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에게 가장 흔한 위암은 조기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다. 위암은 갑상선암을 제외한 암종 중 발병률이 높지만 생존율이 90%를 상회하는 갑상선암과 달리 5년생존율이 현격히 낮다. 실질적으로 국민보건을 가장 위협하는 암종인 셈이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국내 위암 발병률은 인구 10만명당 3만847명으로 갑상선암(4만4007)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반면 5년생존율은 위암이 42.8%로 갑상선암 94.2%에 비해 낮다. 세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대장암 54.8%에 비해서도 낮다.
위암은 수술적 치료를 통해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조기 위암과 위선종인 경우 이전 수술 대신 내시경으로 치료 가능하다.
내시경점막하박리술(ESD)은 의료진이 내시경을 통해 병변을 발견하면 위암과 위선종을 병변 주위 점막을 부풀린 다음 특수한 기구를 이용, 병변을 잘라내는 치료법이다.
정준원 가천대 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과거 위암수술 시 전신마취와 개복수술이 반드시 필요했지만 ESD로 개복수술 없이 암을 치료할 수 있게 됐다”며 “시간, 비용, 부작용이 적고 회복도 빠르며 위의 기능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ESD 시술 시 일반 공기 대신 이산화탄소(CO₂)를 사용하면 통증을 줄일 수 있다. 시야 확보를 위해 주입하는 일반 공기는 장을 지나치게 팽창시키는 게 문제점으로, 이산화탄소는 이를 해결할 수 있다.
정 교수팀은 2012년 5월부터 2014년 8월까지 선종이나 조기위암으로 ESD 받은 총 110명을 이산화탄소주입군 54명, 일반 공기주입군 56명으로 구분했다. 이후 두 군의 복부통증 정도를 시각통증척도(VAS) 통해 시간대별로 기록하고 부작용 발생률, 복부둘레, 진정제 처방량, 진통제사용량을 평가했다. 그 결과 이산화탄소 주입군의 복부통증 정도는 시종일관 낮았으며, 시간이에 따라 통증 경감 속도도 컸다.
복부통증에 대한 시각통증척도 점수는 시술 1시간 뒤 이산화탄소군은 35.2점, 일반 공기군은 48.5점으로 나타났다. 3시간 후엔 이산화탄소군 27.8점·일반 공기군 42.5점, 6시간 후 이산화탄소군 18.4점·일반 공기군 34.8점이었다.
또 시술 후 하루가 경과한 뒤 이산화탄소군은 9.2점으로 통증 정도가 경미한 데 비해 일반 공기군은 21.9점에 달했다.
수술 후 진통제가 필요한 환자의 비율은 이산화탄소군은 22%, 공기군은 42.3%였다.
일반 공기를 주입하면 장을 팽창시켜 수술 후 통증과 불편을 초래한다. 일반 공기와 달리 이산화탄소는 장점막으로 신속하게 흡수돼 장의 팽창 시간이 단축된다. ESD은 의료진이 장내공간을 충분히 관찰할 수 있도록 실내 일반 공기를 장내에 주입해 이뤄진다.
이번 연구결과는 ‘위내시경점막하박리술시 CO₂의 효능: 무작위 이중맹검 비교연구’라는 논문으로 ‘위장관내시경(GASTROINTESTINAL ENDOSCOPY)’지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