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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티스 ‘엔트레스토’에 FDA 자문위 만성 심부전(HFpEF) 적응증 추가 12대 1로 찬성 권고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0-12-17 11:52:32
  • 수정 2021-07-07 01: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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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값 0.05 vs 0.06 기준 놓고 유효성 입증 통계처리 논란 야기 … ‘현재 마땅한 치료제 없다’ vs ‘혈압저하 등 부작용 우려’
통계적 유의성 입증에 관한 논란으로 승인 여부가 불투명하던 노바티스의 심부전 치료제 ‘엔트레스토필름코팅정’(Entresto, 성분명 사쿠비트릴·발사르탄, sacubitril·valsartan)이 결국 미국에서 박출률보전심부전(Heart failure with preserved ejection fraction, HFpEF) 치료제로 허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노바티스의 심부전 치료제 ‘엔트레스토필름코팅정’
미국 식품의약국(FDA) 심혈관‧신장약물자문위원회(Cardiovascular and Renal Drugs Advisory Committee, CRDAC)는 지난 15일 찬성 12표, 반대 1표로 엔트레스토의 HFpEF 적응증 추가를 지지하는 표결 결과를 내놓았다.
 
이로써 엔트레스토는 미국 시장에서 베타차단제, 칼슘채널차단제, 질산염제제등 기존 고식적 치료제를 제외하면 최초의 HFpEF 치료제로 허가될 전망이다. 현재 엔트레스토는 미국에서 박출률감소심부전(heart failure with reduced ejection fraction, HFrEF) 적응증으로만 허가돼(2015년 7월 8일) 있는데 HFpEF 적응증까지 추가하면 양대 적응증을 모두 보유한 막강한 치료제가 될 전망이다. 유럽에서도 현재 HFrEF 적응증만 갖고 있다.
 
관련기사: 노바티스 심부전치료제 ‘엔트레스토’ HFpEF 적응증 추가 승인에 ‘통계 꼼수’ 논란

엔트레스토는 이번 CRDAC 표결에 앞서 통계적 논란에 휩싸였다. HFpEF 환자를 대상으로 한 Paragon-HF 임상에서 심혈관 관련 사망과 입원을 줄이는 유효성을 평가하는 데 p값(신뢰수준, 낮을수록 신뢰도가 높음)을 0.06으로 잡으면 통계적 유의성이 있지만 임상평가에서 통상의 황금률로 정해진 0.05를 기준으로 잡으면 통계적 유의성이 확보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FDA 심사관들은 CRDAC 개최 한 주 전 내부 검토 문서를 공개하면서 심혈관질환 신약이 중추적(PIVOTAL,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임상시험의 주요 지표를 달성하지 못했음에도 새로운 적응증을 획득한 몇 가지 선례를 언급하고 0.06과 0.05의 차이는 크지 않다고 두둔해 물의를 일으켰다.
 
결국 이번 12 대 1 찬성은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이나 응급실 방문을 예방하는 데 쓸 마땅한 약물이 없는 상황에서 크게 충족되지 못한 의료상의 니즈를 채워보겠다는 보건당국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기존 고식적 제제는 혈압이 과도하게 떨어지거나 기력이 저하되는 문제점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PARAGON-HF’ 임상연구는 총 4822명의 HFpEF 환자를 충원해 무작위 분류한 다음 ‘엔트레스토’(발사르탄+사쿠비트릴)과 ‘디오반’(발사르탄)+‘바소텍’(에날라프릴)을 복용토록 하면서 장기적인 유효성 및 안전성을 비교평가한 최대 규모의 임상시험이다.
 
CRDAC의 압도적 찬성 결의로 FDA는 내년 1분기 중으로 ‘엔트레스토’의 HFpEF 적응증 추가 승인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PARAGON-HF’의 임상시험을 총괄한 미국 하버드대 의대의 스캇 솔로몬(Scott Solomon) 교수는 “증상의 이질적인 특성으로 인해 지금까지 HFpEF를 관리하는 것은 임상적으로나 과학적으로나 도전 과제의 하나였다”며 “CRDAC 표결 결과는 충족되지 못한 의학적 수요가 존재하는 영역에서 절실히 요구돼왔던 진일보가 이뤄진 것으로, HFpEF로 고통받는 수많은 환자들에게 치료제를 공급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엔트레스토의 HFpEF 적응증 추가에 반대표를 던진 모 CRDAC 위원은 “HFpEF 환자에 대한 참조약물(대조약)이 없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승인되는 것은 곤란하다”며 “엔트레스토의 잠재적 부작용 중 하나인 저혈압과 새로운 환자군(새로 정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엔트레스토 적응증에 맞는 심박출 계수 기준)에서 어떤 부작용이 새로 나타날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CRDAC 몇몇 위원들은 박출률이 57% 미만인 환자에게 승인을 제한할 것을 제안했다. Paragon-HF 임상 및 HFrEF 대상 Paradigm-HF 시험에서 이들 환자에게 엔트레스토가 더 강력하게 반응했기 때문이다.
 
다른 몇몇 위원은 미국 ​​심초음파학회(American Society of Echocardiography)의 정상 박출률(53~73%)에 대한 정의를 인용해 해당 범위 미만의 환자에 대한 사전 조치로 엔트레스토를 투여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따라 엔트레스토의 적응증 범위가 다소 줄어들 것으로 증권 분석가들은 예상했다.
 
엔트레스토가 HFpEF 적응증을 획득하면 연간 최고 매출액이 1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내 HFpEF 환자는 300만명을 웃도는 것으로 추산되며 고령화로 유병률이 계속해서 상승하는 추세다. 엔트레스토는 전세계 115개국에서 HFrEF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해마다 전세계 260만명이 HFrEF에 노출돼 있다.
 
병태생리학적으로 복잡하고 이질적인 질환이어서 HFpEF는 오랜 연구에도 불구,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는 약물이 탄생하지 못했다. HFpEF는 장기화되면 심장에 구조적 변화와 심근조직이 두꺼워지고 경화되는 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이럴 경우 혈액이 체내에서 필요로 하는 수준으로 충분하게 공급되지 못하는 악순환이 가중된다.
 
HFpEF는 높은 심부전 재입원률과 응급실 방문 빈도, 긴급한 진료 예약 등 의료자원의 사용 증가를 초래한다. 더욱이 입원할 때마다 장기적으로 예후가 차츰 악하돼 환자 4명당 1명에 가까운 비율로 퇴원 후 1년 이내에 심부전으로 인해 재입원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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