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소암의 절반 정도는 BRCA1/2라는 유전자 변이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이 유전자 이상 외에도 암 가족력으로 인한 새로운 위험인자가 있다는 사실을 밝힌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윤진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정유연 임상강사·김명신 유전진단검사센터 교수팀은 BRCA1/2 유전자 변이가 없더라도 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 ‘BRCA1 메틸화’가 증가돼 난소암 발생 위험인자로 작용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분석 대상을 난소암 그룹과 정상군으로 분류해 BRCA1/2 유전자 변이 여부, 암 가족력 여부 등에 따라 교차분석을 실시했다. DNA 분석에는 서울성모병원 인체유래물은행과 산부인과를 통해 수집한 혈액을 사용했다. 암 가족력은 부모, 형제 중 BRCA 유전자 변이와 연관된 것으로 알려진 유방암·난소암·췌장암이 있는 경우로 정의했다.
연구 결과 BRCA1/2 유전자 변이가 없는 그룹을 기준으로, 암 가족력이 있는 그룹은 암 가족력이 없는 그룹에 비해 BRCA1 메틸화가 의미 있게 증가됐다. DNA 메틸화(methylation)는 DNA 염기서열 중 뉴클레오티드인 CG의 C(시토신)에 메틸기(CH3)가 추가돼 발생하는 후성학적 변화다. DNA에서의 메틸화 변화는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주며 암세포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난소암은 유전적인 질환으로 잘 알려져 있다. BRCA1 유전자 변이가 있으면 평생 난소암에 걸릴 가능성이 40~60% 높아지고 BRCA2 변이가 있으면 11~30%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윤진 교수는 “난소암은 발생 시 완치가 어려운 부인암으로 75%의 환자가 3기 이상의 진행된 병기에서 진단된다”며 “BRCA1/2 유전자 변이가 없더라도 암 가족력이 있으면 유전자검사를 통해 난소암의 위험성을 예측 가능한 것으로 보이며 이에 대한 실용화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부인과종양학저널’(Journal of Gynecologic Oncology, IF=4.54)의 2021년 1월 7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