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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원메디슨코리아 ‘테빔브라’(티슬렐리주맙) … 위암·식도암 면역항암제 시장 대공세 예고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5-07-15 18: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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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ATIONALE-305, 복막전이 위암 및 식도암 환자에서도 임상적 이득 확인 … 수명연장 기대
  • RATIONALE-307, 2년 이상 투약 편평상피암 폐암 환자 4년 전체생존율 97.5% & 3B기 폐암 환자 사각지대 해소
  • 양지혜 대표 “환자에게 조속한 시일내에 다가갈 것” … 약가조정 감수, 조기 급여화 의지 표명

중국계 글로벌 제약사인 비원메디슨코리아(옛 베이진코리아)가 지난 6월 25일, ‘테빔브라주100밀리그램’(Tevimbra 성분명 티슬렐리주맙, tislelizumab)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식도암, 위암, 비소세포폐암 1차와 2차 치료에 5개 적응증을 추가 승인받았다. 

   

위암과 식도암에는 여전히 마땅한 항암제가 없는 실정에서 중국 제약사가 개발한, 아시아인에서 서구인보다 발병 빈도가 높은 이들 암에 강점을 가진 테빔브라의 부상은 국내 환자는 물론 국내 제약업계에 위로이자 채찍질이 될 전망이다.

   

테빔브라는 기존 면역관문억제제와 차별화된 역량을 갖고 있다. PD-1에 대한 선택성이 높아 PD-1과 PD-L1의 결합을 99% 이상 차단한다. 기존 면역관문억제제의 PD-1과 PD-L1과의 결합력(친화력)은 50~80% 수준이다.

   

테빔브라는 이에 더해 Fc 감마 수용체(FcγR)와의 결합을 최소화하는 차별화된 이중 기전(Dual Mechanism)으로, 대식세포로 인한 면역세포(T세포)의 소모를 줄여 치료 반응의 지속성과 안전성을 높였다. FcγR은 대식세포 등 여러 면역세포의 표면에서 발현되는 수용체로, 항체(주로 IgG)의 Fc 부분과 결합한다. 이런 결합은 대식세포의 탐식작용, 세포독성, 염증반응을 유발하여 면역반응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항암제를 이물질로 여기고 탐식함으로써 항암제를 무력화시킬 수도 있다. 

   

대식세포는 면역관문억제제의 효과를 방해할 수 있으며, 암세포가 일찍이 면역관문억제제에 대해 내성을 갖게 하는 데 기여한다. M2 대식세포는 종양미세환경에서 T세포의 활성을 억제하고, 종양세포의 면역회피를 돕는 물질을 분비해 결과적으로 종양성장을 촉진하고 면역반응을 억제할 수 있다.

   

기존의 항PD-1 또는 PD-L1 면역항암제들이 대식세포가 많은 면역 환경에서는 효능이 떨어지는 반면 테빔브라는 이러한 환경에서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비원메디슨 측의 설명이다. 

   

아울러 테빔브라는 여전히 미충족 의료수요가 큰 비세소세폐암 중 편평세포암에서 치료 사각지대를 해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비원메디슨은 15일 서울시 안다즈호텔 강남에서 테빔브라의 적응증을 확대에 즈음해 이 약의 강점과 향후 마케팅 방안을 설명하는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라선영 세브란스병원 암병원 종양내과 교수라선영 세브란스병원 암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테빔브라의 위암과 식도암에 대해 설명했다. 

   

테빔브라는 이전에 전신적 치료 이력이 없는 위 또는 위식도 접합부 선암 환자 1657명을 대상으로 한 ‘RATIONALE-305’ 임상연구에서 테빔브라와 연구자가 선택한 항암화학 병용요법을 항암화학요법과 위약 병용요법을 비교하는 검증을 받았다. 이 연구는 기존의 면역항암제가 명확하게 답을 주지 못한 복막전이 환자에서 테빔브라의 이점을 확인한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닌다.

   

PD-L1 발현율(Tumor Area Positivity, TAP) 5% 이상의 환자는 물론, 전체 환자군에서도 테빔브라가 전체생존율을 개선한 것으로 보고됐다.

