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에 걸렸을 때 자녀를 2~3명 출산한 여성은 출산하지 않은 여성보다 유방암치료 후 생존율이 최대 61%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정선 인제대 해운대백병원 유방센터 교수와 오민경 부산백병원 임상시험센터 교수팀은 1993~2009년 한국유방암학회에 등록된 유방암환자 2만9167명을 분석한 결과를 6일 발표했다.
폐경 전·후 유방암을 치료받은 환자는 출산 자녀 수와 첫 분만 나이에 따라 생존율이 차이났다. 폐경 전 유방암 환자 중 자녀를 한 명 출산한 여성은 출산하지 않은 여성보다 유방암치료 후 생존율이 53% 증가했다. 생존율은 2명 출산시 61%, 3명 출산시 42%, 4명 출산시 10% 늘었다.
하지만 5명 이상 출산여성은 출산하지 않은 여성보다 오히려 생존율이 33% 감소했다.
폐경 후 유방암 환자의 경우 생존율은 2명 출산시 1.4%, 3명 출산시 25% 증가했다. 하지만 한 명만 출산한 경우 생존율이 34% 감소했다. 또 4명 출산한 여성은 0.8%, 5명 이상 출산한 여성은 62% 생존율이 줄었다.
모유수유(수유력)는 폐경 전·후 환자 모두 유방암 생존율과 연관성이 없었다. 여성의 생식인자인 수유력, 출산한 자녀수, 첫 분만 나이, 진단 당시 나이와 첫 분만 나이의 간격 등은 유방암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치료 이후 생존율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정선 교수는 “미산력 자체가 위험요소라기보다는 출산력이 암에 대한 예방적인 인자라고 볼 수 있다”며 “하지만 이런 효과는 폐경 후 점차 사라지는 경향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이어 “폐경 후 유방암을 진단받은 환자 중 2~3명을 출산한 경우 생존율이 증가했지만 다산한 여성은 오히려 삶의 질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오민경 교수는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초혼 및 첫 분만 나이가 늦어지는 추세”라며 “이같은 생식인자 변화가 향후 발생하는 유방암 치료성적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여성건강국제학술지(BMC Women’s Health)’ 최근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