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는 완전반응, 1년 생존자 89% … ‘외래치료용’ 개발 … 상용화되면 BMS, 中레전드바이오와 3파전
존슨앤드존슨(J&J)의 얀센파마가 개발한 B세포성숙항원(B-cell maturation antigen, BCMA) 타깃 키메릭항원수용체(CAR)-T세포 치료제 ‘실타-셀’(Cilta-cel)은 총 97명의 다발성골수종 환자를 대상으로 한 2상 연구에서 94명에서 징후를 감소시키거나 제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연구결과는 지난 5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개최된 미국혈액학회(American Society of Hematology) 가상회의를 통해 발표됐다.
얀센파마는 예전의 임상 데이터보다 더 고무적인 ‘CARTITUDE-1’ 초기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기존 임상시험의 확장 연구에 등록한 환자들로부터 나온 결과다.
CARTITUDE-1 임상에서 실타-셀은 97명의 재입원 환자 중 94명에서 반응을 이끌어내 전체반응률 97%를 보였다. 67%는 ‘엄격한’ 완전반응 기준을 충족했는데, 이는 골수에서 질병 세포의 징후가 관찰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평가 가능한 환자의 93%는 미세잔존질환(MRD, Minimal Residual Disease) 음성 상태에 도달했다.
치료 후 1년이 경과한 시점에서 환자의 89%가 살아 있고, 약 4분의 3이 여전히 치료에 반응해 암이 진행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이에 J&J는 앞으로 몇 주 안에 임상결과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할 계획이다. 그러나 CARTITUDE-1은 다발성골수종에서 실타-셀 관련 계획된 임상의 첫 번째 단계일 뿐이라고 마크 와일드거스트(Mark Wildgust) J&J 종양학 담당 글로벌 부회장은 밝혔다.
그는 “CARTITUDE-1 데이터는 우리에게 실타셀을 단일요법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줬다”며 “이제 다발성골수종에서 더 일찍 사용이 가능한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CAR-T 치료의 중요한 한 가지 문제는 부작용이다. 가장 일반적으로 알려진 게 ‘사이토카인방출증후군’(CRS)으로 알려진 면역체계 과잉반응과 신경독성이다. 이밖에 자가유래 세포치료제에 따르는 복잡한 생산과정과 높은 비용, 배양에 소요되는 시간과 환자 상태에 따른 치료제 품질의 불균질성 또는 제작 실패, 고형암에의 적용이 어려운 한계, 내성 발현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J&J의 시험에 참가한 거의 모든(95%) 환자들이 CRS를 경험했고, 한 명의 환자가 이 질환으로 사망했다. CRS와 관련된 신경학적 부작용은 16명의 환자에게서 발생했지만 중앙값 발병 4일 후에 가라앉았다. CRS 환자 중 95%는 해열제로 관리될 정도로 가벼운 증상을 보였거나, 병원 진료가 필요할 경우 의료진이 신속하게 대응했다고 J&J는 밝혔다. 그러나 1명은 상태가 악화돼 사망했다. 이와 별도로 다른 12명의 신경독성 환자도 관찰됐다.
환자들은 평균 6가지 치료를 받을 정도로 매우 아픈 통증을 호소했다. 실타셀이 강력한 효과를 보임에도 부작용이나 통증은 여느 치료제와 크게 다르진 않았다.
J&J는 실타-셀이 많은 CAR-T 치료제 개발 제약사들의 바람처럼 입원이 아닌 외래 치료제로 제공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J&J의 데이터가 이런 목표에 부합하는지는 FDA 심사관의 결정에 달려 있다. FDA는 환자를 치료한 뒤 집으로 돌아가게 하는 데 관한 위험을 면밀히 조사하게 된다. 입원치료는 비용과 모니터링에 필요한 시간 때문에 환자들에게 적잖은 부담이 된다.
실타셀은 다발성골수종에 걸린 환자의 혈액세포에서 흔하게 발견되는 BCMA라는 항원단백질을 표적으로 삼는다. BCMA를 발현하는 암세포를 찾아 T세포 면역반응을 일으키도록 환자 자신의 면역세포를 재설계하는 원리로 제작된다.
이번 ASH에서는 다발성골수종의 첫 세포치료제가 될 가능성이 높은 실타셀과 같은 기전의 BCMA 표적 CAR-T세포 면역치료제인 ‘이데셀’(ide-cel, 성분명 이데캅타진 비클류셀, idecabtagene vicleucel, 코드명 bb2121)의 1상 CRB-401 및 2상 KarMMa 연구의 최신 데이터도 공개됐다. 4가지 용량을 바탕으로 이뤄진 임상시험에서 환자의 4분의 3이 치료반응을 보였다.
이 연구에서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은 9개월로 늘어났고, 참가자들은 치료 후 중앙값으로 34개월을 살았다.
이데셀을 개발 중인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은 후기 중추적 임상인 KarMMA 연구를 통해 대부분이 고위험군인 환자의 3분의 2 이상이 치료에 반응했으며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은 7개월로 도출됐다고 밝혔다.
올해 초 발표된 결과는 전체 KarMMA 연구에서 총치료반응률은 73%였고, 최고용량 투여군에서는 83%로 상승했다.
이데셀과 실타셀 등 세포치료제는 훨씬 더 강력한 효과로 강력한 치료반응률을 유도한다. 그러나 부작용이 불가피하고, 만드는 과정이 복잡하며 비싸고, 때로는 실패할 수 있는 게 맹점이다.
이에 따라 제약사들은 고형암을 치료할 수 있는 CAR-T 치료제와 동종유래세포로 기성품(off-the-shelf)처럼 만들 수 있는 새로운 생산기법을 원하고 있다. 예컨대 건강한 공여자로부터 얻은 T세포를 배양 증식 가공해 한 번에 100여명에게 투약할 수 있는 양을 생산할 수 있다면 생산원가를 크게 절감하는 효과를 얻게 된다.
백혈병과 림프종에 노바티스의 ‘킴리아’(Kymriah), 길리어드사이언스의 ‘예스카타’(Yescarta), BMS의 리소셀(Liso-Cel) 등 세 가지 CD19 표적 CAR-T 약물이 나왔다. 그러나 이데셀이 내년 3월 31일 이전에 예정대로 승인되면 세계 최초의 다발성골수종 세포치료제가 된다.
2014년 중국 난징에 설립된 레전드바이오텍(Legend Biotech)이 개발 중인 항BCMA CAR-T 약물인 LCAR-B38M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17년 미국임상종양학회(American Society of Clinical Oncology, ASCO) 연례회의에서 내놓은 LCAR-B38M의 1상 데이터는 이데셀을 이길 만한 근거를 보여줘 관심을 끌었다.
따라서 존슨앤드존슨의 실타셀이 상용화에 성공하면 이데셀, LCAR-B38M과 3파전을 벌이는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