   

TAP 5% 이상의 환자에서 테빔브라군이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이 17.2개월로 12.6개월에 그친 위약군에 비해 사망의 위험을 26%(HR=0.76, 95% CI 0.59-0.94, P=0.006) 줄였다. 전체 환자군에서도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이 각각 15.0개월과 12.9개월로 테빔브라군의 사망 위험이 20%(HR=0.80, 95% CI 0.70-0.92, P=0.001) 더 적었던 것으로 보고됐다.

   

참고로 PD-L1 양성은 병리학자들이 현미경으로 관찰해 종양 내 PD-L1 발현 비율이 50% 이상일 때로 간주한다. PD-L1 발현 여부는 크게 TPS(tumor proportion score), CPS(Combined Positive Score)로 평가한다. TPS는 PD-L1이 발현된 암세포의 비율을 보는 수치이고, CPS는 암세포의 PD-L1이 발현된 암세포와 면역세포의 수치를 둘 다 카운팅하는 것이다. 즉 분모는 같은 데 분자가 다른 것이다. 

   

일반적으로 TPS는 50% 이상이면, CPS는 1점 이상이면 PD-L1 양성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식도암의 경우 10점 이상이어야 양성으로 인정한다. 

   

이와 달리 종양영역양성(TAP) 수치는 종양 내 PD-L1 발현 정도를 정량화한 수치다. 이 수치는 종양세포뿐만 아니라 종양 주변의 면역세포에서 발현되는 PD-L1까지 고려하여 측정한다. TAP 수치는 기존 방법보다 면역항암제 치료 대상자를 선별하고 치료 효과를 예측하는 데 유용하며, 기존 수동 계수 방식보다 재현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TAP 수치는 새로운 측정 방식이어서, 아직까지는 다른 PD-L1 측정 방법과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이 수치가 높을수록 PD-L1 양성이 강하고, 면역관문억제제에 효과적임을 의미한다. 통상 5% 이상이면 PD-L1 양성으로 판정한다. 1%는 음성으로 간주하는 컷오프 수치다. 일부 암종이나 전문가들은 10% 이상 또는 50% 이상을 양성으로 간주하기도 한다.

   

테빔브라는 기존에 면역항암제의 효과가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진 복막전이 환자에서도 대조군 대비 사망 위험을 20% 낮추는 결과를 보였다(HR=0.80, 95% CI 0.65-0.98).

   

라 교수는 “복막 전이는 전체 위암 환자의 약 40%에서 동반되는 예후가 나쁜 고위험군임에도 기존 면역항암제는 이 환자군에서 제한된 효과를 보여왔던 만큼, 테빔브라는 이런 환자들에게도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환자들이 복막전이가 있는 경우가 많은데, 복막 전이가 있으면 음식을 먹기 어렵고, 복수가 차고, 신체 기능도 떨어지고, 약물 표적도 없어서 효과적인 약도 없고 항암치료를 받더라도 복막전이가 없는 환자보다 생존율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며 “복막전이가 있으면 2년 이상 생존하기 힘들고 수명이 3~4개월 단축되는 게 일상적”이라며 “젊은 여성에서 더 흔한 것도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테빔브라는 복막전이 여부에 상관없이 전체생존기간을 연장했으며, 특히 PD-L1 양성이나 음성에 상관없이 복막전이 환자의 전체존기간을 연장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기존의 면역항암제 임상 연구와 비교하면, 이상반응으로 인한 치료중단율이 16%로, 26~36%로 보고된 기존 면역항암제보다 약을 중단할 부담이 적었다”고 덧붙였다. 

