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파이프라인 12개 중 6개 ‘퍼스트 인 클래스’ … 인플라엔자4가 백신은 동급 최고 노려
미국에서 두 번째로 승인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코로나19) 백신으로 세계인의 주목을 박게 된 모더나(moderna)가 상전벽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1년 전 JP모건이 주최한 헬스케어컨퍼런스에서는 단지 유망한 기술과 큰 야망을 가진 생명공학기업 중 하나로 여겨졌지만 코로나19 백신 성공으로 위상도 달라지고 있고 주목도도 더욱 높아졌다.
이 회사는 지난 11일(현지시각) 개최된 제39회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스테판 반셀(Stephane Bancel)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모더나의 향후 파이프라인과 비전에 대해 발표했다.
질환군으로 9종, 백신후보물질로 12종의 파이프라인 가운데 절반인 6개가 계열 최초(first-in-class)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이 회사의 가장 잘 알려진 품목은 단연 COVID-19 백신인 mRNA-1273이다. 2021년 사전구매계약(advance-purchase agreements, APA) 규모 117억 달러를 돌파했다. 올해 6억~10억도스(dose)를 공급할 계획이다. 현재 미국, 유럽연합(EU), 영국, 캐나다, 이스라엘에서 승인 또는 조건부 승인을 획득한 상태다. 지난달 29일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할 정도로 각국 정상과 보건당국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으며 계약물량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반셀은 “올해가 지나면 매출 기준으로 세계 최고의 백신 플레이어(백신 전문기업) 중 하나가 돼 있을 것”이라며 “거의 10년 동안 연구해온 mRNA 프로그램의 장점을 코로나19를 계기로 1년 이내에 전임상 연구에서 FDA 긴급사용승인으로 업그레이드했다”며 “새로운 종류의 의학을 검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Moderna는 이미 거대세포바이러스(cytomegalovirus, CMV), 지카바이러스(Zika virus),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espiratory syncytial virus, RSV) 관련 파이프라인 백신을 보유하고 있다.
CMV 백신후보물질인 mRNA-1647은 아직 상용화된 백신 없는 가운데 퍼스트-인-클래스 타이틀을 노리고 있다. 연내에 3상에 진입할 계획이다. 개발이 완료돼 상용화되면 2억~50억달러의 연간 매출액이 예상된다고 반셀은 설명했다.
RSV 백신후보물질인 mRNA-1345 역시 개발이 완료되면 역시 퍼스트-인-클래스가 된다. 건강한 성인과 소아를 대상으로 임상 1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카바이러스(Zikavirus) 예방 백신인 mRNA-1893도 퍼스트-인-클래스 후보다. 현재 미국 보건복지부 산하 첨단바이오의약품연구개발국(biomedical advanced research and development authority, BARDA)과 제휴해 개발이 이뤄지고 있으며, 최근 임상 1상을 마무리하고 올해 중 임상 2상에 진입할 계획이다. 가장 구체적인 개발 계획을 갖고 있는 백신 후보다.
반셀은 인플루엔자바이러스((influenza virus, 독감), 인간면역결핍증바이러스(HIV), 니파바이러스(Nipah virus) 백신 파이프라인을 새롭게 공개하며 곧 개발 또는 임상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플루엔자 백신후보물질은 mRNA-1010, mRNA-1020, mRNA-1030 등 3가지로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권장하는 4가지 계절성 바이러스를 커버하는 것을 목표로 기존 출시된 제품들을 능가하는 동급 최고(best-in-class)를 지향하고 있다. 연내로 임상 1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HIV 백신인 mRNA-1644, mRNA-1547 등은 국제에이즈백신이니셔티브(international AIDS vaccine initiative, IAVI), 빌&멜린다 게이츠재단(bill&melinda gates foundation), 미국 국립보건원(NIH) 등과 제휴해 올해 중으로 임상 1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니파바이러스(Nipavirus) 백신인 mRNA-1215는 돼지로부터 사람에게 감염되는 잠재적인 신종 병원체를 막기 위한 백신으로, 대유행에 접어들 경우 치명적인 뇌염과 수막염을 유발할 수 있다. 니파바이러스는 파라믹소바이러스과(Paramyxoviridae)의 일종이다. 본격 개발을 위해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제휴를 맺었다.
이밖에 인간메타뉴모바이러스(Human metapneumovirus, hMPV)/파라인플루엔자바이러스3형(parainfluenza virus type 3, PIV3) 예방을 위한 mRNA-1653 혼합백신 개발도 추진 중이다.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1a상을 마치고 이 바이러스 혈청형에 양성을 보이는 환자를 대상으로 연령하향형 임상(age de escalation 성인-청소년-소아 순으로 연령을 낮춰가며 안전성을 확인) 1b 상을 진행 중이다.
EBV 예방을 위한 백신인 mRNA-1189는 전임상을 진행 중이며. 연내로 1상에 착수할 계획이다. 앞서 2019년 11월, 12월에 각각 유럽과 미국에서 첫 에볼라백신인 미국 머크(MSD)의 ‘에르베보’(Ervebo) 백신이 허가된 바 있다.
이처럼 모더나가 계열 최초를 지향하는 백신은 CMV, 지카, RSV, HIV, 니파, hMPV/PIV3 등 6가지이다. 나머지는 베스트-인-클래스를 추구한다.
스테판 반셀은 “세계 4대 백신 회사(화이자,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미국 머크(MSD), 사노피 등) 중 한 개 기업의 전체 매출보다 모더나의 매출이 큰 것은 불가능하지 않다”며 “올해 세계 4대 또는 3대 백신 회사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2019 년 글로벌 백신산업의 가치는 350억 달러라고 그는 추산했다.
그는 “모더나는 수익금을 다시 회사에 투자해 규모를 확장할 계획”이라며 “모더나는 mRNA 플랫폼 회사이기 때문에 단일 생명공학기업에 안주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백신 분야에서 mRNA 성공은 올바른 전달 시스템만 가지고 있다면 효과적인 치료제를 발굴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백신 외에도 종양학, 희귀질환, 자가면역질환 등에도 mRNA 기술을 적용해 연구할 계획 ”이라고 설명했다.
반셀은 이날 “(창업) 첫날부터 우리는 현금이 떨어지기 전에 승인받을 수 없었기 때문에 우리의 파이프라인 숫자는 0이 되거나(물론 항상 가능성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또는 아주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지금의 성공에 조금 마음이 편해진 듯 “글쎄, 이제 우리가 정답을 아는 것이 좋다. 모더나는 많은 제품을 보유한 회사가 될 것이다. 사람들은 제품 개발이 진행되는 속도에 놀랄 것이다”라고 자신했다.
종합해서 그는 “2021년은 모더나 설립 역사상 가장 중요한 변곡점의 해가 될 것이다. 우리는 모더나가 업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백신 파이프라인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모더나에게 최악의 시나리오는 백신 전문기업으로 세계 정상 수준에 오르는 것, 최상의 시나리오로 광범위한 질환에 혁신적인 치료제를 보유한 빅파마로 가는 것 두 가지만 남아 있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 게 이번 JP모건 컨퍼런스에 읽혀지는 모더나의 자신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