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사망률 1위인 폐암은 조기에 발견하더라도 재발 방지를 위해 폐의 20~25%를 절제해야 한다. 그러나 초기 폐암에서 폐를 작게 절제(폐의 5~10%)해도 생존율에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창현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교수팀은 2005~2013년 서울대병원에서 흉강경 수술을 받은 초기 폐암 환자 중 폐엽절제술(폐의 20~25% 절제)을 받은 환자 94명과 구역절제술(폐의 5~10% 절제)을 받은 환자 94명을 비교 분석했다.
폐는 5개의 폐엽으로 구성되는데, 오른쪽 폐는 3개(우상엽, 우중엽, 우하엽), 왼쪽 폐는 2개(좌상엽, 좌하엽)로 나뉜다. 각 엽들은 해부학적으로 각각 2~6개의 구역으로 나뉜다.
암이 존재하는 폐엽 전체를 떼어내면 폐엽절제술, 폐엽 내에서 암이 존재하는 한 구역만 떼어내면 구역절제술이라고 한다. 흉강경 폐엽절제술 환자의 3년 생존율은 96%로 흉강경 구역절제술 환자의 94%와 차이가 없었다. 폐암 수술 환자의 3년 생존율이 90%를 넘는 것은 세계적인 결과다.
이번 연구에서 흉강경 폐엽절제술 환자의 폐기능 감소율은 11%, 흉강경 구역절제술은 8.9%로 나타났다. 즉 폐를 적게 절제할수록 폐기능이 최대한 보존됐다.
최근 흉강경수술의 발전으로 흉강경 폐엽절제술이 폐암의 기본 수술법으로 정립됐다. 하지만 폐의 20~25%를 제거해야 해 폐기능이 좋지 않은 고령환자나 폐질환 환자에게는 적용하기 어려웠다.
흉강경 구역절제술은 폐의 5~10%만 제거하므로 폐기능을 최대한 살릴 수 있다. 하지만 작게 절제하면 폐암 재발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와 높은 수술난이도 탓에 많이 시행되지 않았다.
강 교수는 “이번 연구는 초기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흉강경 구역절제술을 기술적으로 충분히 시행할 수 있고, 흉강경 폐엽절제술과 비교시 완치율이 우수한 것을 확인했다” 며 “이는 국내 최초의 대규모 흉강경 구역절제술의 결과로 세계적으로 매우 드문 사례” 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Comparison of thoracoscopic segmentectomy and thoracoscopic lobectomy on the patients with non-small cell lung cancer: a propensity score matching study’ 라는 제목으로 국제 저명 학술지인 ‘유럽흉부외과저널(European Journal of Cardiothoracic Surgery)’에 게재됐다.
현재 흉강경 구역절제술은 폐암 중 비교적 예후가 양호한 초기 폐선암 환자나 부 조기 폐암환자 중 고령이거나 폐기능이 나쁜 환자에게 제한적으로 시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