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의 포지오티닙(Poziotinib)과 상피증식인자수용체2(EGFR2 또는 HER2) 엑손(Exon) 20 돌연변이 양성 전이성 비소세포폐암(NSCLC)에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일본 다케다제약의 모보서티닙(mobocertinib, TAK-788)이 29일(현지시각) 국제폐암연구협회(The International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Lung Cancer, IASLC)가 개최하는 2020년 세계폐암컨퍼런스(WCLC)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공개했다.
경구 표적요법제인 이 약은 EGFR Exon20 삽입 양성 전이성 NSCLC 환자를 포함해 과거에 백금착제 항암제로 치료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1/2상 임상에서 조사자가 평가한 객관적반응률(ORR)은 35%, 독립검토위원회(IRC)가 평가한 경우엔 28%로 나타났다. 반응유지기간 중앙값(mDOR, 이하 IRC 기준)은 17.5개월로 평가됐다.
무진행생존기간(PFS) 중앙값은 7.3개월, 질병조절률(DCR) 78%로 나타났다.이에 반해 한미약품의 포지오티닙은 지난해 12월 23일 공개한 2상 임상의 코호트2 분석 결과 ORR은 27.8%, 반응유지기간 중앙값은 5.1개월,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은 5.5개월로 밀리는 추세다.
게다가 과거 치료경험이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코호트3 분석결과는 1차 평가지표를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의향 모집단(ITT) 분석에 따른 ORR은 27.8%, 전체 ORR 범위는 18.4~39.1%였으나, 일부 환자에서 복용중단 발생으로 사전 정의된 통계학적 가설을 기반으로 예상한 ORR 최소 유효값(20%)에 도달하지 못해 코호트3 1차평가변수를 미충족했다. 다만 질병조절률은 86.1%, mDOR은 6.5개월, PFS는 7.2개월로 유의미하게 개선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미는 연내에 FDA에 신약승인신청(NDA)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혀 우려되는 측면이 있다.
모보서티닙 투여 환자의 20%에서 높은 빈도로 발생한 치료 관련 부작용(TRAEs)은 설사(90%), 발진(45%), 손발톱염(34%), 메스꺼움(32%), 식욕감소(32%), 피부건조(30%), 구토(30%) 등이었다. 3등급 이상 부작용으로 5%이상의 환자에게서 나타난 것은 설사(21%)였다. 19명의 환자(17%)가 이상반응, 가장 흔하게 설사(4%) 및 메스꺼움(4%)로 인해 치료를 중단했다.
미국 하버드대 다나파버 암연구소의 파시 제인(Pasi A. Jänne) 박사는 “이번 모보서티닙 임상결과는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객관적반응률과 주목할 만한 반응유지기간을 보여줬다”며 “데이터는 잠재적 경구용 표적치료제로서 유망함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아렌트(Christopher Arendt) 다케다 종양학 담당 대표는 “승인된 표적치료제가 없는 복잡하고 파괴적인 EGFR Exon20 삽입 양성 전이성 NSCLC에서 새로운 치료제의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 기존의 치료 옵션은 제한적인 혜택을 제공하고 환자는 종종 생존율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데이터를 미국 식품의약국(FDA) 및 기타 규제 기관에 제출해 승인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보서티닙은 2019년에 FDA로부터 EGFR 2 (HER2) 돌연변이 또는 Exon20 삽입 돌연변이를 포함한 EGFR 돌연변이가 있는 폐암 치료제로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2020년 4월엔 이번에 임상시험을 한 목표 적응증으로 혁신치료제 지정을 받았다. 10월에는 같은 적응증으로 중국에서 혁신치료제로 선정됐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비소세포폐암(NSCLC)은 가장 흔한 형태의 폐암으로 전 세계적으로 매년 진단되는 180 만 건의 신규 폐암 사례 중 약 85 %를 차지한다. EGFR Exon20 삽입 양성 전이성 NSCLC는 전체 NSCLC의 1~2%를 차진한다. 서양인보다는 아시아인에서 더 흔하게 나타난다. 매년 전세계적으로 약 3만명이 신규 진단되는 것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