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상건선 부문 생물학적제제 시장에 각기 다른 표적단백질에 작용하는 인터루킨(IL)억제제가 잇달아 등장하면서 기존 종양괴사인자-알파(TNF-α)억제제를 넘어 계열 내 경쟁도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한국얀센은 세계 최초의 IL-12/IL-23억제제인 얀센 ‘스텔라라’(성분명 우스테키누맙, ustekinumab)의 후속 신약으로 지난달 IL-23억제제 ‘트렘피어’(구셀쿠맙, guselkumab)를 국내 시판허가를 받았다. IL-17A억제제인 한국노바티스의 ‘코센틱스’(세쿠키누맙, secukinumab)와 한국릴리의 ‘탈츠’(익세키주맙, ixekizumab)를 대상으로 재반격에 성공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트렘피어는 IL-23 외에 IL-12의 신호전달도 차단하는 스텔라라보다 두 단백질 중 면역질환 발병에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는 IL-23에 선택적으로 작용, 효과가 뛰어나다는 평가다. IL-17A억제제인 코센틱스와 탈츠는 IL-23억제제보다 건선을 유발하는 면역과정의 하위 단계에 작용한다.
스텔라라는 ‘ACCEPT’ 글로벌 3상 임상에서 TNF-α억제제인 한국화이자의 ‘엔브렐’(에타너셉트, etanercept) 대비 우월성을 입증, IL억제제 시대를 열었다. IL억제제에 대한 약효 기대치가 높아져 건선중증도지수(PASI, Psoriasis Area and Severity Index, 0~72점, 점수가 높을수록 심각) 기준 증상이 90% 이상 개선된 상태를 의미하는 PASI90이 임상연구에서 주요 평가변수로 활용되고 있다.
스텔라라는 2011년 국내 허가를 받아 시장을 선점한 지 약 4년 만에 ‘CLEAR’ 3상 임상에서 이 약 대비 우월성을 입증한 코센틱스가 시판승인을 받아 경쟁 관계에 놓이게 됐다. 코센틱스와 기전이 같은 후발주자인 탈츠도 스텔라라와 직접 비교한 3상 임상 ‘IXORA-S’에서 향상된 효과를 보였다. 얀센 입장에선 스텔라라 투여주기가 12주로 가장 길어 사용 편의성이 우수한데도 두 약이 신경쓰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얀센은 트렘피어와 코센틱스를 직접 비교한 3상 임상 ‘ECLIPSE’를 진행할 정도로 트렘피어의 효과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연구는 오는 11월에 종료될 예정이다. 트렘피어는 3상 임상 ‘VOYAGE 1’에서 한국애브비의 TNF-α억제제인 ‘휴미라’(아달리무맙, adalimumab) 대비 우월성이 입증됐다. 트렘피어 투여군은 73%가 치료 48주차에 PASI90을 달성했지만 휴미라 투여군은 47.9%에 그쳤다.
얀센은 지난 2월 ‘미국 피부과학회 연례회의’(the 76th annual meeting of the American Academy of Dermatology)에서 트렘피어가 코센틱스나 탈츠보다 경제성(비용 대비 효과)이 뛰어나다고 주장했다. 트렘피어가 두 약보다 투여주기가 2배 길고, 용법도 단순하기 때문이다.
트렘피어는 100㎎ 용량을 치료 0주와 4주째에 투여한 이후 8주 간격으로 피하주사한다. 반면 코센틱스는 300㎎ 용량을 치료 0, 1, 2, 3, 4주째에 투여한 다음 4주 간격으로 피하주사한다. 코센틱스보다 용법이 복잡한 탈츠는 치료 0주째에 160㎎(80㎎씩 2회), 제2, 4, 6, 8, 10, 12주째에 80㎎, 그 이후에는 4주마다 80㎎씩 피하주사한다.
얀센에 따르면 각 치료제의 주요 3상 임상자료를 기준으로 치료 52주째 PASI90을 달성한 환자의 연간 약제비는 트렘피어가 약 10만1000달러(1억900만원)로 코센틱스의 약 11만9000달러(1억2800만원), 탈츠의 11만8000달러(1억2700만원)보다 저렴했다.
판상건선은 만성 자가면역질환의 한 종류인 건선 중 가장 흔한 유형으로 적색병변, 피부세포 과다생성, 통증 등 증상을 동반한다. 국내에서 연간 약 16만명의 건선환자가 진료받고 있는데 이 중 약 10%는 중등도 및 중증 판상건선으로 추정된다. 국내 IL억제제 계열 판상건선치료제 중에선 스텔라라와 코센틱스만 건강보험 급여가 인정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