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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피 ‘엔제이모’ 성인 한랭응집소증(CAD) 치료제로 FDA 첫 승인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2-02-07 15:52:35
  • 수정 2023-07-14 21:5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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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성 자가면역성 희귀 혈액장애, 지속적 용혈 초래 … C1s 단백질 차단해 헤모글로빈 및 빌리루빈 수치 개선

사노피의 성인 한랭응집소증(寒冷凝集素症, cold agglutinin disease, CAD) 치료제 ‘엔제이모’(Enjaymo 성분명 수팀리맙-좀, sutimlimab-jome) 수액주사제가 4일(현지시각)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시판 승인을 받았다.  엔제이모는 성인 한랭응집소증 환자의 용혈로 인한 적혈구 수혈 필요성을 감소시키는 용도로 허가받았다.  


이 신약은 한랭응집소증 치료제로는 FDA가 처음 허가했다. 전형적인 보체 작용경로에서 ‘C1s’ 단백질을 선택적 표적으로 삼아 저해하도록 설계된 인간 단일클론항체다. C1s 단백질을 차단하면 면역계 내부의 보체 연쇄반응 활성이 억제되고 C1에 의해 활성화되는 용혈을 저해해 건강한 적혈구가 비정상적으로 파괴되지 않도록 예방한다. 그러나 엔제이모는 렉틴(lectin) 및 우회 경로를 차단하지는 않는다. 


한랭응집소증은 한랭응집소라 불리는 항체들이 적혈구 표면에 결합되면서 유발되는 만성 희귀 자가면역성 용혈성(적혈구 파괴) 빈혈의 일종이다. 이 병을 가진 환자들은 중증 빈혈로 인해 피로, 쇠약, 숨참, 두부 경박감(light-headedness, 현기증, 현훈), 흉통, 불규칙한 심장박동, 기타 각종 합병증들이 수반될 수 있다. 미국에만 약 5000명 정도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엔제이모는 3상 ‘CARDINAL’ 임상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이번에 허가를 획득했다. 수혈 경험이 있는 한랭응집소증 환자 24명을 대상으로 표지개방, 단일군 임상에서 치료 2주차부터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됐다.


CARDINAL 임상시험에서 엔제이모는 헤모글로빈 수치가 12g/dL 이상으로 정상적인 수준에 도달했거나, 치료효과를 평가한 시점에서 착수시점에 비해 2g/dL 이상 증가한 것으로 입증됐거나, 5~26주 기간에 수혈을 하지 않았거나, 임상시험 계획서에 따라 5~26주차에 약물치료를 끊은 환자 비율 등을 평가한 결과 1차 평가지표를 충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헤모글로빈 수치의 개선과 빌리루빈 수치의 정상화 등을 포함한 2차 평가지표도 충족한 것으로 분석됐다.


구체적으로 헤모글로빈 수치가 12g/dL 이상에 도달했거나 최소한 2g/dL 이상 증가한 환자들의 비율이 63%에 달했다. 71%의 환자들이 5주 후 수혈을 필요로 하지 않는 상태를 유지했다. 92%의 환자들이 한랭응집소증 관련 약물치료를 받지 않고도 버틸 수 있었다. 이처럼 전체 환자의 54%가 1차 평가지표를 충족한 것으로 파악됐다. 


2차 평가지표를 보면 피험자들의 착수시점 평균 헤모글로빈 수치가 8.6g/dL로 나타났으며 3주차에 평균 2.29g/dL, 26주차에 3.18g/dL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빌리루빈 수치는 착수시점에서 평균 3.23mg/dL였으며 26주차에 평균적으로 2.23mg/dL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험자들의 10% 이상에서 가장 빈도 높게 동반된 부작용은 호흡기감염증, 바이러스감염증, 설사, 소화불량, 기침, 관절통, 관절염, 말초부종 등이었다. 연쇄상구균 패혈증 및 포도상구균 창상감염증, 관절통, 호흡기감염증 등 중증 부작용은 각 1명씩 모두 3명(13%)에서 발병했다. 이같은 부작용 탓에 용량을 조절한 환자들은 4명(17%)이다. 


26주의 임상시험 기간 종료 후 적격한 피험자들은 연장시험에서 엔제이모를 투여받았다. 권고 용량은 체중이 39~75kg이면 6500mg, 75kg을 초과하면 7500mg이다. 정맥주사제인 엔제이모는 처음 2주 동안 주 1회, 이후로는 격주로 투여된다. 바이알 당 1800달러로 미국 시장가격이 책정됐으며 몇 주 안에 출시될 전망이다. 


앞서 엔제이모는 FDA로부터 ‘혁신치료제’, ‘희귀의약품’,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됐다. 유럽과 일본 등에서도 허가심사가 진행 중이다.


사노피의 빌 시볼드(Bill Sibold) 부회장 겸 스페셜티케어 담당대표는 “지금까지 한랭응집소증 환자들은 적혈구가 지속적으로 파괴되는 증상을 관리할 수 있는 허가된 치료제를 갖지 못했다”며 “건강한 적혈구가 부재하면 파괴적인 징후 및 증상들이 연쇄적으로 촉발되면서 중증 빈혈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랭응집소증에서 적혈구 파괴를 억제하는 기전으로 유일하게 허가를 취득한 치료제가 엔제이모로서 처음부터 연쇄적인 반응을 차단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 D.C.에 소재한 조지워싱턴대 종합암센터에 부교수로 재직 중이면서 CARDINAL 임상을 총괄한 캐서린 브룸(Catherine Broome) 박사는 “한랭응집소증 환자는 면역계가 자기 신체와 전쟁을 펼쳐야 하는 것을 감내해야 한다”며 “이로 인해 끊임없이 건강한 적혈구들이 파괴되는 것을 한랭응집소 환자들이 매일같이 침울하게 겪어야 하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 다수의 한랭응집소 환자들에게서 적혈구 파괴의 기저원인으로 꼽히는 보체 매개성 용혈을 표적으로 작용하는 치료제를 확보하게 됐다”며 “26주간의 임상시험에 엔제이모 투여 환자들은 헤모글로빈과 빌리루빈 수치를 측정했을 때 빈혈 증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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