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애플을 먹으면 브로멜라인 복용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기 쉽지만 이 성분은 파인애플 줄기에서만 추출되고, 고온에서 분해되기 때문에 가루나 정 형태로 섭취할 수밖에 없다.
성형수술 후에는 반드시 부종, 멍 등이 발생한다. 은석찬 분당서울대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부기나 멍은 칼을 대는 만큼 당연한 현상”이라며 “수술 과정에서 메스나 캐뉼라 등에 의해 혈관조직이 손상되며, 염증반응으로 혈관이 확장되고, 혈관 내 혈장 성분이 혈관 외부로 나오면서 부종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커멓게 멍이 드는 이유는 미세혈관이 끊어지면서 혈액이 피하에 고이는 게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이들 부기나 멍은 성형수술의 결과를 좌우하는 것은 아니다. 수술 후 당연한 과정 중 하나이지만 바로 일상생활로 복귀해야 하는 현대인들은 수술받은 흔적이 역력한 얼굴 등이 부담스럽기만하다. 누구나 수술받은 뒤 빨리 수술 결과를 얻고 싶어한다. 요즘에는 성형수술 자체뿐만 아니라 ‘이후에 회복속도를 얼마나 당겨주느냐’가 성형외과의 인기를 좌우할 정도다.
은 교수는 “사실 결과를 아주 빨리 도출해내는 방법은 없다”며 “시간이 약이며, 일정 기간동안 몸 속에서 수술 과정을 받아들여야 최종 결과가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술 부위에 시커멓게 든 멍은 전문용어로 ‘자반’이라 불리며 모세혈관의 미세한 구멍으로 혈액성분이 빠져나오며 발생한다. 모세혈관이 약한 사람일수록 멍이 잘 든다. 방치하면 절로 낫지만 간혹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기기도 해 관리법을 알아두는 게 좋다.
수술 후 첫날, 멍이 든 지 하루가 지나지 않았을 때에는 젖은 수건에 얼음을 싸서 눌러주는 냉찜질이 도움이 된다. 얼음의 찬 성분이 혈액이 모세혈관으로부터 빠져나오는 것을 막고 주변으로 멍이 퍼지는 것도 예방한다. 이 때 온찜질을 해주면 오히려 멍이 커지므로 주의한다. 온찜질은 멍이 생기고 2~3일 뒤, 혈액순환을 촉진시켜야 하는 때에 시도하는 게 적절하다.
먹는 것도 신경쓸 필요가 있다. 흔히 비타민C·K가 멍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많지만 더 특별한 것을 원한다면 ‘브로멜라인’(bromelain)과 ‘아르니카’(Arnica)를 선택해본다. 다소 생소하지만 미국과 유럽에서 성형수술 후 가장 많이 사용되는 천연 성분이다.
흔히 성형수술 후 복용하는 게 호박즙이다. 성형 부기는 림프관과 모세혈관이 손상돼 체내 순환이 일시적으로 원활해지지 못하면서 발생하는 문제로 평범한 부종과 똑같이 관리해서는 개선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호박즙이나 당귀수산(當歸鬚散) 처방 등은 수분으로 인한 부종을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지만 염증반응으로 인한 성형부기는 가라앉히는 데 한계가 있다.
브로멜라인은 파인애플 줄기에서 추출한 뛰어난 단백질 분해효과를 가진 천연효소다. 성형수술 후 부기가 형성되면 이들은 끈적끈적해지며 체액이 섬유화된다.
브로멜라인은 단백질을 분해하는 효과로 끈적해진 부기를 부드럽게 만들어 순환을 원활히 만든다. 결과적으로 부기가 빨리 배출되는 것. 미국에서는 성형수술 후 기본적으로 브로멜라인과 항산화효과가 뛰어난 비타민C를 병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밖에 근육·인대 등 연부조직이 붓는 흔한 스포츠외상에서 치유 촉진을 위해 쓰기도 한다. 알로이 베르크(Aloys Berg) 독일 프라이부르크대병원 스포츠의학과 교수는 “브로멜라인은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NSAID)를 대체하는 약제가 될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브로멜라인이 파인애플 줄기에서 추출되는 효소이기 때문에 평소 파인애플이나 파인애플즙을 먹으면 같은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이 성분은 파인애플 줄기에서만 추출된다. 또 고온에서 분해되기 때문에 가루나 정 형태로 섭취할 수밖에 없다.
아르니카는 국화과 식물의 추출물로 브로멜라인과 함께 성형수술 후 가장 많이 사용되는 천연성분이다. 무엇보다 국소 부위의 부기와 멍을 빼주는데 탁월하다. 복용하거나 바르는 등 다용도로 쓸 수 있지만 주로 연고나 크림 형태로 쓰인다.
수백년 전부터 외상이나 타박상 연고로 사용돼왔다. 천연성분 중 부기와 멍을 동시에 개선하는 성분으로는 아르니카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술 부위에 쓸 수 있는지 의사와 상담한 뒤 적절한 제품을 고르면 된다.
이와 함께 부기를 빨리 빼고 싶다면 수술 직후 부기와 멍을 식혀주는 냉찜질을 시행한다. 냉찜질은 수술 후 2~3일 정도 수시로 해주면 열감을 가라앉히는 데 도움이 된다. 수술 부위의 조직액이 과도하게 정체되지 않도록 베개를 쌓아두고 해당 부위를 높은 곳에 둔 채 잠을 자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밖에 수술했다고 누워만 있지 말고 가볍게 산책하는 게 바람직하다.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부기를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땀이 나지 않을 정도로 가볍게 1~2시간 걸어주는 게 오히려 부기를 빨리 빠지게 만드는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