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 소재 카덴트는 치료저항성 우울증(treatment-resistant depressionm, TRD) 등 신경정신과 약물에 초점을 맞춘 회사다. 노타비스는 선불 계약금 2억1000만달러에 5년 내 최대 5억6000만달러의 마일스톤을 약속하고 카덴트를 인수키로 했다. 마일스톤 지불 대가로 모든 발행주식을 인수할 예정이다. 거래는 내년 1분기 안에 완료될 예정이다.
이번 거래를 통해 노바티스는 이미 라이선스를 확보해 2상을 진행 중인 저항성 우울증 신약후보물질인 MIJ821(옛 코드명 CAD 9271) 외에 조현병(정신분열증) 치료제인 CAD-9303과 운동실조 및 본태성 진전 치료제인 CAD-1883을 거느리게 됐다.
카덴트는 2018년 11월 밥 다게르(Bob Dagher)를 새로운 최고의학책임자(CMO)를 영입하고 4000만달러를 투입해 3개의 신약 프로그램을 도입하면서 은둔에서 벗어났다. 이번에 노바티스 수중에 넘어가는 자산들로 모두 2상 단계에 있다.
저항성 우울증은 통상 6주간 약물을 복용해도 아무런 차도를 보이지 않는 경우다. 우울증 환자의 30%는 4가지 약을 써도 듣지 않는 것으로 연구돼 있다.
MIJ821는 NMDA(N-methyl-D-aspartate) 수용체 2B형에 결합해 선택적 억제적 조절 작용을 하는 약물(NMDAr 2B subtype-selective negative allosteric modulators)로 혁신적인 계열 첫 신약이다. 대표적인 NMDA 수용체 길항제로는 케타민(ketamine)은 저항성 우울증에 신속한 효과를 발휘하지만 병원 외래에서 주사로 맞아야 하고 정신과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한계가 있다. 이런 단점을 극복한 게 MIJ821의 장점이라고 카덴트 측은 설명했다.
CAD-9303은 조현병 환자에서 활성도가 떨어지는 NMDA 수용체란 이온채널을 타깃으로 삼는다. 카덴트와 노바티스는 이 수용체를 표적으로 삼아 조현병 치료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즉 기존 치료제가 커버하지 못하는 조현병에 수반된 인지장애와 음성적 증상(negative symptoms)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조현병은 일반적으로 환각, 망상, 행동이나 생각의 급변을 특징적으로 보이는 양성적 증상(positive symptoms)과 무감하거나 퇴행적이며 쾌락을 느끼지 못하는 음성적 증상으로 나뉜다.
노바티스 바이오메디컬 연구소(Novartis Institutes for BioMedical Research, NIBR)의 임시 공동 책임자인 고피 생커(Gopi Shanker)는 “현재 조현병의 표준치료는 양성적 증상을 해결하는데 초점을 맞춰 음성적 증상을 제어할 만한 좋은 방법은 없다”며 “조현병의 음성적 증상과 인지장애는 NMDA 수용체의 엉성한 기능(suboptimal function)과 관련 있으며 이는 유전적으로, 임상적으로 확인된 수용체의 한 결함이지만 이를 최적화하기 위해 올바른 소분자물질을 개발하는 것은 역사적으로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카덴트의 세 번째 자산은 척수소뇌실조운동장애(Spinocerebellar Ataxia, SCA) 및 본태성 진전(Essential Tremor) 치료 후보인 CAD-1883이다. SCA는 미국 내에서 1만1000명의 환자가 존재할 것으로 추산되는 유전적 질환으로 헌팅턴병과 유사한 증상을 보인다.
CAD-1883은 계열 첫 SK 채널(칼슘에 의해 구동되는 칼륨 이온 채널)의 선택적 촉진적 조절 약물이다. 본태성 진전은 임상 2상이 끝났고, SCA 관련 2상은 초입 단계다.
이 회사의 정신과 신약 프로그램에 대해 카덴트 측은 “이온 채널을 표적으로 삼아 조명을 켜거나 끄는 점멸 스위치 대신 조광기 스위치(dimmer switches)처럼 광도를 올렸다 내렸다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고 비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