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면 ‘돌발성난청’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이 질환은 내이나 청신경 등에 이상이 생겨 갑자기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것으로 보통 한쪽 귀에서 발생한다. 바이러스 감염, 내이순환장애 등이 발병 원인으로 지목된다. 청력이 일정 수준 감퇴하는 것은 물론 방치할 경우 순음청력을 상실해 소리 자체를 듣지 못할 수 있다.
돌발성난청은 응급질환 중 하나다. 소리가 들리지 않는 증상이 갑자기 나타나면 최대한 빨리 병원을 찾아 응급치료를 받아야 한다. 시간이 지체되면 청력을 잃거나 일부분 밖에 회복되지 않게 된다.
전조 증상에 집중하면 큰 화는 면할 수 있다. 청이한의원이 돌발성난청으로 내원한 환자 192명을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은 80명(41.7%)이 발병 전에 ‘극심한 피로감과 정신적 스트레스’를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불면증 및 수면장애’가 34명(17.7%), ‘안구피로’ 29명(15.1%), ‘간헐적 이명(귀울림) 증상’ 27명(14.1%), ‘두통 및 어지럼증’ 22명(11.4%) 순이었다.
인체는 피곤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스테로이드호르몬, 엔도르핀, 카테콜아민 등을 분비한다. 이들 호르몬은 면역체계의 핵심인 T임파구, B임파구를 정상적으로 기능하게 한다. 하지만 분비량이 과도할 경우 수용할 수 있는 한계에 부딪혀 호르몬 분비의 부조화를 일으키고, 면역시스템이 붕괴되면서 각종 질환에 노출된다.
돌발성난청의 원인을 단순히 귓속 문제로 국한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실제로 노인성난청과 달리 돌발성난청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청장년층 사무직 직장인에서 많이 발생한다. 스트레스로 뒷목이 뻣뻣하거나 뇌신경의 지배를 받는 ‘흉쇄유돌근’이 극도의 긴장상태에 빠져 있으면 혈류의 흐름이 방해돼 갑작스럽게 귀가 먹먹해지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유종철 청이한의원 원장은 “극심한 피로감과 함께 스트레스를 받으면 기력이 약해지면서 혈류장애가 생기고, 이런 경우 내이의 압력이 상승해 청신경이 손상되거나 귀를 관장하는 신장의 기운이 떨어져 청력이 감퇴되는 돌발성난청이 발병할 수 있다”며 “전조 증상의 원인을 귀가 아닌 몸에서 찾아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한의학에서는 귀의 기능 개선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면역세포 생성을 촉진하는 침치료와 기력을 보강하는 한약처방으로 돌발성난청을 해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