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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젤잔즈' 시판 후 임상에서 TNF 억제제보다 안전성 열등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1-01-28 20:48:38
  • 수정 2021-12-16 12: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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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혈관질환 및 종양 발생 부작용 위험 커 …애브비 ‘린버크’와의 경쟁에서 밀릴 우려 제기

화이자의 JAK(야누스 키나제) 억제제 젤잔즈정’(Xeljanz, 성분명 토파시티닙, Tofasitinib)이 류마티스관절염(RA) 안전성 연구에 실패, 경쟁약인 애브비의 린버크서방정’(성분명 우파다시티닙, Upadacitinib)과의 싸움에서 불리한 처지에 놓였다는 분석이 27(현지시각) 미국 언론에서 나왔다.


RA 표적치료제로는 종양괴사인자(TNF) 억제제와 세포 내 염증 신호 전달에 관여하는 JAK 억제제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 JAK 억제제는 그동안 잠재적인 주요심혈관사건(MACE, 심근경색 심부전 등), 색전혈전증, 대상포진 등 감염, 일부 암 위험 등이 우려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밖에 인터루킨-6(interleukin-6) 억제제 같은 사이토카인 차단제와 T세포 억제제, B세포 억제제와 같은 생물학적제제가 있다.


그런데 이날 젤잔즈는 FDA에서 요구하는 시판 후 임상시험인 ‘ORAL Surveillance 안전성’ 연구에서 TNF 억제제보다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젤잔즈’의 안전성을 여러 TNF 저해제의 안전성과 비교해 비열등성(non-inferiority)을 입증하는 이번 임상에서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류마티스관절염과 하나 이상의 심혈관위험 인자를 가진 50세 이상 환자 4362명을 젤잔즈 5mg 또는 10mg을 1일 2회 복용한 그룹과 TNF 저해제 복용군으로 똑같이 나눠 비교한 결과 전자는 심혈관질환 발생이 98건(3.77%), 후자는 37건(2.55%)에 불과했다. 또 젤잔즈 복용군 중 122명(4.19%)의 환자가 암에 걸린 반면 TNF 억제제 복용군은 42명(2.89%) 수준이었다.

 

주요심혈관계증상(MACE) 발생 건수는 젤잔즈 5mg 복용군에서 47명(3.23%), 젤잔즈’10mg 복용군에서 51명(3.50%), 젤잔즈 전체 복용군에서는 98명(3.37%)로 TNF 저해제 투여군의 37명(2.55%)보다 발생률이 높았다.

 

비 흑색종 피부암을 제외한 종양 발생은 젤잔즈 5mg 복용군이 62명(4.26%), 젤잔즈 10mg 복용군이 60명(4.12%), 젤잔즈 전체 복용군이 122명(4.19%)로  TNF 저해제 투여군 42명(2.89%)보다 많았다.

 

젤잔즈 복용군에서 가장 빈도높게 나타난 MACE는 심근경색, 가장 빈도높게 발생한 종양은 폐암이었다. 고령자나 흡엽자는 이들 위험요인의 발생 빈도가 전체 치료군보다 높게 나타났다.


화이자의 타마스 콘츠(Tamas Koncz) 염증‧면역학 담당 최고 의학책임자(CMO)는 “우리가 보유한 의약품들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에 공개한 포괄적인 추가분석 자료를 빠른 시일 내에 고지해 ‘젤잔즈’ 복용에 따른 효용성‧위험성 프로필을 명확히 알리는 게 의료적 결정과 환자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9년 FDA는 매일 두 번 젤잔즈 10mg을 복용하는 환자는 혈전 위험이 증가하고 사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화이자는 안전성 문제를 표시하고 시판 후 임상 연구에서 환자들의 복용량을 5mg으로 전환했지만, FDA는 그 해 7월 ‘블랙박스 경고’를 내렸다. 넉 달 후 유럽연합도 색전혈전증 위험에 경고를 내렸다. 앞서 2017년 8월 22일에는 FDA가 폐암과 췌장암에 대한 경고를 내려 석달 만에 라벨이 변경됐다.

 

젤잔즈의 적수, 애브비 ‘린버크’ UC, 아토피에서 우위 … 후속 ‘아브로시티닙’에 기대


문제는 화이자가 경쟁할 상대는 이제 애브비의 TNF 저해제인 ‘휴미라주’(Humira 성분명 아달리무맙 Adalimumab)가 아니라 그 후속주자인 애브비의 JAK 억제제 ‘린버크서방정’(Rinvoq, 성분명 우파다시티닙 upadacitinib)이라는 점이다.

 

린버크는 궤양성대장염에 대한 적응증 추가 승인을 앞두고 있다. 지난달 공개된 2b/3상 연구 결과 린버크는 8주차에서 관해를 보인 환자의 비율이 26%로 위약의 5%를 압도했다.


화이자에게는 좋은 소식이 아니었다. 투자기관인 번스타인(Bernstein) 분석가 로니 갈(Ronny Gal)은 “린버크의 궤양성대장염 분야에서의 명확한 유효성 신호는 젤잔즈보다 우수했다”고 평가했다.

 

갈은 화이자의 12월 경영보고서에서 2세대 JAK 억제제를 파이프라인으로 보유하고 있다”며 “그러나 향후 18개월 동안 린버크와 다른 제품의 추가 등장으로 이 분야는 더욱 혼잡해지고 화이자의 전략이 실행될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갈은 화이자가 젤잔즈의 2020년 매출이 25억달러로 예상되며 2026년 특허 보호를 상실하기 전에 2025년 28억달러로 정점을 찍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염두에 두고 후속 제품으로 준비한 게 아브로시티닙(abrocitinib)이다. 오는 4월에 FDA는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사노피와 리제네론의 아토피피부염 분야 블록버스터인 ‘듀피젠트프리필드주’(dupixent 성분명 두필루맙, dupilumab)와 애브비의 린버크에 맞서 아브로시티닙이 화이자를 구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린버크도 아토피피부염 시장을 노리고 있으며 지난달 나온 3b상 임상 결과 듀피젠트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린버크 투여군은 치료 16주차에 환자의 71%가 EASI 75(중증도 75%이상 감소)에 도달한 반면 듀피젠트 투여군은 61%에 그쳤다.


화이자는 애널리스트들에게 아브로시티닙이 아토피피부염에서 연간 매출이 30 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지만 갈은 경쟁이 너무 심해 갈은 회의적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 약이 이 적응증에서 20억달러로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JAK-억제제 전반에 걸쳐 소용돌이치는 안전성 문제도 분석가들이 계속 걱정하는 포인트다. 이달 열린 JP모건 헬스케어컨퍼런스에서 화이자의 알버트 불라  (Albert Bourla) CEO는 JAK 억제제 마케팅 담당자가 피부과 의사의 안전 문제에 대한 인식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불라는 “우리는 데이터를 개발할 것이다. 과학과 발견의 아름다운 점이 데이터를 내놓는 것”이라며 “데이터가 강력하기 때문에 JAK 억제제가 분명히 제공하는 이점이 잠재적인 위험성을 능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젤잔즈는 2012년 11월 6일에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로 승인됐으며, 지난해 9월 미국 FDA로부터 2세 이상 소아와 청소년의 활동성 다관절형 소아 특발성 관절염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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