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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버드바이오 혈액질환 유전자치료제 ‘진테글로’ 암 발생으로 임상 중단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1-02-19 21:24:03
  • 수정 2021-06-15 17:5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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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겸상적혈구빈혈 임상 중 2명 AML, MDS 발병 … 삽입용 벡터가 암 유전자 자극 추정 … 동종 치료제 개발 전반에 ‘먹구름’
블루버드의 난치성 혈액질환 단회 유전자치료제인 ‘진테글로’(Zynteglo, 성분명 베티베글로진 오토템셀 Betibeglogene Autotemcel, 미국 브랜드명  LentiGlobin)가 겸상적혈구질환(sickle cell disease, SCD) 적응증 획득을 위한 1/2상 임상 도중 2명의 환자에서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자 지난 16일(현지시각)일 이 약의 시판을 중단한다고 선언함에 따라 유전자치료제 개발 전반에 먹구름이 밀려오고 있다.

이 약은 2019년 5월, 12세 이상 수혈의존성 베타지중해빈혈 (transfusion-dependent beta thalassemia, TDT) 치료제로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작년 1월 중순부터 독일 등에 제품이 깔리기 시작해 1회에 158만유로(178만달러)에 시판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상업적으로는 첫 환자도 받지 못했다. 이에 대해 블루버드바이오는 어떤 해명도 내놓지 않고 있다. 이 약은 당초 올해 중반에 같은 적응증으로 미국에서 허가가 날 것으로 기대됐었다.

임상에서 나타난 2가지 위중한 부작용은 첫 번째 그룹에서 5년 전에 치료받은 환자 중 한 명이 최근 급성골수성백혈병(AML) 진단을 받은 것과 이 임상 후반 그룹에 등록된 또 다른 연구 환자가 2018년에 치료를 받고 골수이형성증후군(myelodysplastic syndrome, MDS)이 나타난 것이다. 

블루버드는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및 유럽의약품청(EMA)과 협력해 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17일 밝혔다. 진상조사의 핵심은 진테글로에 사용되는 BB305 렌티바이러스(lentivirus vector) 벡터가 인간 게놈에도 삽입돼 암을 유발하는지 여부다. 두 규제당국은 이미 이에 대해 사전경고를 보냈던 것으로 블루버드를 통해 확인했다. 

EMA가 언급했듯이 다른 승인된 유전자치료제가 동일한 바이러스 벡터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블루버드바이오 파장 때문에 안전성에 의심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제프리스(Jefferies)와 제이피모건(JP Morgan)의 애널리스트들은 분석했다. JP모건의 코리 카시모프(Cory Kasimov)는 17일 메모에서 “이 뉴스가 어떻게 임상적, 규제적 관점에서 상업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않을지 알기 어렵다”며 상당한 여파가 있을 것이라고 예견했다. 

제프리스의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사건이 미칠 3가지 시나리오를 열거했다. 우선 관련된 환자 수가 적고 잠재적인 요인이 많기 때문에 블루버드바이오가 진테글로와 혈액암 사이의 인과 관계를 완전히 배제하는 게 어려울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동안 47명의 겸상적혈구빈혈 환자가 임상에서 이 약물로 치료를 받았으며, 63명의 베타지중해빈혈 임상 환자 중 지금까지 암에 걸린 사람은 없다고 블루 버드의 닉 레슐리(Nick Leschly) CEO는 밝혔다. 

두 번째는 렌티바이러스 벡터가 암을 유발하는 유전자에 가까운 게놈 영역에 삽입되는지 여부와 벡터가 유전자 발현에서 변화를 유발하는지 여부다. 감마레트로바이러스의 일종인 렌티바이러스는 게놈 안정성과 암 형성에 관여한다고 알려진 유전자와 가까운 곳에 삽입된다고 파악돼 있다. 

레슐리 CEO는 이와 관련, MDS 사례는 종양세포가 렌티바이러스 벡터 서열을 가지고 있는지 아직 알지 못하지만, AML 사례에서는 암세포에서 이 벡터의 서열이 검출됐다고 레슐리는 시인했다. 

사실 이전에도 또 다른 MDS 사례가 보고된 적이 있었다. 다행히 혈액세포 안에 벡터가 침투하지 않아 신속하게 벡터를 제거 할 수 있었고 환자는 암의 원인으로 여겨지는 고전적인 돌연변이를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큰 문제가 없었다고 데이브 데이비드슨(Dave Davidson) 최고의학책임자(CMO)는 16일 해명했다. 

조사 후 진테글로가 겸상적혈구빈혈 환자에서 나타난 두 가지 암 사례를 일으키지 않는다는 게 입증되더라도 상업적 출시가 한동안 지속될 수 있다. 게다가 의사와 FDA가 최대 5년까지의 장기 후속 데이터를 보려고 한다면 상황은 더욱 나빠질 수밖에 없다. 

셋째로 이같은 위험요인 외에도 블루버드는 화학요법제인 부설판(busulfan)을 가능한 범인으로 지목했다. 진테글로 투여 환자는 사전요법으로 부설판을 먼저 맞아 유전자치료에 대비한다. 부설판은 만성골수성백혈병(CML), 림프종, 골수증식성장애 등에 대한 골수이식치료 시 다른 화학요법제와 함께 투여된다. 

이럴 경우 사전 컨디션 조절요법으로 부설판을 투여하는 모든 유전자치료 프로그램에 대한 안전성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예컨대 겸상적혈구빈혈 및 베타지중해 빈혈에 대한 잠재적인 치료 인 CRISPR테라퓨틱스 및 버텍스( Vertex)가 공동 개발 중인 임상시험용 CRISPR 유전자편집 요법제인 CTX001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제프리스의 분석가들은 “더 중요한 것은 비 화학요법제로 생체외 세포를 투여해 성공적으로 이식하고 환자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라며 “이것이 현장의 장기적인 도전과제”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진테글로의 역사는 온갖 좌절로 가득했다. 2019년 5월말 유럽에서 TDT 치료제로 조건부 승인을 받았지만, 의약품 사양 및 제조 공정을 개선하느라 몇 달을 허비해 2020년으로 출시가 지연됐다. 작년 1월 독일에서 명목상 출시됐지만 같은 해 11월까지도 돈을 내고 치료받은 환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신종코로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코로나19)도 설상가상 타격을 줬다. 

FDA는 최근 미국의 겸상적혈구빈혈 제제에 또 한번 부담을 지웠다. FDA는 블루버드에 상용 제품의 제조공정에 대한 추가 정보를 요구하면서 임상시험용 의약품과 비교할 자룔르 달라고 요청했다. 이같은 추가 주문으로 FDA의 잠재적인 승인 시기는 2022년 후반으로 지연됐다. 

진테글로의 비참함을 더해주는 소식은 또 있다. 영국의 약물 비용 감시 기관인 국립보건임상연구원(National Institute for Health and Care Excellence, NICE)은 최근 발간한 지침 초안에서 유전자치료 자체를 다루지 않았다. 장기적인 가치에 대한 증거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작은 임상시험 규모와 짧은 환자 추적 기간을 그 이유로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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