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상 준비하랴, 손님 맞이하랴 쉴 새 없이 바쁜 주부들에게 명절은 반갑지만은 않다. 추석연휴 내내 강도 높은 가사노동에 시달리다 보면 한동안 명절증후군으로 인한 정신적·육체적 피로를 겪게 된다.
명절증후군 증상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게 정상이다. 따라서 명절이 끝났는데도 이상 증상이 계속될 경우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닌지, 혹시 다른 질병을 얻은 것은 아닌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한의학적 관점에서 인체에 화를 일으키는 주요인은 스트레스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기의 흐름에 이상이 생기고 기가 어느 한 곳에 뭉쳐 두통, 답답함, 두근거림, 구토 등이 나타난다. 갱년기에 접어든 중년여성은 갱년기우울증이 심해질 수 있다. 연휴가 끝나면 저절로 나을 것이라고 생각해 방치하면 이런 증상이 악화될 위험이 높다.
최우정 광동한방병원 오행센터 원장은 “명절이 끝난 뒤 명절후유증 및 우울증세를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갱년기 여성이 적잖다”며 “갱년기엔 호르몬 변화로 신체 밸런스가 깨진 데다 명절이 겹치면서 생활리듬이 불균형해져 명절증후군 증상이 두드러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휴 기간 아내나 부모님이 우울증 등 명절증후군으로 힘들어 할 땐 한방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환자의 체질과 건강 상태, 갱년기 증상에 따라 적합한 한약을 처방해 무너진 신체 밸런스를 회복시킨다.
오행센터 갱년기클리닉은 심신안정을 도모하는 다양한 한의학적 치료법을 시행하고 있다. 한약은 갱년기로 나타나는 대표적 증상인 열이 위로 오르는 상열감, 안면홍조, 수족냉증, 가슴답답함 등을 빠르게 완화시킨다. 체내에 갇힌 열을 내려줄 수 있는 체액을 보충해주는 게 치료 원리다. 즉 ‘수승화강’(水昇火降)으로 상부의 열을 끄고 하부의 자궁 및 신장을 보해 갱년기를 순조롭게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와 함께 침·재생침, 온향요법, 두한족열요법, 한약좌훈요법 등 갱년기 특화프로그램을 시행한다. 흐트러진 신체 균형을 잡아주는 입원집중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갱년기를 겪는 중년여성은 신체적 문제보다 정신적인 감정기복 등으로 더 힘들어한다. 아이들이 모두 성장하며 ‘빈둥지증후군’에 노출되고 부부금슬이 예전과 같지 않다. 자연 여성으로서의 존재감을 상실해 우울증에 빠지기 쉽다. 이런 감정기복을 당연한 것으로 치부해 넘기다보면 문제 해결은커녕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조진형 오행센터 원장은 “명절 때 받은 과도한 스트레스를 가볍게 넘기면 나중에 신체적 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바쁜 연휴 중에 주부들은 틈틈이 몸을 이완시켜주는 차를 마시고, 가족과 함께 가볍게 산책하거나 스트레칭을 실시해 심신의 안정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