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선 고려대 안암병원 치과교정과 교수, 정석기 고려대 구로병원 치과교정과 교수, 김윤지 서울아산병원 치과교정과 교수 (왼쪽부터)
이유선 고려대 안암병원 치과교정과 교수팀이 3차원 영상인 CBCT(Cone Beam Computed Tomography)를 이용해 혀의 위치 및 부피와 얼굴 골격 구조, 안면 성장 간의 상관관계를 규명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에는 정석기 고려대 구로병원 치과교정과 교수, 김윤지 서울아산병원 치과교정과 교수도 함께 참여했다. 기존 2차원 엑스레이 기반 연구의 한계를 넘어 혀의 공간적 위치와 크기를 입체적으로 분석한 이번 연구는 안면 성장에 미치는 혀의 영향을 정량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연구팀은 성인 185명을 대상으로 CBCT를 촬영해 얼굴형과 혀의 위치·부피를 분석했다. 그 결과, 턱이 앞으로 돌출된 주걱턱 형태의 경우 혀가 아래쪽에 위치하거나 혀 자체가 큰 경향이 있었으며, 주걱턱 경향이 높을수록 혀의 부피와 위치 모두 증가하는 복합적 연관성이 나타났다.
이와 같은 얼굴형 지표와 혀의 자세 사이의 일관된 패턴은 기존 임상적 관찰을 실증적으로 뒷받침하는 자료로 평가된다. 또한 얼굴 길이가 긴 사람일수록 혀끝이나 혀 뒤쪽 위치가 낮아지는 경향이 발견됐으며, 이는 안면 성장 패턴과 혀의 위치 간 밀접한 연계를 시사한다.
연구진은 혀 위치의 변화가 단지 턱의 전후 돌출뿐 아니라 상하 길이 성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이로써 혀의 자세나 기능적 습관이 골격 성장의 중요한 조절 요소임을 입증한 것이다.
혀 부피는 치열궁 폭과도 밀접한 관련을 보였다. 혀가 클수록 상하 어금니 사이와 아래 앞니 사이의 치아 간격이 넓어졌고, 반대로 상전치부 폭은 좁아지는 경향이 있었다. 특히 혀끝이 아래로 위치할수록 상전치부가 좁아지는 변화가 두드러졌으며, 이는 부정교합 발생 가능성과 연관된 소견으로 해석된다. 혀의 위치 변화가 직접적인 골격 변형이나 치아 배열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다.
이유선 교수는 “혀의 위치나 호흡 습관이 안면 성장 및 치열궁 발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다양한 계측치를 통해 다각도로 확인했다”며, 특히 성장기 아동의 경우 혀 자세 교정이 얼굴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윤지 교수도 “이번 연구는 혀와 얼굴 성장 간의 관계를 3차원 영상으로 정밀하게 분석한 최초의 연구 중 하나로, 임상적 적용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기존의 경험적·추정적 판단에 과학적 근거를 보완하고, 혀의 해부학적 특징과 안면 골격 사이의 연계를 시각적으로 설명함으로써, 향후 교정치료 및 성장기 아동의 구강기능 중재 전략 수립에 중요한 지표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