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정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장(심장내과 교수)과 안정민 교수팀은 다혈관협심증 치료엔 스텐트시술보다 기존의 관상동맥우회수술이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를 저명 국제학술지인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 최신호에 게재했다고 17일 밝혔다. 국내 의학자 중 NEJM에 논문을 5번째 게재한 것은 박 교수가 처음이다. 박 교수팀은 미국 현지시간으로 16일 오전 8시 샌디에이고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심장학회 국제학술대회에서 1만여명의 심장학자를 대상으로 이번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다혈관협심증에서 관상동맥우회수술과 관상동맥중재술의 임상결과 비교’라는 제목의 이번 논문은 심장혈관이 여러 군데 동시에 막힌 협심증에 최신형 스텐트를 사용한 시술보다 심장수술이 효과적이라는 기존 가이드라인을 재증명함으로써 전세계 심장치료 분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협심증은 동맥경화로 인해 심장을 둘러싸고 있는 관상동맥이 좁아지는 질환이다. 치료법은 스텐트를 넣어 좁아진 혈관을 넓혀주는 시술과 가슴을 열어 좁아진 심장혈관을 대신할 건강한 혈관을 이어 붙이는 관상동맥우회수술로 나뉜다.
박 교수팀은 2008년 7월부터 2013년 9월까지 아시아 4개국 27개 병원에서 진료받은 880명의 다혈관협심증 환자를 최신 스텐트시술군 438명과 관상동맥우회수술군 442명으로 나눈뒤 4년 6개월 이상 추적 관절했다.
전체적인 사망 및 뇌졸중 발생률에는 차이가 없었지만 스텐트시술을 받은 환자는 심장수술을 받은 환자보다 재시술 위험이 약 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스텐트시술을 받은 환자군은 한 달 후 심근경색 발생률이 약 1.7배 높았다.
이번 연구는 최근 사용되고 있는 2세대 스텐트재협착 방지 약물 용출 스텐트를 이용한 시술의 임상결과를 관상동맥우회수술과 비교했기 때문에 다발성협심증에 수술을 추천하는 현재의 치료 가이드라인을 뒷받침할 수 있게 됐다. 무작위 연구배정이서 시술자의 주관적인 선택이 배제돼 연구결과를 더 객관적으로 신뢰할 수 있다는 점도 의의가 있다.
박 교수는 “선행 연구는 초기에 개발된 스텐트시술과 수술과의 비교 연구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었다”며 “이번 연구결과 다혈관협심증에 최신 스텐트를 사용하더라도 수술이 여전히 더 좋은 임상결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스텐트 기구의 발전과 심장수술에 대한 부담으로 스텐트시술을 선호하는 환자가 많지만 여러 군데의 심장혈관이 동시에 좁아진 경우에는 전문가와의 상담해 적절한 치료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NEJM은 임상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의학전문잡지로 영향력을 알 수 있는 인용지수가 네이처(42.3)나 사이언스(31.4)보다 높은 54.4점이다. 이 학술지에 논문이 실리면 의학적인 치료 방침이 바뀌는 등 전세계 의료 종사자에게 큰 영향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