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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출현에 글로벌 제약업계 … 맞춤 백신, 항체치료제 신속개발 경쟁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1-12-28 03:07:59
  • 수정 2021-12-29 02:4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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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이자는 내년 2~3월 새 백신 준비 … 리제네론도 새 항체 버전 내년 1분기 준비

작년 12월 화이자의 mRNA 방식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코로나19) 백신이 영국을 시작으로 미국, 유럽연합, 한국 등에 순차적으로 승인되면서 대유행의 불확실성에 어느 정도 해소되는 듯했다. 


백신을 전인구의 70% 이상이 맞으면 집단면역이 형성돼 코로나19를 극복할 것으로 알았지만 오미크론 변이가 지난달부터 확산되면서 다시 미궁에 빠졌다. 


미국의 의학 전문가나 바이오파마 애널리스트들은 “COVID-19가 계속해서 새로운 변종을 갖고 매 시즌 다시 돌아올 것”으로 보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가 더 전염성이 강하고 기존 허가된 백신을 무력화한다고 알려져 있다. 


문제는 새로운 변이가 출현할 때마다 ‘사회적 거리두기’ 같은 일상의 ‘잠금’과 ‘해제’를 되풀이해야 하는 게 인류의 처지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쳇바퀴를 도는 ‘실험용 햄스터’와 다를 바 없는 게 오늘날 인류다.


제약바이오 업계는 2022년을 맞아 팬데믹이 풍토병으로 고착화될 것이란 가정 아래 비즈니스를 준비하고 있다. 


생명과학 분석기업 에어피니티(Airfinity)의 라스무스 벡 한센(Rasmus Bech Hansen) CEO는 최근 기자 브리핑에서 “글로벌 상황을 보면 우리가 여전히 매우 어려운 시기에 있다고 말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전 세계적으로 신규 확진과 사망자가 증가하면서 올해 최대 정점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관건은 백신 제조사들의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대응이다. 최근 제약사들은 오미크론 예방 및 치료 약물을 발굴하기 위해 재출격에 나섰다. 화이자-바이오엔텍(Pfizer-BioNTech), 모더나(Moderna) 등은 오미크론 맞춤형 코로나19 예방백신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mRNA 전문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다른 기업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 


바이오엔텍의 CEO인 우구르 사힌(Ugur Sahin)은 이달 초 기자 회견에서 “잠재적인 오미크론 백신의 개발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이자-바이오엔텍 양사는 내년 2월이나 3월까지 오미크론 적응 백신을 준비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어피니티는 다른 회사는 새 오미크론 적응 백신을 확보하는 것은 내년 9월이나 돼야 가능할 것으로 추정했다. 모더나의 스페판 호지(Stephen Hoge) 박사는 “오미크론은 지금까지 우리가 긴장감을 갖고 바라본 코로나19 변이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난색을 표했다. 


오미크론 대응 백신이 개발돼도 양산을 위해서는 시설 확충 등 준비 기간이 필요해 생산 속도가 느려질 수밖에 없다. 에어피니티가 추정하는 현재 글로벌 백신 생산 용량은 87억도스다. 새로운 주사가 필요할 경우 50억도스의 수요가 예상되며 일부 제약사는 기존 백신 수요가 소멸되면서 시장을 완전히 떠나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될 수도 있다. 


바이오엔텍의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시어크 포에팅(Sierk Poetting)은 기자 회견에서 “우리는 이미 (mRNA 양산에 필요한) 플라스미드 생산 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플라스미드가 있으면 생산 과정 자체가 완전히 동일하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오미크론의 출현은 성공적인 백신과 항체를 개발한 소수 제약사보다 더 많은 회사를 바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에어피니티는 전 세계적으로 358개의 COVID-19 백신이 전임상 개발 단계에 있고, 임상 개발 중인 175개 중 41개가 3상을 진행 중이다. 


이들 백신은 COVID-19 단독백신, 독감 및 기타 호흡기질환에 대한 예방을 겸하는 복합백신으로 나뉜다. 또 주사맞기를 주저하는 사람들을 위해 수용성을 높일 수 있는 신제형 백신도 있다. 


