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년간 심장혈관치료의 표준치료로 많은 환자들의 생명을 구했던 스텐트시술이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스텐트 재료의 개선에 이어 약물 방출 스텐트까지 나오면서 혁신적 발전을 이뤄왔지만 한번 심장혈관에 스텐트를 장착하면 다시 뺄 수 없어 병변이 재발하면 재시술이나 수술적 치료가 어렵고 스텐트로 인해 평생 혈전용해 약물을 복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심장혈관에 스텐트를 삽입한 후 3년이 지나면 모두 녹아 흡수되는 ‘생체 흡수형 심장스텐트’ 시술이 가능해지면서 이런 단점도 개선될 전망이다.
박승정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 교수팀은 지난 21일 74세 최모씨 등 협심증 환자 두 명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생체 흡수형 심장스텐트’ 시술에 나섰다. 같은 날 세브란스병원,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국내 여러 병원에서도 동시에 이 시술을 시행했다.
박승정 교수는 ‘생체 흡수형 심장스텐트를 이용한 심장혈관질환 급사 예측인자 개발’을 목적으로 한국, 미국, 싱가포르 등 9개국 29개 의료기관이 참여하는 다국가 임상연구에 착수했다.
생체 흡수형 스텐트는 몸에 녹는 봉합사의 재료인 폴리엘락타이드(Poly L-lactide)로 제작된 스텐트로서 병변이 있는 심장혈관 부위에 삽입되면 6개월 동안 견고하게 장착되어 혈액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준다. 이후 서서히 혈관 내에서 녹기 시작해 3년이면 모두 사라지게 된다.
결국 스텐트시술을 받고 시간이 지나면 혈관에 아무것도 남지 않기 때문에 혈관의 기능이 자연스럽게 회복되고, 혈관의 내경도 커질 수 있다.
환자는 1년 동안만 혈전용해 약물을 복용함으로써 약제비에 대한 부담감을 덜게 된다. 스텐트를 넣은 부위에 병변이 재발해도 기존 치료에 비해 재시술이나 수술적 치료 등 다양한 대응이 가능해진다.
박승정 교수는 “혈관에 영구적으로 남는 그물망 모양의 금속 스텐트와 달리 생체 흡수형 스텐트는 막힌 심장혈관을 확장시켜 혈류를 개선시킨 후 혈관에서 완전히 흡수되면서 병변이 있는 혈관의 기능을 정상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관상동맥질환 환자가 엄격한 기준을 통해 스텐트 치료를 받았던 것처럼 생체 흡수형 스텐트도 검사를 통해 시술이 필요한 환자에게만 시행될 것”이라며 “이미 전 세계적으로 12만5000명 이상의 관상동맥질환 환자가 치료받아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됐기 때문에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