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줄로 조금만 순서를 기다려 주세요” 7일 서울시 여의도동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개최된 ‘2018 한국 제약·바이오산업 채용박람회’ 현장은 상담을 기다리는 취업준비생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채용박람회는 청년실업 문제를 극복하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자는 취지로 47개 제약바이오기업과 고용노동부·한국보건산업진흥원·종로여성인력개발센터 등 3개 유관기관, 연세대·이화여대·성균관대 등 제약산업 관련 특성화대학원 3개교가 참여해 개최됐다.
약 6000여명의 취업준비생이 참여한 이번 박람회는 사전신청 인원 4000명을 훌쩍 넘겨 인산인해를 이뤘다. 각 채용부스마다 채용상담과 이력서 접수 등 채용절차가 진행됐다.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회사를 소개하며 참가자에게 채용분야, 직무안내 등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고 이력서를 꼼꼼히 살피며 회사 인재상, 업무 적합도, 향후 계획 등에 대한 심도있는 대화를 나눴다. 부스 앞 두 줄로 길게 늘어선 대기줄에선 참가자들이 회사소개 자료를 검토하기도 하고 자기소개를 준비하는 등 활기찬 분위기가 이어졌다.
한 인사담당자는 “전공분야가 달라도 자체 교육을 통해 차근차근 배울 수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평소 제약분야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뉴스나 산업동향을 살피는 정도로 충분하며 영어실력이 좋다면 플러스 요인”이라는 팁을 주기도 했다.
유한양행, 구주제약, 비씨월드제약, 이니스트바이오제약, 이니스트에스티, 경남제약, 국제약품, 명문제약, 바이오솔루션, 샤페론, 셀비온, 퍼슨, SCM생명과학, 일양약품 등 14개 기업은 현장면접을 통한 채용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행사장 중앙에선 현직 기업 인사담당자와 전문가가 나서 이력서·면접 컨설팅, 직무별 1대1 멘토링, 메이크업, 사진촬영 등 참가자를 위한 부대행사를 진행해 호응을 얻었다.
박람회 참가자들은 취업난 속에서도 반드시 취업에 성공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서울 강북구에서 온 송일중 씨는 “취업준비 기간이 길어져 가족들 모두 마음 고생이 많다”며 “미래가 유망하고 정규직 비율도 높은 제약바이오기업에서 꼭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재취업을 준비하는 참가자들도 많았다. 경기도 수원에서 온 송민경씨는 “무조건 취업만 생각하고 입사했는데 적성이나 업무 특성이 맞지 않아 고민하던 중 재취업을 결심하게 됐다”며 “전공 분야와 가까운 바이오기업에서 일하고 싶고 앞으로 이런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채용박람회와 함께 기업들의 별도 채용설명회와 CEO 특강도 이어졌다. 유한양행, 메디톡스, 한미약품, GC녹십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사담당자가 직접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채용계획 등을 발표했다. 최태홍 보령제약 사장과 이범진 아주대 약대 교수의 특강은 참가자들로부터 제약바이오산업에 대한 이해와 세부적인 채용정보를 접하는 밀도높은 행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참가자들은 전반적으로 박람회에 만족한다면서도 행사장이 협소해 불편하다고 입을 모았다. 운영요원과 상담을 기다리는 참가자가 뒤엉켜 덥고 혼잡했다는 지적이다.
이번 박람회를 주최한 갈원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 직무대행은 “우리 경제를 이끌어온 주력산업의 침체와 청년취업난 속에서도 제약바이오산업은 지속적인 성장과 양질의 고용을 창출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제약산업의 전주기에 걸쳐 약 47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되며 ‘고용있는 성장’을 위해 모든 역량을 쏟아부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약·바이오산업계는 올 하반기 2956명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다. 상반기 3286명을 포함하면 올해 약 6000여명을 채용하는 셈이다. 이는 지난해 채용인원 3900명보다 52% 늘어난 수치다. 보건산업진흥원은 “제약·바이오산업은 의약품을 생산하는 제조뿐만 아니라 개발, 허가, 생산, 유통, 판매에 걸쳐 수많은 유관 일자리를 창출한다”면서 “취업유발계수만 놓고 봐도 의약품제조업은 8.5명에 달해 반도체산업(3.6명)의 2배에 달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