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NA 화합물의 3D 모티프 구조분석, 이를 억제하는 소분자물질 설계 특화 … 버텍스와도 2019년 협약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더럼(Durham)에 소재한 리보메트릭스社(Ribometrix)는 RNA 표적 억제제를 스위스 로슈의 자회사인 제넨텍(Genentech)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고 6일(현지시각)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리보메트릭스는 제넨텍으로부터 2500만달러의 계약선불금, 10억달러 이상의 마일스톤, 별도의 매출에 따른 단계별 로열티를 약속받았다. 그 대가로 제넨텍은 리보메트릭스가 개발하는 RNA 표적억제제에 대한 개발‧발매를 진행하기 위한 독점적 글로벌 라이선스를 보장받았다. 양사 합의에 따라 리보메트릭스 측은 발굴 및 전임상 단계의 개발을, 제넨텍은 후속 단계의 개발과 시판을 분담키로 했다.
리보메트릭스는 특정 RNA에 작용해 본연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기전으로 질병을 치료하는 전혀 새로운 계열의 저분자 화합물 치료제를 전문 개발하는 바이오기업이다. 세계적인 수준의 구조분석 역량을 바탕으로 RNA 화합물들의 3D 모티프(motifs, 아미노산이 배열된 작은 구조물)를 식별할 수 있어 모티프에 결합해 치료효과를 나타내는 소분자 화합물 신약후보물질을 설계하는 데 특화돼 있다.
특히 3D 모티프에 결합하는 소분자를 발견하고, 다양한 RNA 분자의 구조적 포켓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리간드를 식별할 수 있는 첨단 독점적 분석기술이 강점이다. 이는 현존하는 단백질 및 RNA 기반 접근법에 비해 역가, 선택성, 경구 생체이용률, 조직 분포도, 중추신경계 침투력에서 잠재적 이점이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표적화 RNA 억제제는 기존 약으로 치료 불가능한 단백질 치료제를 개발하는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많은 단백질에 소분자물질이 결합할 부위가 없기 때문이다. RNA에 초점을 맞춘 치료제는 DNA가 질병을 유발하는 단백질을 코딩하지 못하도록 설계된다.
소분자 결합 부위가 없는 대표적인 질병 단백질로는 암을 유발하는 KRAS와 c-Myc 등이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ational Cancer Institute, NCI)는 이들을 ‘암의 공모자’(co-conspirators in cancer)로 명명하기도 했다.
리보메트릭스의 마이클 솔로몬(Michael Solomo) CEO는 “RNA의 3D 구조를 표적화할 수 있는 능력은 의약한 분야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며 “리보메트릭스는 그 약속을 이행할 수 잇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넨테크와의 이번 협력은 우리의 선도적인 RNA 치료제 노하우가 제넨텍의 글로벌 공급망 및 폭넓은 전문적 기술과 결합돼 새로운 계열의 치료제 개발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로슈의 제약사 파트너링 부문의 제임스 사브리(James Sabry) 글로벌 대표는 “제넨텍은 기존 방법들로 해결하기 어려웠던 약물 타깃들에 접근하기 위한 혁신적인 방법론을 모색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며 “RNA 치료제 개발 역량을 구축한 리보메트릭스와 새로운 과학 분야를 탐구하기 위한 생산적인 협력관계를 이어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리보메트릭스는 2019년 9월 30일에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버텍스파마슈티컬스(Vertex Pharmaceuticals)와도 전략적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심각한 질병에 대한 새로운 RNA 표적화 소분자 신약후보물질을 최대 3개 공동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를 위해 버텍스는 리보메트릭스에 2000만달러를 선불계약금으로 지금하고 지분을 매입하는 투자를 했다. 리보메트릭스는 제품에 대한 로열티뿐만 아니라 7억달러 이상의 마일스톤을 보장받았다.
제넨텍도 2020년 4월 매사추세츠주 월섬(Waltham)에 기반을 둔 아라키스테라퓨틱스(Arrakis Therapeutics)와 계약을 맺고 다양한 표적에 대한 RNA 표적화 소분자 약물을 발굴하기로 했다. 계약에 따라 제넨텍은 1억9000만달러의 현금을 지불하고 미공개 마일스톤(최대 70억달러 추정)을 보장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