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가 개발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밤라니비맙(bamlanivimab, 코드명 LY-CoV555) 2800mg과 에테세비맙(etesevimab, LY-CoV016) 2800mg을 병용투여한 결과 경증 및 중등도 환자 중 고위험군에서 입원 및 사망 위험이 위약 대비 70%까지 감소하는 예방 효과를 보였다.
릴리는 지난 26일(현지시각) 두 약의 칵테일요법을 시행한 3상 BLAZE-1 임상연구가 1차 평가지표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1035명의 피험자 중 칵테일요법군은 2.1%(11건)가 코로나19로 입원했거나 사망해 위약 대조군의 7.0%(36건)와 비교하면 70%나 감소한 수치를 보였다.
1차 평가지표는 치료 시작 29일까지 발생한 코로나19 관련 입원 및 사망 사건이었다. 2차 평가지표는 기저치 대비 치료 7일차 바이러스 부하량 변화, 7일차까지 지속적으로 높은 바이러스 부하량을 보이는 환자 수, 증상 해소까지 소요된 기간 등을 설정했다.
결정적으로 전체 10건의 사망 사건이 모두 위약군에서 발생했으며, 칵테일 요법군에서는 사망 사건이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주요 2차 평가지표에서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개선을 나타냈다. 부작용은 위약군과 대동소이할 정도로 크게 눈에 띄는 게 없었다.
밤라니비맙은 지난해 11월 9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긴급사용승인을 받아, 경증~중등도 코로나19 환자 중 고위험군으로 될 가능성이 높은 환자의 단독요법제로 투여되고 있다. 한달 앞서 10월 7일 단독요법제와 에테세비맙과의 칵테일요법에 대해 승인 신청을 요청했지만 칵테일요법은 여전히 FDA의 결정을 기다리는 중이다.
LY-CoV555는 캐나다 밴쿠버 소재 앱셀레라(AbCellera)가, LY-CoV016은 중국 상하이 준시바이오사이언시스(Junshi Biosciences)가 각각 개발한 중화항체다. 두 항체는 SARS-CoV-2 돌기 단백질의 서로 다른 부위와 결합해 코로나19 증식을 억제하는 기전이다. 코로나19에 걸렸다가 회복한 생존자들로부터 얻은 항체들로 항체 역가와 생산 효율을 극대화해 개발했다.
밤라니비맙의 유효성은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다. 중증 환자에 쓸 수 없는 데다가 이 약을 투여할 경증 및 중등도 환자를 선별하는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릴리는 지난해 9월 16일 2상 ‘BLAZE-1’ 임상연구 결과 LY-CoV555 투여군은 입원 및 응급실 방문 비율이 1.7%(302명 중 5명)에 그쳐 위약 투여군의 6%(150명 중 9명)와 비교해 72%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임상시험 모집단이 적고 중증 환자에는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데다가 이 평가지표가 의미를 갖추고 있는지에 대한 회의론이 일었다. 이번 칵테일요법 임상결과 발표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릴리는 릴리는 대량 칵테일 항체 주입으로 현재 약 1시간 정도 소요되는 주사 시간을 크게 단축시켜 16분으로 줄이는 방식을 허가 받기 위해 FDA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니엘 스코브론스키(Daniel Skovronsky) 릴리리서치랩 회장 겸 릴리 최고과학책임자(CSO)는 “임상 2상 시험에서 도출된 긍정적인 자료가 이번 다수의 3상 임상에서 재현됐다(replicate)”며 “코로나19 팬데믹에서 항체치료제의 중화 능력이 자료로 추가 입증됐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중화 단일클론항체들의 2상 결과는 예비적인 수준이어서 실제 임상에 적용하기에는 제약이 따를 수 있다”면서도 “3상에서 확보된 자료가 중화 항체의 효능 입증에 한층 더 무게를 싣게 할 것”이라고 해석했다.안전성 프로필을 보면 이 중화 항체들을 평가하기 위해 진행되었던 다른 임상 1상, 2상 및 3상 시험례들로부터 확보된 내용과 일치한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