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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사회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쥐어짜기’ 논란 … 안전성 vs 효율성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1-03-04 16:27:42
  • 수정 2021-06-28 17:3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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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분주시 남는 것으로 접종인수 늘려야” … 의료계 “분주 강권하면 안전성 위협”
지난달 27일 정세균 국무총리가 국립중앙의료원에서 화이자의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현황을 지켜보다가 이 백신의 한 바이알 당 접종인원을 6명에서 7명으로 늘릴 수 있는 아이디어가 나와 의료계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신아양행, 두원메디텍이 정부에 납품한 주사기와 풍림파마텍이 미국 수출을 앞두고 있는 이른 바 최소잔여형(Low Dead Space, LDS) 주사기를 사용하면 병이 묻는 주사액이 거의 남지 않아 원래 6인용으로 된 바이알을 7명에게까지 주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은 이날 오전 9시 정세균 총리에게 “동결된 화이자 백신이 해동되면 0.45cc 정도가 되고 여기에 1.8cc의 생리식염수를 섞으면 총량이 2.2cc가 되는데 1회 접종 용량을 0.3cc로 하면 7인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생리식염주사액 1.8mL로 희석하라는 것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식품의약국(FDA), 세계 최초로 화이자 백신을 승인한 영국 정부, 화이자 제약사 모두 똑같이 설정한 지침이다. 생리수를 부은 다음 10회 부드럽게 뒤집어 혼합한다. 반면 모더나, 얀센, 아스트라제네카 등은 희석하지 않고 원액 그대로 주사하는 형태다. 

이에 정기현 중앙의료원장은 “주사기도 좋고, 간호사 기술도 워낙 괜찮아서 더 이상의 결과가 나올 수가 있다”고 말헀다. 오명돈 중앙접종예방센터장도 “우리 기업이 특수하게 제작한 주사기로 직접 뽑아보니까 매우 정확하게 뽑히고, 또 6인용 바이알인데 6인용을 뽑고 나서도 분량이 남을 정도로 주사기가 좋다”고 거들었다.

정 총리는 “그건 영업 비밀이니까…”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정 원장은 “대박 사건이 터질 것 같은데…”며 화답했다. 

여기에 더해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최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현재 한 바이알 당 10명분이 들어있어 폐기량을 관리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며 “10명 단위로 정리가 되지 않고 남은 부분이 있을 것이기에 그런 부분들은 폐기량이 최소화될 수 있게끔 백신을 배분하고, 만약에 백신접종을 못하는 경우 보건소에서 모아서 접종하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의료계는 2일 “백신 접종 현장에 혼란을 주고, 의료인들의 스트레스를 가중시키고 있다”며 “한 명이라도 더 접종하도록 의료인들에게 압박감을 주는 것은 안전한 백신접종 투여가 중요한 현 상황에서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시 단순 분주량보다는 실제 투여량을 고려해야 한다”며 “코로나19 백신 0.3㎖을 정확히 투여·주사하기 위해서는 0.32㎖가 필요하다. 즉 백신접종을 위해 주사기에서 공기를 빼는 과정에서의 약물 유실분과 주사기 및 바이알 잔량 유실분 등을 고려해야 하고, 정확한 접종량을 분주하는 데 오류가 발생할 수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헀다.

또 “화이자 백신 1바이알을 0.3㎖로 분주하여 7인에게 접종하면 분주 과정에서 유실 오차 등에 의하여 일부 사람에게 적은 양의 백신 용량이 들어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며 “특히 마지막 7번째 접종의 경우 주사기 내 백신 유효성분과 주사기 내벽의 윤활제 혼합 정도를 고려한 정확한 검증이 우선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방역당국은 접종 담당 의료인에게 최소 잔여형 주사기를 사용하여 1바이알 당 접종 권고 인원수 이상으로 분주하는 것을 강요하지 않아야 한 ”며 “아무리 훈련된 의료인이라도 주사기를 다룰 때 안전사고가 발생될 수 있으므로 섬세하고 신중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의료계의 반발에 정 총리는 3일 서울 중구보건소를 찾아 “안전성에 영향이 없고 의료진에 부담을 주지 않는 전제하에 최고 효율성을 가진 주사기를 우선 활용해 단 한 분이라도 더 접종받도록 조치하라”고 입장을 정리했다. 방역당국에 힘을 실어주고 책임은 자신이 지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의약품 용량 및 포장 논란은 유소아시럽, 건조분말시럽, 일회용 점안제도 여전 

의약품에서 정확한 용량은 예전부터 쭉 이슈였다. 약국에서 유소아용 시럽제를 조제할 때 1~2㎖만 모자라도 항의받기 일쑤다. 이에 약국에서는 제약사에 병 포장당 5~10㎖를 더 넣으라고 요구해 일부 관철되기도 했다. 일부 약국에서는 약사가 손해를 감수하고 더 담아주기도 한다.  

건조시럽의 경우 과량 충전 또는 소량 충전이 문제가 돼 항의를 받은 사례가 비일비재했다. 과량 충전하는 경우는 약물이 병이나 숟가락에 묻어 유실될까봐서다. 소량 충전은 제약사의 오류 또는 미필적 고의로 일어난다. 

이에 따라 약사나 소비자들은 1회용 또는 낱개 포장을 원하지만 원가 증대와 환경오염이 문제가 된다. 

점안제의 경우 한번 개봉해 여러번 사용하는 1회용 리캡(re-cap, 뚜껑이 붙어 있어 재사용 가능)이 오염 등 안전성 문제가 제기된 바 있으나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공개한 중앙약사심의위원회 결정은 1회용 사용은 강제가 아닌 권고로 정해졌다. 즉 리캡의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으며 경제성, 편의성을 고려해 존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1회용 논리캡(non re-cap) 의무화는 강제가 아닌 권고하는 선에서 타협점이 나왔다. 

그러나 식약처는  2015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재평가를 거쳐 ‘2016년 1월10일부터 판매되는 일회용 점안제에 대해 ‘점안 후 남은 것은 버려야 한다’는 안전성 서한을 배포한 바 있다. 처음 1~2방울을 버린 뒤 사용하라는 내용을 기재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일부에서 제기된 바 있다. 안전지상주의냐 효율과 환경보호의 중시냐에 놓여 있다.

백신 접종도 기실 이런 문제와 관련 있다. 안전성을 최고로 여기면 무리한 분주는 자제돼야 한다. 반면 효율을 높이는 게 중시한 시점이라면 여건히 허락하는 한 분주가 권장돼야 마땅하다. 백신은 시럽제나 점안제보다 훨씬 치명적인 코로나19를 관리하기 위한 것인 만큼 검증을 통한 충분한 시연 후에 분주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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