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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연의 슬픔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당신을 위한 처방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5-09-16 21:24:28
  • 수정 2015-09-21 16: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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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울증이라기엔 부족하지만 마음 괴롭고 번잡하다면 ‘한방 신경정신과’ 방문해볼만

한의학에서는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몸과 마음이 하나라는 관점에서 접근한 뒤 치료한다.

직장인 최모 씨(32·여)는 결혼까지 생각했던 남자친구와 이별을 맞았다. 5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을 함께했던 만큼 상처도 깊다. 남자친구는 성공하자마자 자신을 정리했고, 실연한지 3개월이 다 되어가고 있지만 아직까지 배신감에서 헤어나오기 힘들다. 무기력한 일상 속에서 일상생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은 물론 업무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가족들 보기에도 안쓰럽고, 친구들도 점점 최 씨를 달래는 데 지쳐가는 상황이다. 최 씨는 ‘상담을 받아보는 게 어떻겠느냐’거나 ‘우울증으로 이어질까 두렵다’는 주변의 말에 기분만 상한다. 틀에 박힌 상담치료나 우울증 약을 복용하는 데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친구로부터 이별 후유증을 다스리기 위해 한의원을 찾았다는 말과 함께 병원으로 끌려간 그는 생각보다 마음이 편안해지는 경험을 했다.

최근 한방신경정신과의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깊은 스트레스로 ‘화병’을 겪는 주부들이 늘면서 과거보다 활발한 진료가 이뤄지는 분위기다. 사실 정신질환을 앓는다기보다 울분이 쌓이거나 울적하고 무기력해지는 등 ‘기분’이 제대로 컨트롤되지 않는 정도에서 많이 찾는다. 실제로 최 씨처럼 젊은이들도 실연의 아픔 등을 달래기 위해 내원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모 한의사는 “대부분 병원을 찾는 주부들과 남편과의 문제, 시댁과의 불화 등을 주제로 이야기하고 있어 연령대가 낮아졌을 뿐 상담에 어려움을 겪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방신경정신과는 중년 여성의 ‘힐링’에 도움이 되는 사랑방이다. 어머니세대는 억울한 감정을 제대로 발산하지 못하고 억지로 참는 것을 당연시 여기는 분위기였다. 결국 신경성적으로 화가 치밀게 되는 게 울화이고, 이로 인해 ‘화병’이 생긴다.

화병은 인구 100명당 4~5명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40~50대 여성에서 가장 많다. 화병 환자의 70~80%는 주부이고, 이혼한 여성보다 결혼상태를 지속하고 있는 경우에 발생률이 높다. 최 씨처럼 연애 후 배신감으로 겪는 경우도 적잖다.

한국인은 우울감에 의한 신체증상 호소가 많은 게 특징이다. 화병도 두통, 안면열감, 현훈, 구갈, 심계항진, 가슴치밂, 목이나 가슴의 덩어리, 답답함, 소화장애 등을 동반한다. 정신 증상으로 우울, 불안, 신경질, 짜증, 죽고싶은 마음, 무기력 등이 나타난다.

하지만 단기적인 충격과 스트레스는 화병과 달리 구분된다. 화병은억울한 감정이 쌓여 해소되지 않은 상태가 6개월 이상 지속돼야 한다. 정대규 대구한의대 한방신경정신과 교수는 “화병의 필수 증상은 가슴이 답답하거나 숨이 막히고 무엇인가 치밀어 오르는 기분이 지속되는 것”이라며 “가령 가슴 정중앙이  ‘전중’을 눌렀을 때 통증이 심하면 스트레스가 과도하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전중은 감정의 기운이 많이 모이는 침자리로 화병을 진단하고 경과를 관찰하는 키포인에 해당한다. 화병이 개선되면 당연 전중 부위의 통증도 줄어든다.

한의학적으로 가슴답답함, 무엇인가 치밀어 오르는 느낌, 몸이나 얼굴에 열이 오르는 기분, 갑작스런 화의 폭발 혹은 분노 등 4가지 증상 중에서 최소한 2가지 이상이 뚜렷하게 나타나면 화병으로 진단할 수 있다.

화병은 크게 충격기, 갈등기, 체념기, 초월기의 4단계로 구분한다. 충격기는 갑자기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한 직후로 아직 화병단계는 아니지만 분노, 적개심, 증오, 복수심 등을 보인다. 갈등기부터는 본격적인 화병단계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에 역부족임을 깨닫고 갈등상황에 빠지게 된다. ‘열이 난다’,‘치밀어 오른다’,‘죽을 것 같다’,등 열감 증상을 주로 나타낸다.

체념기가 되면 시간이 지나면서 어쩔 수 없는 일로 받아들이려는 체념의 상태로 우울한 감정이 두드러지는 울화병의 울기에 해당된다. 그러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어 참다가 어느날 다시 폭발할 수 있다. 끝으로 초월기에는 한으로 남아 초연해진다. 이 시기를 병의 시기로 볼지, 병을 극복한 것으로 볼지는 아직 논란이 있지만 인생살이가 다 그런 것이라는 초연하고 원숙된 자세를 보이게 된다. 모든 화병 환자가 4단계를 거치는 것은 아니다.

정대규 교수는 “화병의 한의학적 진단방법으로는 통증측정기(Algometer scale)를 이용한다”며 “적외선 체온촬영장치(DITI, Digital Infrared Thermographic Imaging)도 병용해 피부에서 방출되는 적외선을 감지, 미세한 체열 변화를 서로 다른 색의 등고선 모양의 체열지도로 나타내는 방법으로 화병의 정도를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침·뜸·한약 등으로 장부와 기혈의 흐트러진 상태를 바로잡고 호흡법·이완법·기공훈련 등 정신요법을 통해 몸과 마음을 안정시킨다”며 “상담치료와 인지치료를 병행해 환자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오랜 기간 습관화되어 버린 자신의 생각구조까지 바꿀 수 있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한의학에서는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몸과 마음이 하나라는 관점에서 접근한 뒤 치료한다. 심리상담치료는 상담치료사가 전담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한의사는 심리 치료보고서를 체크해 한의학적 치료에 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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