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낭성 신증후군으로 만성 신부전을 앓던 이가영 씨(가운데)가 로봇 신장이식 후 순조롭게 회복하며 20일(금) 의료진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신성·김진명 서울아산병원 신·췌장이식외과 교수팀이 다낭성 신증후군으로 신장이 최대 7배까지 커진 환자에게 아시아 최초로 로봇 신장이식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전 세계에서도 세 번째 사례다. 수술을 받은 이가영 씨(24세)는 낭종으로 인해 비대해진 양쪽 신장을 제거한 뒤 언니의 건강한 신장을 이식받았으며, 수술 후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건강하게 퇴원했다.
다낭성 신증후군은 유전성 질환으로 양쪽 신장에 다수의 낭종이 발생해 신장이 커지고 만성 신부전으로 이어지는 병이다. 일반적인 만성 신부전 환자는 기존 신장을 남겨둔 채 이식을 진행하지만, 이 질환은 신장이 너무 커져 새로운 신장이 들어갈 공간이 부족하고, 낭종 감염 및 암 발생 등의 위험 때문에 양쪽 신장을 제거한 뒤 이식을 해야 한다. 그만큼 수술 난도가 높아, 지금까지는 대부분 개복 수술이 시행돼왔다.
실제 다낭성 신증후군 환자의 신장과 정상 신장 비교 사진
하지만 젊은 여성인 이 씨의 미용적 만족도와 빠른 회복을 고려해 신 교수팀은 로봇 수술을 시도했다. 로봇 수술은 절개창이 작고 출혈 및 감염 위험이 적어 회복이 빠른 것이 장점이다. 의료진은 고해상도 카메라와 로봇팔을 이용해 정교하게 비대한 신장을 제거했고, 공여자로부터 이식받은 신장을 성공적으로 자리 잡게 했다.
이번 수술은 서울아산병원이 그동안 180건 이상의 로봇 신장이식을 시행하며 축적한 고난도 수술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뤄진 성과다.
신 교수는 “환자의 삶의 질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수술을 진행했으며, 앞으로도 로봇 신장이식의 장점을 살려 더 많은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환자 상태에 따라 수술 방식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거쳐 수술법을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