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수확을 앞둔 각종 곡식들이 익어가는 풍요로운 계절이기도 하지만 바다의 수산물들도 겨울을 나기 위한 준비를 하며 한창 살이 통통하게 오르는 계절이기도 하다. 그 중에서도 가을철 수산물 중 별미로 손꼽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새우다.
새우는 구하기도 쉽고 각종 요리로 만들기도 간편하지만 특유의 감칠맛이 입맛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이런 이유로 가을 새우철을 맞아 산지를 찾아, 혹은 가정에서 찜·구이·튀김 등 다양한 방식으로 새우 요리를 즐기는 사람이 늘고 있다. 특히 새우 종류 중 자연산 대하는 몸집이 다른 종보다 크고 새우 특유의 고소한 맛도 풍부해 많은 이들이 선호하고 있다.
이처럼 가을철 별미로 손꼽히는 새우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새우를 구입할 때 ‘자연산 대하’와 ‘양식 흰다리새우’를 정확하게 구별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했다. 식약처의 도움말을 통해 새우를 이용한 다양한 요리와 자연산 대하와 양식 흰다리 새우의 구별법, 새우의 영양과 효능 등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우리나라에 90여종 서식 … 대하·흰다리새우 대표적 먹거리
새우(학명 Caridea)는 십각목(다섯 쌍의 발이 달린 종류) 새우아목에 속한 동물의 총칭이다. 옛 문헌에 따르면 새우류는 한자로는 보통 하(鰕)가 쓰였고 하(蝦)라고도 했다. 우리말로는 사이·사요·새오라고도 불렸는데 현재는 새우가 표준어이며 방언으로 새비·새오·새우지·쇄비 등이 있다.
새우류는 전 세계적으로 약 2900종, 우리나라에는 약 90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대표적인 종류로는 대하·흰다리새우·블랙타이거새우·독도새우 등을 들 수 있다.
대하는 크기가 큰 새우를 뜻하며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에만 서식하는 종이다. 그물로 잡는 대하는 성미가 급해 잡은 지 얼마 안 돼 죽기 때문에 살아있는 대하는 구하기는 어렵다.흰다리새우는 시장이나 마트에서 주로 판매되는 것이다. 수조 안에서 헤엄치고 있는 것이 바로 흰다리새우로 양식한 국산과 남미산이 주로 유통된다.
블랙타이거새우는 작은 크기부터 20cm 이상의 크기까지 다양하며 정식명칭은 홍다리얼룩새우다. 암녹색의 바탕에 검은 줄무늬가 있고, 두흉부에 붙은 5쌍의 다리는 붉은색이다. 독도새우는 고유 명칭은 아니며 독도 근처 해역에서 서식하며 잡히는 물렁가시붉은새우, 가시배새우, 도화새우를 총칭해 부르는 명칭이다.
그러나 우리네 식탁에 자주 올라오고 쉽게 먹는 새우는 대하와 흰다리새우다. 많은 사람들이 대하와 흰다리새우를 동일한 종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지만 얼핏 보기에 겉모습이 흡사하고 맛은 비슷해도 둘은 분명히 다른 종이다. 대하와 흰다리새우는 십각목 보리새우과에 속하지만 세부적인 분류에서 대하는 대하속에 속하고 흰다리새우는 흰다리새우속에 해당하며 가격 또한 대하가 2∼3배 정도 비싸기 때문이다.
대하와 흰다리새우를 가장 쉽게 구별하는 방법은 꼬리의 색깔을 확인하는 것이다. 대하의 꼬리는 녹색 빛을 띠지만 흰다리새우의 꼬리는 붉은 빛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채찍이라고 불리는 수염과 더듬이로도 구별이 가능하다. 대하의 수염은 자기 몸집의 2~3배정도로 흰다리새우 보다 길어 음식점에서 요리된 새우가 대하인지 흰다리새우인지 구별하는 방법으로 유용하다. 또한 수염으로 오해할 수 있는 새우 코끝의 더듬이로도 구별할 수 있는데 흰다리새우는 더듬이가 매우 짧지만 대하는 수염으로 보일만큼 길다.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새우의 다리색깔과 이마뿔 길이로도 구별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새우의 다리색깔과 이마뿔 길이로도 구별할 수 있다. 흰다리새우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다리가 투명한 듯한 흰색이고 대하는 붉은색을 띄고 있는 차이가 있다. 다만 익히면 새우 등 갑각류에 있는 ‘아스타잔틴’이라는 색소단백질에 의해 흰다리새우와 대하 모두 붉게 변하므로 구별이 쉽지 않다.