   

라 교수는 또 “위암이 과거보다 발생률이 낮아지긴 했지만 국내서는 여전히 발생 5위, 사망 5위의 암종”이라며 “위암 4기 환자가 아직도 많은데 5년 생존율이 7.5%에 그치고 있는 상황에서 테빔브라라는 새로운 치료대안이 나온 것은 감사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위암 분야 항암제에서 성공한 것은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HER2 양성 위 또는 위식도접합부 선암종의 치료제로 허가받은 ‘엔허투’(트라스트주맙-데룩스테칸), ‘허셉틴’(트라스트주맙) 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실패했다”며 “엔허투와 허셉틴은 유방암에는 잘 듣지만 많은 음식물이 통과하고 종양미세환경이 열악한 위암에서는 상대적으로 항암 효과가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라 교수는 “환자가 3가지 면역항암제(테빔브라, 옵디보, 키트루다) 중 선택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줘야 한다”며 “HER2 음성 전이성 위암의 경우 모든 면역항암제들이 All-comer 허가를 받았지만 현재 급여는 CPS 점수 5 이상으로 제한돼 있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약 45%의 환자들이 CPS 점수 5 미만이며, 전체 환자의 절반은 면역항암제 치료의 급여 기회를 갖지 못하고 있다”며 급여 확대를 주문했다.    이세훈 삼성서울병원 종양내과 교수

이세훈 삼성서울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비소세포폐암을 대상으로 진행된 ‘RATIONALE-307’ 및 ‘RATIONALE-304’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이 교수는 “RATIONALE-307 연구는 기존 면역항암제의 효과가 더욱 제한적이던 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에게 가능성을 보인 유의미한 데이터를 도출했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에서 테빔브라 병용군(테빔브라+알부밀 결합 파클리탁셀+카보플라틴)은 4년 생존율 32%, 객관적반응률(Objective Response Rate, ORR) 73.9%, 무진행 생존기간(Progression-Free Survival, PFS) 중앙값 9.6개월, 반응지속기간(Duration of Response, DoR) 중앙값 8.6개월을 기록하며 효과를 입증했다. 반면 대조군(단순 항암화학요법군)은 ORR 47.9%, PFS 5.5개월, DOR 4.3개월로 큰 차이를 보였다.

   

폐암은 비소세포폐암이 전체 폐암의 85%를 차지하며, 그 일종인 편평상피세포암은 전체 폐암의 30%를 차지한다. 

   

그는 “테빔브라는 RATIONALE-304 연구를 통해 EGFR/ALK 음성이면서 PD-L1 고발현인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3년 이상의 생존기간 중앙값으로 장기 생존 가능성을 입증했으며, 특히 RATIONALE-304 연구에는 3B기 환자군까지 포함되어 임상적 적용 범위를 넓혔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에서는 테빔브라 병용군의 전체 생존기간(OS)이 최대 41.9개월, 무진행 생존기간(PFS) 14.6개월, 객관적 반응률(ORR)은 70.3%에 이르렀다. 

   

한편 테빔브라는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 영역에서 진행된 RATIONALE-303 연구에서도 단독요법으로 화학요법 대비 전체 생존기간(OS)을 16.9개월로 5개월 연장시켰고(16.9개월 vs 11.9개월), 반응 지속기간(Duration of Response, DoR) 또한 13.5개월로 나타나 치료 효과를 뒷받침했다. 

   

테빔브라는 RATIONALE-307, 304 연구 모두 3B기 이상의 환자에게 항암치료를 시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보였다. 3B기 환자는 수술과 방사선치료가 모두 불가능한 환자로 항암치료의 대상이지만, 기존 면역항암제 임상연구는 3B기 환자를 포함하지 않아 현재로서는 항암화학요법 후 질병이 진행한 이후에야 면역항암제를 투약할 수 있었다.

   

이세훈 교수는 “3B기 환자들은 사실 4기 환자와 다르지 않아서 처음부터 항암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면역항암제와 항암화학 동시 병용요법은 이를 순차적으로 사용한 것(항암화학요법 후 면역항암제)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효과가 좋다”면서 “여기에 테빔브라는 경제적 부담도 적은 약이기 때문에, 3B기 환자들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RATIONALE-307 연구는 면역항암제의 장기 지속 치료 효과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내왔다. 일반적으로 면역항암제 관련 임상 연구는 최대 2년까지 투약하도록 설계하고 있다. 2년간 투약 후 중단하더라도 효과가 유지된다는 가설과 지속적인 투약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고려한 때문이다.

