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 부광약품 최대주주인 김동연 회장은 자신이 소유한 주식 약 870만주 중 400만주를 절세 없이 세 자녀에게 증여해 화제를 모았다.
회사 관계자는 “김 회장이 약 700억원 상당의 증여세를 투명하게 납부하겠다고 과감히 결정한 것은 그만큼 사업 운영에 자신 있기 때문”이라며 ““신약개발, 의약품 수출, 일반약·건강기능식품 등 사업 전분야에서 순조롭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약개발 부문에선 해외 바이오벤처와 손잡고 성장 잠재력이 큰 틈새시장을 효율적으로 공략한다는 게 이 회사의 전략이다.
부광약품은 덴마크 중추신경계(CNS) 전문 바이오벤처 콘테라파마(Contera Pharma)를 자회사로 인수, 레보도파 유도성 운동장애(LID, levodopa-induced dyskinesia)치료제 ‘JM-010’을 개발 중이다. 이 신약후보물질은 국내 2b상 임상에 들어갔다.
LID는 신경전달물질 도파민(dopamine)의 전구체인 ‘레보도파’(levodopa)를 4~6년간 복용한 환자의 약 50% 이상에서, 10년간 투약한 환자의 약 90% 이상에서 발생한다. 기존 파킨슨병치료제 성분인 아만타딘(amantadine)을 고용량 투여하는 방법 등이 활용되지만 아직 만족스러운 치료제가 없는 실정이다.
부광약품은 또 미국 멜리어파마슈티컬즈(Melior Pharmaceuticals)와 경구용 당뇨병치료제 ‘MLR-1023’의 한국·미국 2b상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 화이자가 1980년대에 위궤양치료제로 개발하려다 3상 임상 진입을 앞두고 포기한 후보물질을 린카이네이즈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새로운 기전의 당뇨병약으로 재탄생시켰다.
부광약품은 벤처 투자와 의약품 수출로도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지분 약 5.4%를 보유한 캐나다 항암제 개발 전문 바이오벤처인 오르카파마(AurKa Pharma)가 지난 14일(현지시간) 글로벌 제약사인 미국 일라이릴리에 인수되면서 최대 330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자체 개발한 당뇨병성 신경병증치료제 ‘덱시드’(알티옥트산트로메타민, R-thioctic acid tromethamine)는 올 하반기에 동남아시아 4개국(필리핀·베트남·미얀마·캄보디아)에서 발매되면 내년 상반기부터 5년간 약 1500만달러(약 160억원)어치 이상이 팔릴 것으로 기대된다.
덱시드는 부광약품의 기존 당뇨병성 신경병증치료제 ‘치옥타시드’(티옥트산, thioctic acid)에서 약리활성이 높은 R-티옥트산 이성질체만 분리한 개량신약이다. 두 품목은 국내에서 지난해 총 260억원어치(원외처방액 조사업체 유비스트 자료 기준)가 팔리는 등 수 년간 매출효자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부광약품은 최근 최항암제 파이프라인을 늘리는 한편 일반약과 건강식품 마케팅을 강화했다. 중국 항서제약으로부터 국내 판권을 확보한 말기 위암용 경구 표적치료제 ‘리보세라닙’(성분명 아파티닙, apatinib)의 적응증을 간암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신제품으로 △아세트아미노펜(acetaminophen, 오리지널약 한국얀센 ‘타이레놀’) 성분의 해열진통제 과다복용 위험을 낮춘 ‘타세놀이알 서방정 325㎎’(아세트아미노펜) △고순도 오메가3 불포화지방산 건기식 ‘BK에스키모 알티지오메가3’ △온 가족 맞춤형 영양제 ‘우건비’ 등을 출시했다.
회사 관계자는 “타세놀이알 단위용량을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기존 아세트아미노펜 서방정(650㎎) 대비 절반으로 줄였다”며 “오리지널 품목을 제외하면 저용량으로 출시된 품목이 타세놀이알 밖에 없어서 희소성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