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용 첫해 성장속도 약간 느려, 1년 후 정상 유지 … 1년에 키 4㎝이하 크면 전문치료 필요
김효원 서울아산병원 어린이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ADHD 어린이와 상담하고 있다.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 복용이 아이들의 성장 저하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국내 연구결과가 나왔다.
김효원 서울아산병원 어린이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최진호 소아내분비대사과 교수팀은 2004년 3월부터 7년간 ADHD치료제인 메칠페니데이트(Methylphenidate, MPH)를 복용한 어린이 157명의 성장속도를 관찰한 결과 약 복용 후 처음 1년 동안만 미세한 영향이 있었고, 이후엔 정상적인 성장 속도를 보였다고 26일 밝혔다.
아동기에 많이 나타나는 ADHD는 주의력이 지속적으로 부족하고, 산만함·과잉행동·충동성 등을 보이는 질환이다. 조기진단 후 적절한 약물치료를 받으면 90% 이상 완치 가능하다. ADHD 아동은 매년 4~5% 증가하고 있지만 ADHD치료제가 식욕을 떨어뜨려 성장을 방해한다는 편견 때문에 적절한 약물치료가 어려운 상황이다.
그동안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ADHD치료제와 성장과의 관계를 조사한 많은 연구들이 진행됐다. 하지만 국내 소아청소년만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없어 전문의들이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기가 어려웠다.
이번 연구결과는 ADHD 아이를 둔 부모들의 ‘치료제 복용 후 성장저하’에 대한 걱정을 덜고 조금 더 적극적으로 아이들의 약물 치료를 도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연구에서 ADHD를 진단받은 아이들의 평균 나이는 8세로 치료제 복용을 시작한 첫 해 키는 평균보다 0.43㎝, 몸무게는 0.67㎏ 덜 나가 성장속도에서 미세한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약 복용 후 1년이 지나자 키와 몸무게의 성장 속도는 정상인 아이와 같았다.
김효원 교수는 “ADHD는 조기진단과 적절한 약물치료가 치료의 핵심”이라며 “이번 연구결과 ADHD치료제가 아동의 성장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 게 입증돼 안전한 약물치료의 근거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약물치료 중 식욕이 떨어질 경우 식욕이 회복되는 저녁시간에 단백질, 과일, 채소 등을 골고루 많이 먹는 게 좋다”며 “식욕저하가 지속되면 다른 약물로 교체하는 등 전문의의 적절한 치료 계획을 따르면 성장에 문제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진호 교수는 “ADHD치료제를 먹고 있는 어린이의 키가 또래아이 100명 중 세번째 이내로 작거나 연간 성장속도가 4㎝ 이하인 경우 성장클리닉을 방문해 전문적인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소아청소년정신약물학회지’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