벡한센 에어피니티 CEO는 언론 브리핑에서 "바늘 주사로 인해 일부 사람들이 예방접종을 받지 못한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2022년에는 비강분무제, 경구복용약, 무바늘 주사제의 가능성이 엿보이고 올해 목격한 바와 같이 상당한 혁신과 과학적 진보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미크론의 출현은 COVID-19가 한동안 주요 위협으로 남을 것이라는 경종을 불러일으켰다. 동시에 제약사들의 활황을 부를 수도 있다. 증권투자기관인 캔터 피츠제럴드(Cantor Fitzgerald)의 애널리스트들은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인 ‘코미나티주’(Comirnaty)의 2027년 매출 전망을 100억달러에서 250억달러로 올리기도 했다. 화이자는 올해 코로나19 백신 매출 급성장으로 360억달러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으며 내년에도 290억달러를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예방백신들은 유효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본격적으로 사용된 첫 해인 올해 미국에서만 100만명 이상의 생명을 구했다. 작년 상반기만 하더라도 인류를 죽음과 공포로 몰아넣었지만, 이제는 적어도 죽음과 장애로부터 감염병을 떼어내는 데 성공했다. 


오미크론 변이 등장과 함께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들을 치료하는 약물도 다시 판을 짜야 한다. 리제네론과 릴리가 개발한 항체는 이미 오미크론에 대한 효과가 거의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판명됐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비르바이오테크놀로지(Vir Biotechnology)가 개발한 항체치료제 ‘제부디’(Xevudy 성분명 소트로비맙 sotrovimab)는 오미크론에 대해 가장 적합한 옵션이지만 수요에 비해 공급이 크게 달리는 상황이다. 


이에 리제네론과 릴리는 새로운 변종을 해결하기 위한 항체치료제 개발에 부산하다. 리제네론의 CEO인 렌 슐라이퍼(Len Schleifer) 박사는 “2022년 1분기에 조정된 항체 버전을 준비할 수 있으며 여러 변이에 대해 효과적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CNBC에 출연해 “다음 변이가 나타나기 전에 대규모로 이것을 환자들에게 공급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신종 변이가 출현할 때마다 꼬리를 쫓고 싶지 않다”며 “오미크론과 델타 변이 모두에 작용할 수 있는 새로운 항체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따라서 신종 변이에 대한 즉각적인 항체 개발, 그에 따른 신속한 양산체제 구축이 항체치료제 경쟁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또다른 경이로움은 화이자의 경구용 코로나19 항바이러스제 ‘팍스로비드’(PAXLOVID: 니르마트렐비르+리토나비르, nirmatrelvir(PF-07321332)+ritonavir)와 미국 머크(MSD)와 리지백바이오테라퓨틱스(Ridgeback Biotherapeutics)의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라제브리오’(Lagevrio 성분명 몰누피라비르’ molnupiravir)가 22일과 23일 연이어 미국에서 승인됐다. 


팍스로비드는 경증 및 중등도 환자가 입원 및 사망할 위험을 89%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라제브리오는 이런 효과가 30%선에 그친다. 게다가 팍스로비드는 12세 이상, 라제브리오는 18세 이상으로 처방이 제한된다. 팍스로비드는 당분간 수요가 넘쳐 공급이 크게 달리는 문제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라제브리오는 팍스로비드에 이어 두 번째로 선택될 공산이 크다. 그러나 미흡한 백신을 보완하려면 미흡한 치료제 또한 필요한 상황이어서 라제브리오도 존재가치가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제약업계 업황은 올해도 작년 수준에서 정체했거나 소폭 개선됐다. 하지만 작년 상반기의 ‘공황’을 우려할 수준은 지났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이미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적응해 새롭게 장사하는 방법을 터득했다. 오미크론 출현이 변수가 될 수 있지만 이 또한 궁극적으로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애널리스트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한마디로 글로벌 바이오파마 업황은 결코 어둡지 않고 밝은 면이 오히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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