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과 메디톡스가 보툴리눔톡신 균주 출처를 둘러싼 미국 민사소송 판결을 상반되게 해석하면서 갈등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법원은 메디톡스가 제기한 소송의 유지 여부를 두고 지난 27일(현지시간) 열린 사건관리미팅(Case Management Conference, CMC)에서 대웅과 대웅제약에 대해 각하, 에볼루스 등 대웅의 미국 협력사에 대해 유지 결정을 내렸다.
법원은 해당 사안을 판단하기에 적합한 법정이 아니라는 ‘불편한 법정의 원칙’에 따라 아무런 편견없이 각하한다고 밝혔다.
대웅제약 측은 “미국 법원이 메디톡스가 제기한 영업비밀 관련 소송은 미국이 아닌 한국 법원에서 다뤄야 하는 문제라고 판단했다”며 “이번 판결로 메디톡스가 절차에 맞지 않게 관할권도 없는 해외에서 먼저 소송을 신청, 우리 회사의 보툴리눔톡신 제제인 ‘나보타’ 수출을 저지하려고 한 계획이 무산된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에볼루스가 소송 종결 대상에서 제외된 것은 국내에서 진행 중인 소송에선 메디톡스가 에볼루스를 피고로 지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메디톡스는 미국 소송에서 재판적(敵)을 만들기 위해 캘리포니아주에 주소지를 두고 있는 에볼루스를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국내 소송에서 언급조차 하지 않은 에볼루스를 미국 소송에선 공동피고로 강조하는 메디톡스의 속셈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메디톡스 측은 “에볼루스에 대한 소송 유지 결정은 법원이 사안을 심리해 진실을 밝히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며 “미국 법원에서 에볼루스 등에 대한 소송 심리는 오는 8월 10일 오전 9시에 열린다”고 반박했다. 또 “미국 법원이 대웅제약 등에 대해 소송 각하를 결정했지만 재소가 허용된다”며 “국내 소송이 끝난 후에 재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웅 측은 “국내 소송에서 우리 회사가 승소하면 메디톡스는 에볼루스를 상대로 미국에서 소송을 진행할 수 없을 것”이라며 “미국 법원이 관련 소송은 한국 법원이 수행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이미 판단해 다시 소송을 받아들여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