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소재 CTI바이오파마(CTI BioPharma Corp, 나스닥 CTIC)는 30일(현지시각)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혈소판감소증 동반 골수섬유증 치료제로 개발 중인 파크리티닙(pacritinib)의 신약승인 심사기한을 3개월 연장한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이 약은 기저 혈소판 수치가 혈액 1ℓ당 500억개 미만인 중등도 또는 고위험 원발성(혈소판감소증) 또는 이차성(진성 적혈구증가증 후속성 또는 본태성 혈소판증가증 후속성, post-polycythemia vera or post-essential thrombocythemia) 골수섬유증(myelofibrosis, MF)을 적응증으로 삼아 개발 중이다. 심사 지연으로 새로 설정된 처방약 생산자 수수료법(PDUFA)에 따른 승인 결정시한은 2022년 2월 28일로 3개월 연장됐다.
FDA는 2020년 10월 이 약의 신약승인신청(NDA) 접수를 CTI바이오와 합의했고, 올해 6월 1일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하면서 정식 심사에 들어가 11월 30일까지 승인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제품 라벨링 논의 과정에서 FDA는 추가 임상 데이터를 요청했으며 2021년 11월 24일 추가 자료가 FDA에 제출됐다.
이에 FDA는 30일 새 데이터 제출이 NDA에 대한 ‘주요 수정’을 요구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완전한 검토를 위해 PDUFA 날짜를 3개월 연장한다고 CTI바이오에 통보했다. 현재 CTI바이오는 제출 내용의 주요 결함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이 약은 3상 PERSIST-2 및 PERSIST-1, 2상 PAC203 임상시험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약승인신청이 접수됐다. 혈소판감소증을 보이면서도 이전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와 JAK2 억제제에 이전에 노출된 환자를 대상으로 파크리티닙 200mg을 하루 2회 투여했다.
PERSIST-2 연구에서 파크리티닙을 투여한 중증 혈소판감소증 환자 가운데 29%가 최소 35%의 비장 용적 감소를 보인 반면 룩소리티닙(ruxolitinib)을 포함한 최선치료(best available therapy)를 받은 환자는 3%였다. 또 파크리티닙 투여군은 환자의 23%가 총 증상 점수가 최소 50% 감소한 반면 최선치료군은 13%였다. 파크리티닙 치료군은 이상반응이 일반적으로 낮은 등급이었고 지지요법으로 관리할 수 있었으며 중단으로 이어진 경우는 드물었다. 혈소판 수와 헤모글로빈 수치도 안정화됐다.
CTI바이오파마의 사장 겸 CEO인 아담 크레이그(Adam R. Craig) 박사는 “CTI는 NDA를 검토하는 동안 FDA와 지속적으로 협력하겠다”며 “혈구감소성 골수섬유증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가능한 한 빨리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새로운 치료 표준을 수립할 수 있는 파크리티닙의 잠재력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파크리티닙은 JAK1을 건드리지 않고 JAK2, FLT3, IRAK1, CSF1R 등을 특이적으로 억제하는 경구용 키나제 억제제다. JAK 효소 계열은 정상적인 혈액 세포 성장과 발달, 염증성 사이토카인 발현 및 면역반응에서 주요 신호전달경로의 핵심요소다. 이들 키나제 변이는 골수 증식성 신생물, 백혈병, 림프종 등 다양한 혈액 관련 암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
파크리티닙의 c-fms, IRAK1, JAK2, FLT 등에 대한 키나제 억제 특성은 골수섬유증은 물론 급성골수성백혈병(AML), 골수이형성증후군(MDS), 만성골수단구성백혈병(CMML), 만성림프구성백혈병(CLL) 등에서도 잠재적으로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골수섬유증은 악성 골수세포의 축적으로 인해 염증성 반응과 골수 섬유화가 나타나는 심각하고 치명적인 질환이다. 섬유화된 골수는 적혈구 생산 능력이 저하되기 때문에 비장과 간이 부담을 안아 비장 부피 확대, 빈혈, 극심한 피로, 통증 등을 초래한다. 미국 내에는 대략 2만1000명의 환자가 있으며, 이 중 7000명은 중증 혈소판 감소증(혈소판 수 L당 500억개 미만)을 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