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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혈소판제 ‘플라빅스’에 도전장 내민 ‘브릴린타’·‘에피언트’
  • 김선영 기자
  • 등록 2016-10-07 13:04:03
  • 수정 2021-07-20 18:5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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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세 플라빅스, 16가지 임상서 ACS 포함 다양한 적응증 및 안전성 확보

브릴린타·에피언트 … CYP2C19 내성 극복, 플라빅스보다 약효 빨리 발현돼

항혈소판제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의 ‘플라빅스’(왼쪽부터),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브릴린타’, 한국다이이찌산쿄의 ‘에피언트’

1999년 국내 출시된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의 ‘플라빅스’(성분명 클로피도그렐, clopidogrel, 한독 판매)는 아스피린(aspirin)과 함께 가장 많이 처방되고 있는 항혈소판제다. 항혈소판제는 혈관 속의 혈전(피떡) 생성에 관여하는 혈소판의 기능을 억제한다. 

플라빅스는 총 13만명 이상의 환자가 참여한 16가지 임상결과를 바탕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 심근경색, 허혈성 뇌졸중, 말초동맥질환, 심방세동 등의 환자에서 죽상동맥경화성의 증상 개선을 적응증으로 허가받았다. 급여가는 75㎎ 정당 1158원이다.

원외처방액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클로피도그렐 제제의 국내 처방액은 약 2432억원으로 전년 대비 3.4% 증가했다. 오리지널 플라빅스는 약 600억6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삼진제약의 ‘플래리스’가 519억6000만원가량 처방돼 제네릭 중 판매실적이 가장 좋았다. 클로피도그렐 제제는 오리지널에 버금가는 제네릭이 출시될 정도로 오랜기간 유효성과 안전성이 입증됐다. 

1897년 바이엘이 개발한 아스피린은 1980년대 진통소염 작용 외 항혈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진 이후 허혈성 심뇌혈관 질환 예방을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국내외 심장학회가 제정한 진료지침에서는 출혈 위험이 높거나 특별한 금기증이 없는 한 허혈성 심뇌혈관 질환 발생위험이 높은 환자의 경우 아스피린 저용량을 지속적으로 복용할 것을 권장한다. 75~150㎎ 저용량으로 복용할 경우 위장장애 등 부작용 발생빈도가 드물어 복용에 따른 이득이 더 크다.

아스피린 제제는 지난해 약 528억9000만원 처방됐다. 보령제약의 ‘보령아스트릭스’는 전년 대비 284.6% 급증한 약 189억7000만원의 판매실적을 기록해 203억3000만원가량 처방된 바이엘코리아의 ‘바이엘아스피린’을 추격하고 있다. 급여가는 100㎎ 정당 약 45원이다.    

플라빅스는 허혈성 심뇌혈관 질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러 건의 임상에서 아스피린 단독요법에 비해 심혈관사건 발생위험을 유의하게 낮췄다. 항혈전제의 비용 대비 효과를 평가할 때 아스프린은 가장 경제적인 약가 중 하나지만 관상동맥중재술(PCI) 시술을 했거나 할 예정인 급성관상동맥증후군 환자 등 고위험군에 단독 투여 시 충분한 치료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사례가 많았다.

플라빅스는 2세대 P2Y12수용체억제제로 1세대 티클로피딘(ticlopidine)의 위장장애, 백혈구감소증 등 부작용 발생위험이 낮다. P2Y12는 ADP(아데노신이인산)수용체의 아형으로 혈소판에서 혈액 응집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스피린은 혈소판의 응집을 촉진하는 사이클로옥시게나제1(COX-1)를 비가역적으로 억제해 트롬복산A2 형성을 차단한다. 

아스피린을 복용 중인 1만2000여명의 급성관상동맥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CURE’ 임상연구에서 플라빅스 병용요법의 유효성이 입증됐다. 평균 9개월간(3~12개월) 플라빅스·아스피린 병용치료한 그룹은 위약·아스피린 대조군에 비해 심혈관계 사망률과 심근경색증·뇌졸중 발생률이 유의하게 감소했다. 다만 출혈성 합병증 발생빈도 또한 증가했다.
 
‘CREDO’ 임상결과 관상동맥중재술을 받을 예정인 2000여명의 급성관상동맥증후군 환자에 플라빅스를 장기투여한 효과가 확인됐다. 플라빅스를 1년간 장기복용할 경우 1달 투여한 군에 비해 1년째 사망 또는 심근경색·뇌졸중 발생에 대한 위험도가 26.9% 낮았다.


