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스톡홀름 소재 희귀질환 치료제 전문기업인 칼리디타스테라퓨틱스(Calliditas Therapeutics, 나스닥 CALT)는 희귀 자가면역 신장질환의 일종인 원발성 IgA신병증(immunoglobulin A nephropathy, IgAN) 치료제로 개발 중인 ‘타페요’(Tarpeyo 성분명 부데소나이드 budesonide) 경구용 장용성 서방형 캡슐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가속승인을 받았다고 지난 16일(현지시각) 발표했다.
FDA는 타페요를 질환이 급속히 진행될 위험이 있는, 크레아티닌 대비 요단백 비율(뇨단백/크레아티닌, urine protein-to-creatinine ratio, UPCR)이 1.5g/g 이상인 성인에서 단백뇨를 줄이는 용도로 허가했다.
미국에서 IgA 신장병증에 경구용 스테로이드가 승인받은 것은 타페요가 처음이다. 미국 내 30일분 도매상 공급약가는 1만4160달러로 책정됐다. 타페요의 개발명은 ‘네페콘’(Nefecon)으로 중국, 홍콩, 마카오, 대만, 싱가포르에서는 홍콩에 근거지를 둔 제약사인 에베레스트메디신(Everest Medicines)이 판권을 보유하고 있다. 예비된 유럽 브랜드명은 ‘킨페이고’(Kinpeygo)이다.
타페요는 국소 항염증 작용을 갖는 부데소나이드가 위에서는 녹지 않고 대부분의 페이어스패치(Peyer’s patch: 소장을 둘러싼 점막의 림프계 여포 소기관)가 집중돼 있는 회장(回腸)에 도달해야만 지속적으로 방출되도록 설계된 특수 경구용 제제다. 현재 3상을 진행 중이다.
타페요는 2상 NeflgArd 임상의 파트A에서 1차 평가지표를 달성해 가속승인을 받았다. 임상 참여자는 하루 한 번 타페요 16mg을 복용하면서 위약과 유효성 및 안전성을 비교 평가했다. 환자는 생검으로 확인된 IgAN 환자이면서 사구체여과율이 35mL/min/1.73㎡ 이상이고 단백뇨도 하루 1g 이상 또는 UPCR이 0.8g/g 이상인 환자로 선정됐다. 이들은 레닌-안지오텐신 시스템 억제제(RASi) 약물을 최대용량으로 투여해도 안정된 내약성을 보였다.
타페요+RASi 병용군(97명)은 9개월 시점에 단백뇨가 기저치에서 34% 감소한 반면 RASi 단독 투여군(102명)에서는 5% 감소했다. 9개월차 UPCR의 1차 평가변수에 대한 치료 효과는 주요 인구통계학적 및 치료시작 시점 질병 특성을 포함한 주요 하위 그룹에서 일관되게 기준을 충족했다.
단 이같은 효과는 대리지표를 통해 입증된 것으로 실제로 신장기능 저하 속도를 더디게 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추후 확증시험을 마쳐야 한다.
부작용은 기존 부데소나이드와 비슷했다. 환자의 5% 이상에서 나타난 가장 흔한 흔한 이상반응은 고혈압, 말초부종, 근육경련, 여드름, 피부염, 체중증가, 호흡곤란, 안면부종, 소화불량, 피로, 다모증 등이었다.
이 회사의 르네 아귀아르-루칸데르(Renée Aguiar-Lucander) 대표는 “FDA가 단백뇨를 낮출 수 있는 치료제로 최초이자 유일하게 승인한 약을 출시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며 “타페요는 빠른 질병 진행 위험이 있는 환자를 돕기 위한 제품”이라고 말했다.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 교수이자 스탠퍼드 사구체질환센터 소장인 리처드 라파예트(Richard Lafayette) 박사는 “IgAN은 많은 환자에게 가혹한 진단이며, 점차 투석 그리고/또는 신장이식의 필요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FDA의 타페요 승인은 복잡한 이 질환을 가진 환자에게 질병 특이적인 치료제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원발성 IgAN(또는 버거병)은 신장을 공격하는 진행성 만성 자가면역질환으로 갈락토스 결핍 IgA1(galactose-deficient IgA1)이 자가항체에 의해 항원으로 인식돼 IgA1 면역 복합체를 생성, 신장의 사구체 메산지움(mesangium)에 침착될 때 발생한다. 이런 신장 침착은 진행성 신장 손상을 유발할 수 있으며 환자의 약 50%가 잠재적으로 말기신장질환(end-stage renal disease, ESRD)에 이를 수 있다. 10대 후반~30대 후반에 가장 자주 발생한다.
FDA는 당초 지난 9월 15일에 처방약생산자수수료법(PDUFA) 조항에 따라 승인 여부를 결정하려 했으나 대리 평가지표로 단백뇨 지표를 설정해 처음으로 심사하는 까닭에 타당성 검토를 명분으로 지난 12월15일로 3개월 연장했다. 칼리디타스는 앞서 지난 3월 NefIgArd 2상 임상시험의 파트A에 속한 200명의 환자 단백뇨 개선 평가지표를 바탕으로 가속승인 심사를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