   

이와 달리 비원메디슨은 테빔브라의 주요 임상 연구에서 질병이 진행하거나 이상반응으로 투약이 어려울 때까지 테빔브라를 유지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 가운데 RATIONALE-307 연구에 참여해 테빔브라를 2년 이상 투약한 환자를 분석한 결과, 이들 중 97.5%가 4년 시점까지 생존해 있었으며, 추가적인 이상반응은 보고되지 않았다. 이들은 모두 치료반응을 보였던 환자들로, 이 가운데 26.8%는 완전관해를 보였다. 

   

이세훈 교수는 “외래에서 환자분들이 재발될까 불안하니까 보험이 적용되지 않더라도 면역항암제를 계속 쓰고 싶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다”면서 “하지만 근거가 부족하고, 부작용이 발생했을 때 책임 소재도 있어서 부담이 크다”고 소개했다. 이런 상황에서 “RATIONALE-307 연구에서 2년 이상 투약한 환자들의 4년 전체생존율이 90%를 상회한 것은 장기 생존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상당히 고무적인 데이터”라며 “2년 이상 투여하는 것을 고려해봐야 하는 요인”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교수는 “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2년 이상 생존한 환자는 드물다”면서 “특히 기존에 허가된 면역항암제가 있음에도 개선된 전체생존율 데이터가 유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라 교수는 ‘면역관문억제제 중 중국에서 개발된 신약이 기존 신약보다 우수하다는 연구보고 있다’는 질문에 대해 “중국 신약이 기존 신약보다 우수하다는 것은 아직 근거가 없다”며 “중국에서 진행된 임상에서는 아직 이런저런 치료를 받지 않은 초치료(naive) 또는 저치료(Under treatment) 상태의 피험자가 많아서 더 나은 유효성을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에서 개발됐으니까 아시아인에게 더 잘 듣는다는 것도 근거가 부족하다”며 “인종적인 차이에 따른 약물의 ‘바이올로지’(약물동력학) 차이는 없다”고 단언했다.    양지혜 비원메디슨코리아 대표

이날 양지혜 비원메디슨코리아 대표는 새로운 적응증의 급여 진입과 관련, “확실하게 약속드릴 수 있는 것은 조속한 시일 내에 한국 환자에게 다가갈 것”이라며 약가를 다소 조정(인하)하는 것을 감수하고라서도 선발 면역관문억제제(키트루다, 옵디보)를 추격하는 입장에서 조기 급여화에 적극 나설 것임을 표명했다. 

   

테빔브라는 중국에서 준시바이오의 ‘투오이’(Tuo Yi 성분명 토리팔리맙(Toripalimab), 이노벤트의 '타이비트'(Tyvyt, 성분명 신틸리맙 sintilimab), 항서제약(헝루이)의 '아이루이카'(AiRuika, 성분명 캄렐리주맙 Camrelizumab)에 이어 4번째 면역관문억제제로 승인됐다. 중국 내 브랜드명 '바이제안'(Baize'an)이고 유럽 및 아시아 제품명은 ‘테빔브라’다.

   

테빔브라는 중국에서 투오이(미국 상품명은 ‘록토지’(Loqtorzi)) 보다 다소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보다 10~20% 저렴한 수준으로 공급되고 있다. 비원메디슨은 지난해 38억달러의 매출을 올렸으며 이 중 6.21억달러가 테빔브라가 일군 매출이다. 


비원메디슨은 테빔브라 외에도 미국에서 승인받은 2세대 브루톤 티로신 키나제(BTK) 억제제인 ‘브루킨사’(성분명 자누브루티닙)을 보유하고 있다. 브루킨사는 중국에서 개발돼 미국에서 허가된 최초의 항암제 신약이다. 보다 넓은 환자에게 보다 낮은 가격으로 신약을 공급하는 게 이 회사의 ‘혁신’ 가치인 만큼 국내 환자들도 그 혜택을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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