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호성 분당서울대병원 암센터 외과 교수팀(윤유석, 조재영, 최영록 교수)은 복강경 간세포암 절제수술이 개복수술보다 환자 삶의 질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결과를 31일 세계 최초로 보고했다.
복강경수술은 배를 크게 열지 않고 몇 개의 절개창만을 내 암세포를 절제한다. 기존 개복수술보다 수술 후 재원기간이 짧고 출혈, 상처, 염증, 일시적 간기능부전 등 합병증이 적다.
그동안 간세포에 발생한 종양을 제거하고 치료하는 간절제술은 외과수술 중 가장 고난도로 여겨졌다. 갈비뼈가 간을 덮고 있어 다른 개복술보다 절개 범위가 크고 수술 중 과다출혈의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한 교수는 세계 최초로 2006년에 복강경 우후구역 간엽절제술, 2009년 복강경 중앙이구역 간엽절제술을 성공하면서 간암치료에 복강경수술을 도입했다. 2006년엔 세계 최초로 소아 환자를 대상으로 복강경 간절제술을 시행해 전세계 의료진의 관심을 모았다.
한 교수팀은 지난 10년간 시행한 88례의 간세포암절제수술을 대상으로 복강경수술과 개복수술의 합병증 발생률 및 장기생존율을 비교했다. 간세포암 절제는 주요 혈관에 인접한 경우를 포함해 간의 모든 부위에서 이뤄졌다. 이번 연구결과 복강경수술을 했을 때 수술 후 재원기간은 8일로 개복수술의 10일보다 짧았다.
수술 후 합병증 발생률도 복강경수술군은 12.5%로 개복수술군의 20.4%에 비해 낮았다.
이와 함께 암수술 환자를 장기간 추적관찰한 결과 5년생존율은 복강경수술군이 76.4%, 개복수술군은 73.2%로 나타났다. 무병생존율도 복강경수술군 44.2%, 개복수술군 41.2%로 비슷했다.
한호성 교수는 “이번 연구로 복강경 간절제수술의 안전성과 치료효과가 개복수술과 같다는 근거를 제시할 수 있게 됐다”며 “복강경 간절제술이 널리 보급돼 많은 환자의 수술 합병증을 감소시키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간질환 분야 저명학술지인 ‘간장학저널(Journal of Hepatology, IF=11.336)’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 병원 간암센터는 매년 아시아태평양외과포럼을 개최해 일본 도쿄대, 중국 베이징대, 대만 국립대, 미국 캘리포니아대 등의 외과 교수와 복강경수술법을 공유하고 간암 진단 및 수술에서 앞선 기술을 전파하고 있다. 이를 통해 복강경 간절제술의 기준을 확립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으며, 복강경을 이용한 간암 및 이식수술에서 여러 건의 세계 최초 기록을 보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