이에 미국심장학회(ACC)·미국심장협회(AHA)와 한국심장학회(KSC)는 급성관상동맥증후군 치료 시 항혈소판 약물요법으로 12개월간 아스피린에 P2Y12수용체억제제를 추가한 이중항혈소판요법(DAPT)을 시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ARMYDA-2’ 연구에서는 관상동맥중재술을 하기 4~8시간 전 환자에 플라빅스를 600㎎ 부하한 경우 300㎎ 투여했을 때보다 중재술 전후에 심근이 덜 손상됨이 확인됐다. 600㎎ 고용량 투여 시 최대 항혈소판 효과에 도달하는 시간은 약 2시간으로 300㎎ 12~15시간에 비해 크게 단축됐다.


학계에 따르면 600㎎ 이상의 플라빅스는 장에서 제대로 흡수가 되지 않아 이를 초과하는 부하 용량에서는 추가적인 항혈소판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아스피린을 넘은 플라빅스에서도 의료진과 환자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한 부분이 드러났다. 플라빅스는 간에서 약물의 대사과정에 관여하는 효소인 CYP2C19의 유전적 다형성(genetic polymorphism)으로 인해 환자마다 약효를 보이는 정도에서 차이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


식약처 조사결과 한국인 중 대사능력이 떨어지는 CYP2C19 유전형을 가진 비율은 약 40%로 다른 동양인에 비해 높다. 서양인보다 동양인에서 대사를 저하하는 CYP2C19 유전자형이 많이 발견된다. 플라빅스에 대해 반응성이 낮은 환자의 경우 스텐트시술을 받은 후 스텐트혈전증 발생위험이 증가한다.

티에노피리딘(thienopyridine) 계열에 속하는 플라빅스는 간의 CYP450 효소체계에서 두 단계의 대사과정을 거쳐야하므로 약효 발현시간이 늦다. 또 혈소판과 비가역적으로 결합해 약물 투여를 중단했음에도 혈소판의 응집기능을 억제하는 효과가 오래 지속된다. CYP450 효소를 통해 약리 활성을 가진 대사체로 변환되는 정도는 복용량의 약 15%뿐이다.

2013년 3월 한국아스트라제네카가 3세대 P2Y12수용체억제제 ‘브릴린타’(성분명 티카그렐러, ticagrelor)를, 같은 해 6월 한국다이이찌산쿄가 ‘에피언트’(성분명 프라수그렐, prasugrel, 공동개발사 한국릴리로부터 허가권 인수)를 각각 급여 출시해 플라빅스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브릴린타와 에피언트는 플라빅스의 CYP2C19에 의한 대사과정을 거치지 않아 CYP2C19 유전자변이에 의한 약물 내성이 없으며 약효 발현시간도 빠르다.

이들 약은 플라빅스보다 건강보험 적용 범위가 좁아 실적은 아직 기대에 못미친다. 브릴린타의 지난해 국내 원외처방액은 전년 대비 38.9% 상승한 약 64억원이다. 에피언트는 57.3% 오른 약 25억원을 기록했다.

브릴린타는 2009년 유럽·미국에서 판매승인을 받은 에피언트보다 늦은 2011~2012년에 출시됐으나 이후 점유율과 급여 적용범위에서 에피언트를 앞질렀다.      

브릴린타는 급성관상동맥증후군 환자, 1년 이상 이전에 심근경색 병력이 있으며 혈전성 심혈관 사건의 발생위험이 높은 환자에 급여가 지원된다. 에피언트는 관상동맥중재술(PCI)을 받았거나 받을 예정인 급성관상동맥증후군 환자에 한해 보험이 적용된다.

브릴린타와 에피언트의 정당 급여가는 브릴린타90㎎(1일 2정 복용)가 1198원, 에피언트10㎎(1일 1정)이 2296원, 에피언트5㎎(1일 1정)이 1906원으로 서로 비슷하나 플라빅스75㎎(1일 1정) 1158원보다 2배가량 비싸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적응증을 확대하기 위해 말초혈관질환자, 뇌졸중 병력이 있거나 당뇨병을 동반한 심질환자 등에 대한 임상연구를 시행 중이다.

학계에 따르면 브릴린타는 트리아졸로피리미딘(triazolopyrimidine) 계열의 약물로 티에노피리딘 계열의 플라빅스·에피언트와 달리 CYP450에 의한 대사과정이 필요 없어 혈소판 응집을 억제하는 약효 발현시간이 30분으로 매우 빠르다.

