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업체 절반 이상이 해외 생물자원을 이용하고 있음에도 ‘나고야의정서’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 중인 기업은 10곳 중 1곳이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바이오협회와 국립생물자원관은 의약품·화장품 등 136개 바이오기업을 대상으로 지난 6월부터 한 달간 ‘나고야의정서 인식도 및 해외 생물자원 이용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체의 8.8%(12개)만이 나고야의정서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8일 밝혔다.
나고야의정서는 특정 국가의 생물유전자원을 상품화하려면 해당 국가에 미리 통보한 뒤 승인받고, 이익의 일부를 공유해야 한다는 국제적 합의다. 이 안건은 2010년 10월 29일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제10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채택됐다.
이번 조사결과 해외 생물자원을 이용하고 있는 기업은 전체의 54.4%(74개)였으며, 국내 생물자원만 이용하고 있는 기업이 33.1%(45개)를 차지했다. 이용 중인 해외 생물자원 원산지에 대한 중복응답 결과 주요 원산지로 중국을 51.4%로 가장 많이 꼽았다. 다음으로 유럽 43.2%, 미국 31.1% 순이었다. 관련 국가에서 생물유전자원을 조달하고 있는 이유로 ‘원료생산비 및 물류비가 저렴하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44.6%로 가장 많았다.
‘나고야의정서의 주요 내용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40.4%로 2013년 조사 당시 30.9%에 비해 다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고야의정서에 대해 모른다’고 응답한 비율은 10.3%였다. 64개 기업을 대상으로 나고야의정서를 알게 된 계기를 조사한 결과 64.1%(41개)가 정부 차원의 설명회·세미나라고 답했다.
현재 중국·유럽연합 등 78개국이 나고야의정서를 비준하고 관련 법률 등을 마련하고 있다. 이에 해외 생물자원을 주로 이용하는 국내 바이오기업의 자원 조달과 연구개발에 대한 시간적·금전적 부담 증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