도세탁셀(docetaxel)을 투여하면서 유효성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