‘ONSET/OFFSET’ 임상연구에서 플라빅스(부하량 300㎎, 유지용량 75㎎/일)는 투여한 지 6~8시간이 지나야 최대 효과가 나타난 반면 브릴린타(부하량 180㎎, 유지용량 90㎎ 2회/일)는 1~2시간 만에 최고치에 도달했다. 혈소판의 응집을 억제하는 수준도 브릴린타가 89%로 50% 미만인 플라빅스에 비해 높았다. 

다양한 급성관상동맥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PLATO’ 연구결과 브릴린타는 플라빅스에 비해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률을 21%, 일차 복합변수인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과 심근경색·뇌졸중 발생률을 16% 감소시켰다. 뇌출혈 등 주요 출혈성 합병증 발생률 평가에서는 두 그룹간에 차이가 없었다.

PLATO 임상결과를 바탕으로 유럽심장학회(ESC)는 2011년부터 허혈성 심질환 사건의 발생위험이 중등도 이상인 급성관상동맥증후군 환자에게 플라빅스 복용 여부, 초기 치료전력, 환자의 연령과 관계 없이 브릴린타를 1차치료제로 쓰도록 권고하고 있다.

브릴린타는 혈소판의 P2Y12수용체와 가역적으로 결합해 약물투여 중단 후 혈소판의 응집 능력이 회복될 때까지 필요한 시간이 72시간으로 비가역적으로 결합하는 플라빅스·에피언트보다 단축됐다.
반면 반감기가 7~8시간으로 짧아 1일 2회 복용해야 하는 게 단점이다. 플라빅스와 에피언트는 하루에 한 번만 복용하면 된다.

브릴린타는 간의 효소인 CYP3A4의 작용을 저해한다. 이에 CYP3A4에 의해 대사되며 CYP3A4억제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고지혈증치료제 심바스타틴(simvastatin, 오리지널 의약품명 한국MSD의 ‘조코’)과 병용할 경우 근육통, 뻐근함, 피로 등 근육병증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에피언트는 같은 티에노피리딘 계열인 플라빅스와 달리 간에서 CYP450 효소 의존적인 대사과정을 한 단계만 거쳐 혈소판의 응집 능력을 억제하는 효과가 빠르게 나타난다. 학계에 따르면 복용 후 혈소판의 50%가 응집능이 억제되기까지 플라빅스는 복용 후 2시간이 걸린 반면 에피언트는 30분만에 동등한 약효가 나타났다.


그러나 플라빅스와 같이 P2Y12수용체에 비가역적으로 결합해 약물을 중단하더라도 혈소판의 응집능이 회복되기까지 약 7일이 지나야하는 단점이 있다.

급성관상동맥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TRITON-TIMI 38’ 임상연구에서 에피언트(부하량 60mg, 유지용량 10mg/일)·아스피린 병용군은 플라빅스(부하량 300 mg, 유지용량 75 mg/일)·아스피린 병용군 대비 심혈관계 사망, 치명적이지 않은 심근경색·뇌졸중 발생률을 19%, 스텐트혈전증의 발생빈도를 50% 이상 감소시켰다.

그러나 에피언트는 임상결과 나이가 75세 이상이거나 몸무게가 60kg 이하인 환자, 뇌졸중 등 일과성 허혈발작을 경험한 환자가 복용할 경우 출혈성 합병증 발생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FDA와 한국심장학회는 출혈 위험이 높은 환자에 대해 에피언트 복용을 제한하되 부득이 처방해야 하는 경우 용량을 절반으로 줄일 것을 권고하고 있다. 릴리와 다이이찌산쿄는 에피언트는 10㎎과 저용량 5㎎을 각각 출시했다.

관상동맥중재시술을 받지 않은 급성관상동맥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TRILOGY-ACS’ 임상연구 결과 에피언트와 플라빅스는 주요 심뇌혈관 질환 및 출혈성 합병증 발생빈도에서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헬스케어정보회사 에드버스이벤츠가 FDA에 보고된 세 가지 항혈소판제의 주요 이상반응 사례를 분석한 결과 플라빅스(1997~2012년, 1만1309건)는 위장관출혈과 빈혈이, 브릴린타(2011~2013년, 2263건)는 호흡곤란과 심근경색이, 에피언트(2009~2012년, 1917건)는 혈전과 흉통이 많이 집계돼 차이를 보였다.

플라빅스 vs 브릴린타 vs 에피언트 장단점 분석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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