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의 새로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코로나19) 중화 단일클론항체 벱텔로비맙(bebtelovimab, 코드명 LY-CoV1404, LY3853113)가 오미크론 변이에 활성을 나타내는 치료제로 11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긴급사용승인(EUA)을 받았다.
이로써 릴리는 자사의 기존 항체치료제인 밤라니비맙(bamlanivimab, LY-CoV555, LY3819253)+에테세비맙(etesevimab, LY-CoV016, LY3832479) 병용요법이 오미크론 변이에 부족한 효과를 보이며 지난 1월 24일 사실상 퇴출된 상황에서 공백을 메울 대체치료제를 확보하게 됐다. 같은 날 로슈 및 리제네론의 이중 항체 칵테일 요법제(REGEN-COV)인 카시리비맙(casirivimab)+임데비맙(imdevimab)도 같은 이유로 FDA에 의해 퇴출됐다.
벱텔로비맙은 연령대가 12세 이상이면서 체중이 40kg 이상인 소아 및 성인 중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으로 진단됐고 입원 또는 사망을 포함해 중증 코로나19로 진행될 위험이 높으면서 FDA로부터 정식 허가 또는 긴급사용승인을 획득한 다른 코로나19 치료제로 치료할 수 없거나 임상적으로 사용이 권고되지 않는 경도~중등도의 코로나19 환자를 위한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승인된 용량은 175mg을 최소 30초에 걸쳐 정맥주사로 단회 투여하는 것이다.
그러나 벱텔로비맙은 코로나19 감염으로 입원했거나, 산소요법이 필요한 환자에게 사용하는 용도로는 허가되지 않았다. 입원 환자 대상 임상시험이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벱텔로비맙과 같은 단일클론항체들은 고유량 산소요법 또는 기계적 인공호흡을 필요로 하는 입원 환자에게 투여할 경우 임상적으로 증상을 악화할 수 있다. 또 벱텔로비맙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이나 부스터 접종이 권고되지 않는 사람들에게 백신 접종을 대체하는 예방적 치료제로 사용할 수 없다.
릴리는 지난 10일 벱텔로비맙이 FDA로부터 긴급사용승인을 받게 되면 미국 정부에 최소한 7억2000만달러 상당(60만명분)을 공급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FDA 약물평가연구센터(CDER)의 패트리지아 카바조니(Patrizia Cavazzoni) 소장은 “이번 승인으로 오미크론 변이에 활성을 입증한 단일클론항체 치료제의 추가 공급이 필요한 상황에서 새로운 대안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벱텔로비맙의 긴급사용승인은 전임상 및 임상시험 자료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임상적 효과가 일부 경도 또는 중등도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데 적합할 뿐만 아니라 잠재적 유익성이 위험성을 상회하고, 벱텔로비맙을 대체할 다른 치료제들이 충분히 확보되었거나 허가되지 않았다고 FDA는 판단했다.
릴리는 2상 BLAZE-4 임상시험 1건을 통해 벱텔로비맙의 효과를 평가했다. 이 임상은 밤라니비맙+에테세비맙 병용, 밤라니비맙 단독, 위약 대조군 단독, 밤라니비맙+글락소스미스클라인 ‘제부디’(Xevudy 성분명 소트로비맙 sotrovimab, 개발코드명 VIR-7831 또는 GSK4182136) 병용, 벱텔로비맙 단독(175mg), 밤라니비맙(700mg)+에테세비맙(1400mg)+벱텔로비맙(175mg) 3중요법 등 총 6개 실험군을 대상으로 이중맹검 방식 아래 이뤄졌다.
벱텔로비맙은 다른 단일클론항체들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를 유발하는 바이러스의 돌기 단백질과 결합하는 작용기전을 갖고 있다. FDA는 이미 발생한 바이러스 변이들에 대한 각 단일클론항체의 감수성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는데 실험실 연구 결과 벱텔로비맙은 오미크론 변이와 스텔스 오미크론 변이(BA.2)에 활성을 유지한 것으로 입증됐다.
벱텔로비맙 단독투여군은 위험도가 낮은 피험자 38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에서 위약 대조군에 비해 증상 해소에 소요되는 기간이 단축됐다. 위약 대조군도 투여 후 5일차에 바이러스 양이 감소되는 게 관찰됐다.
위험도가 높은 편에 속하는 환자 150명을 대상으로 한 벱텔로비맙을 1회 단독 투여와 밤라니비맙+에테세비맙+벱텔로비맙 3중요법을 1회 투여를 비교했다.
별도의 임상시험 1건은 표지 개방 방식으로 위험도가 높은 176명을 대상으로 벱텔로비맙과 다른 단일클론항체들이 병용 투여됐다.
그 결과 벱텔로비맙을 단독 투여받았거나 다른 단일클론항체들과 병용 투여받은 피험자들은 29일차까지 코로나19로 인한 입원 또는 사망 비율이 위험도가 높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다른 단일클론항체를 단독 또는 병용 투여한 그룹에 비해 대체로 낮았다. 다만 이 데이터는 환자마다 위험요인의 정도가 상이한 만큼 결론을 내는 데 제약이 따르고 참고하는 수준에 그친다. 다만 이 같은 자료는 현재와 다른 바이러스 변이들이 나타났을 때 진행되었던 것인 데다 착수시점에서 위험요인들이 상이했던 임상시험례들로부터 도출되었던 만큼 결론에 제한이 따름을 감안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벱텔로비맙을 투여했을 때 수반될 수 있는 부작용으로는 소양증, 발진, 주사 관련반응, 구역 및 구토 등이 꼽혔다. 다른 단일클론항체에 수반된 중증 및 예상치 못했던 부작용인 과민성, 아나필락시스, 주사 관련반응 등이 벱텔로비맙에서도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