또 흰다리새우의 이마뿔의 길이는 코끝보다 짧은 반면 대하의 이마뿔은 코끝보다 길게 앞으로 나와 있어 눈으로 식별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마뿔은 어획 또는 유통 중에 훼손될 수 있어 구별기준으로 한계가 있다.
새우를 구입할 때는 무엇보다 신선한 것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선한 새우를 고르기 위해서는 새우 머리가 투명해 내장이 잘 보이는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껍질에서 윤기가 나고 몸통을 만졌을 때 탄력이 느껴지는 것이 좋은 새우다.
대하와 흰다리새우 등 새우에는 타우린과 키토산, 칼슘 등 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는 성분들이 다량 함유돼 있다. 타우린과 키토산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며 해독작용을 도와 간 기능을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풍부하게 함유된 칼슘은 뼈 건강을 유지·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튀김·버터구이·멘보샤·감바스 등 다양한 요리 … 비브리오패혈증 주의해야
새우는 튀김 또는 버터구이·멘보샤·새우깐쇼·칠리새우·감바스 등 다양한 요리로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제철을 맞아 탱글탱글한 식감과 특유의 단 맛을 느끼기 위해서는 회나 소금구이가 제격이다.
특히 새우회는 살이 매우 부드럽고 달큼한 감칠맛이 일품이다. 탱탱한 새우를 간장이나 초장에 찍어 한입 베어물면 입에서 사르르 녹는 듯한 느낌을 맛볼 수 있다. 다만 새우 머리에는 쉽게 상할 수 있는 내장이 있어 회로 먹을 때는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대하는 9월∼11월 사이에 맛과 영양이 가장 풍부해 별다른 조리법 없이 소금구이로 해먹어도 맛이 뛰어나다. 냄비에 포일을 깔고 굵은소금을 뿌린 후 새우를 겹치지 않도록 가지런히 올려놓은 후 뚜껑을 덮어 새우가 주황색으로 변하면 한 번 뒤집어 주고 10분 정도 지난 후 섭취하면 된다.
일부에서는 새우를 굵은 소금 위에서 굽는 이유를 새우에 소금 간을 해서 먹기 위해서인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간을 맞추기 위해서가 아니라 새우를 태우지 않고 부드럽게 충분히 익히기 위해서다. 새우를 그대로 굽게 되면 새우 껍질이 쉽게 타버리지만 소금은 녹는 점(약 800℃)이 매우 높아 새우를 태우지 않으면서 새우 속까지 열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하 등 새우는 탱글한 식감과 특유의 감칠맛을 느낄 수 있는 뛰어난 식품이지만 섭취할 때 주의해야 할 부분들이 있다. 우선 대하를 먹을 때는 가급적 익혀 먹는 게 좋다. 생으로도 먹을 수는 있지만 잘못 섭취할 경우 ‘비브리오패혈증’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브리오패혈증은 어패류를 생으로 먹거나 덜 익혀 먹을 경우 또는 상처 난 피부가 바닷물에 접촉할 때 나타날 수 있는 질환으로 흔하게 발견되지는 않지만 한번 발생하면 치사율이 50%에 이를 만큼 위험하다. 급성 발열과 오한·복통·구토·설사·혈압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증상 발현 후 24시간 이내에 피부병변이 생긴다.
비브리오패혈증을 유발하는 비브리오 균은 85℃ 이상 온도에서 충분히 가열하면 사라지는 만큼 새우를 먹을 때는 가급적 찜·구이·튀김 등으로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