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는 만장일치로 혈전(혈액 응고)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존슨앤드존슨(J&J) 자회사 얀센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코로나19) 백신보다 화이자·모더나 등 mRNA 백신을 접종하도록 16일(현지시각) 권고했다.
자문위는 권고안에서 “18세 이상 성인의 코로나19 예방에서 얀센보다 mRNA 백신이 더 선호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CDC는 얀센 백신 접종 후 54명에게서 희소질환인 혈소판감소성혈전증(TTS)이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모두 입원 치료 중으로, 여성 7명과 남성 2명 등 총 9명이 사망했다.
자문위원인 헬렌 케이프 탈보트(Helen Keipp Talbot) 밴더빌트대 의대 보건정책학 교수는 “얀센 백신으로 인한 TTS 보고가 이전 추정치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다양한 연령대에서 성별 관계없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자문위원들은 얀센 백신 사용 자체를 중단해선 안 되며, 이같은 위험에도 불구하고 백신을 전혀 접종하지 않는 것보다 훨씬 효과 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백신 공급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다른 선택지가 없다면 얀센 백신 접종으로 얻는 이익이 위험보다 크다고 강조했다.
이에 더해 블룸버그통신은 15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의 위트워터스랜드대학 연구진이 백신 접종자의 혈장으로 실험한 결과 얀센 백신 1회 접종자의 기하학적평균항체가(GMT)가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해 2020으로 나왔으나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서는 아예 감지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화이자 백신 2회 접종자는 GMT가 기존 바이러스에 대해 1419로 나왔지만 오미크론은 80에 그쳤다. 이번 실험을 이끈 페니 무어(Penny Moore) 교수는 “오미크론은 항체 형성에서 ‘상당한 면역회피’(substantial immune escape)를 보여 준다”며 “우리의 분석 결과 특히 얀센 백신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선 지난 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얀센 백신을 승인한 이후 1700만회 이상 얀센 백신이 접종됐다. 한편 화이자의 ‘코미나티주’(Comirnaty) 백신은 올들어 9월까지 24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반면 모더나의 ‘스파이크백스’(Spikevax)는 같은 기간 107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이에 비해 얀센의 코로나19 백신은 7억6600만달러를 버는 데 그쳤다.
얀센과 대조적으로 화이자와 파트너인 독일 생명공학기업 바이오엔텍은 코미나티의 접종 대상에 12~15세 연령대가 포함될 수 있도록 정식 승인해 줄 것을 요청하는 신청서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했다고 16일 발표했다. 코미나티는 지난 5월 10일 FDA로부터 ‘긴급사용 승인’(EUA)을 취득해 12~15세 연령대에 접종되고 있다. 국내서는 7월 16일 12세 이상으로 연령확대 승인이 나왔다. 미국에서 12~15세 연령대 접종을 승인받은 ‘코로나19’ 백신은 ‘코미나티’가 유일하다. 유럽연합에서도 승인을 얻어 이미 접종 중이다.
모더나는 지난 6월 12~17세 청소년에 대한 백신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했지만, FDA는 부작용 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5개월 넘도록 청소년에서 ‘심근염’을 유발할 수 있다는 부작용 우려 때문에 승인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는 연내로 연령 확대 승인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유럽연합은 12~17세의 접종 허용을 지난 7월 23일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